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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중심 수학교육은 이제 그만

또다른공간-------/생활속의과학

by 자청비 2007. 5. 2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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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중심 수학교육은 이젠 그만 

 
“어제는 아이가 시매쓰에 다녀오는 날이었습니다. 도형을 배웠는지 다녀와서는 줄곧 보는 모양마다 저것은 사각형, 저것은 삼각형 하는 게 어찌나 귀여웠는지… 저녁에 아빠가 들어왔는데도 계속 삼각형, 사각형만 찾았답니다. 아빠에게 문제를 낸다고 쫓아 다니면서 도형에 대한 퀴즈를 내더라고요.… 아빠가 틀리면 너무나 좋아하고…그러다 변이 하나도 없는 도형이 뭐게? 이러는 겁니다. 원을 말하는 것 같은데… 하여튼 아이가 시매쓰에 다녀와서 많은 반응을 보이는 게 너무나 좋았습니다.”

 

얼마 전에 한 학부모께서 게시판에 올린 글이다. 이 글을 보고 수학학원 원장으로서 뿌듯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수학교육에 적지 않은 투자를 하는데도 불구하고 투자한 만큼 보람을 얻기는커녕 수학을 포기하는 연령층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한마디로 수학교육의 목적성은 없고 성적으로만 아이의 능력을 판단하는 우리의 교육현실에 그 원인이 있다고 본다. 수학공부를 통해 계발되는 지적능력-사고력, 창의력, 응용력 등-이 너무나 중요한데도 그 부산물에 불과한 성적에만 관심이 치중되다 보니 아이들에게 과도한 문제풀이의 짐을 지워 수학을 어렵고 지겨운 과목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수학에 흥미를 갖게 하고, 수학교육의 성과를 얻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 나름의 사견은 이렇다.

 

첫째, 아이들의 수학공부는 즐거워야 한다. 수학공부가 즐겁기 위해서는 주입식이거나 반복해서 문제를 푸는 문제풀이식이 되어서는 안된다.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단순히 일방적으로 듣고 아는 것이 아니라 수학이라는 대상을 놀잇감 삼아 친구들과 함께 조작도 해 보고 활동도 해 봄으로써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그 바탕 위에서 적용력과 응용력이 생기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아이들이 이렇게 수학을 배우면 수학에 흥미를 갖게 되어 수학공부를 즐겁게 생각할 것이다.

 

둘째, 학습자 중심의 수학교육이어야 한다. 교사중심의 일방적인 수업은 아이들의 학습의욕과 흥미를 빼앗아 버린다. 학습자가 수업주체가 되어 교구나 게임 등의 활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학습자 중심의 협동식 토론 학습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적극적인 학습태도를 갖게 한다. 아이들의 학습자세가 적극적으로 변하면 학업성취도 또한 비례하여 높아질 수밖에 없다.

 

셋째,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수학교육이어야 한다. 영재교육원 시험, 특목고 입시, 대입 수능 및 입사, 승진시험에 이르기까지 수학적 사고력이 더 중요한 관문이 되고 있다. 7차 교육과정의 교육목표도 ‘수학적 힘’을 기르는 데 있다. 21C 지식 정보화 사회 속에서 승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남다른 창의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창의력은 수학교육을 통해서 키울 수 있다. 따라서 우리 아이들의 수학교육은 단순한 연산의 반복이나 과도한 속진이 아니라, 아이들의 잠재된 사고력을 최대한 키울 수 있는 학습형태로 진행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미 그렇게 변화하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무한경쟁시대다. 부존자원이 빈약하고 인적자원밖에 없는 우리나라가 세계 속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수학교육이 매우 중요하다. 나는 오늘도 이 일에 일조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즐거운 수학교육, 사고의 차이를 만드는 수학교육을 위하여 선생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씨름하고 있다.

 

〈조규수|시매쓰 마포 대흥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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