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저녁 KBS2 1대100에서 최초의 우주여행객이 누구인가라는 문제가 나왔고 답이 '개'였습니다.
객(客)은 이름씨(명사)로는 찾아온 사람, 집을 떠나 여행길을 가는 사람을 뜻하고, 뒷가지(접미사)로는 "어떤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곧, 객은 사람에게만 씁니다. 따라서 최초의 우주 여행객은 개가 아니라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고, 우주선에 실려 지구 궤도에 발사되었던 세계 최초의 생물체는 Laika라는 이름의 개입니다.
어젯밤에 본 KBS2 상상플러스를 좀 들여다 볼게요. 뭔가를 자세히 풀 때 '즉,'이라고 하는데, 이는 '곧,'이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지금 시작됩니다'라고 하는데, 이는 '지금 시작합니다'가 맞습니다. 곧 내보낼 방송을 누구에서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KBS에서 방송을 내 보내는 것이므로, 시작됩니다가 아니라 시작합니다가 맞습니다.
계속됩니다도 마찬가집니다 4,800만 모든 국민이... 때까지 계속됩니다가 아니라 계속합니다가 맞습니다.
간발의 차이로 공이 빗나간 게 아니라, 아깝게 빗나간 겁니다. 간발(間髮, かんはつ[간바쯔])은 사이 간 자와 터럭 발 자를 써서 '터럭 하나 차이'라는 뜻으로, 아주 작은 차이를 뜻하는 일본어투 말입니다.
문제를 맞히고 나면 난나나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을 '세리머니'라고 했는데, 2002년에 문화관광부에서 '언론 외래어 순화를 위한 국어순화분과위원회'를 열어 '골 세리머니'를 '득점 뒤풀이'로 바꿨습니다. 문제의 답을 맞히고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추는 것은 '세리머니'가 아니라 '뒤풀이'입니다.
언론이 앞장서서 그런 낱말을 써 줘야 하는데, 어떻게 된 게 공영방송이 나서서 세리머니라는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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