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뉴스를 보니 "행정자치부가 '국기에 대한 맹세'의 문안을 바꾼다"라고 하네요. 여기저기 읽어보니 국가우선주의, 군국주의, 반민주적, 시대상 등 여러 이야기가 나오는군요. 바꾸고 말고는 뒤로하고 저는 다른 것이나 좀 볼게요. '국기에 대한 맹세'에서 꼭 맹세(盟誓)를 써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짐이라는 우리말이 있는데 왜 어려운 盟誓를 쓰죠? 또 어디서는 '맹세문'을 다듬는다고 하는데, '맹세문'보다는 '다짐글'이 더 낫지 않을까요?
행정자치부에서 '국기에 대한 맹세'를 바꾸면서 세 가지 보기를 제안했습니다. 이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고 나서, 국민이 그렇게 원해서 바꿨다고 할까 두렵습니다. 그러면서 맹세는 그냥 두겠죠. 국민들이 원해서….
우리말123
보태기)오늘 치 우리말 편지는 '맹세'라는 낱말을 '쓰자, 말자'의 문제를 짚고자 하는 게 아닙니다. 쉬운 우리말을 쓰자는 게 오늘 편지의 벼리입니다.
어젯밤 MBC에서 지피지기라는 방송을 내 보냈는데, 자막에 '민낯'이 나왔습니다. 참으로 잘하신 것입니다. 흔히, 화장을 하지 않은 얼굴을 '쌩얼'이라고 하는데, 이는 너무 경박하고 촌스러운 유행어입니다.
좋은 우리말에 '민낯'이 있습니다. "화장을 하지 않은 여자의 얼굴"이죠. 비슷한 낱말로 '민얼굴'이 있습니다. "꾸미지 않은 얼굴."이죠. '본얼굴'이라는 낱말도 있습니다. "화장을 하였거나 변모한 얼굴이 아닌 본디의 얼굴 모습"입니다. 이런 좋은 우리말을 두고 자극적인 '쌩얼'을 쓸 까닭이 없습니다.
가끔은 '맨얼굴'이라는 낱말도 씁니다. 그러나 이 또한 '민얼굴'이 맞습니다. '맨'이 다른 것이 없다는 뜻의 앞가지(접두사)라서 얼굴에 맨을 붙여 '맨얼굴'이라 하겠지만, 대한민국 국어사전에 맨몸, 맨주먹, 맨발, 맨땅은 있어도 맨얼굴은 없습니다. 오랜만에 방송에서 멋진 자막을 봐서 기분이 참 좋습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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