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서 올해 첫 노지 벼 수확"이라는 꼭지의 기사가 있네요. 여러분 '노지'가 뭔지 아세요?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 꼭 많은 낱말을 쓴다고 좋은 것은 아닙니다. 필요없는 말도 많고, 안 쓸수록 좋은 낱말도 많습니다.
노지(露地)는 이슬 로 자와 땅 지 자를 써서 "지붕 따위로 덮거나 가리지 않은 땅."을 말합니다. 곧, '밖'이고 '한데'죠. 따라서 '올해 첫 노지 벼 수확'은 '올해 첫 밖 벼 수확'이라는 뜻이 됩니다.
벼는 주로 밖에서 자라죠? 논이 방안에 있지는 않잖아요. 그렇다면 '밖'을 빼도 됩니다. 그냥 '올해 첫 벼 수확'이라고 하면 더 낫지 않나요? 물론 하우스에서 자라는 벼도 있기에 일부러 밖이라는 것을 강조한 걸 겁니다.
좀 더 나가보죠.
'수도'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지금도 농업관련 교과서에 많이 나옵니다. 水稻로 "논에 물을 대어 심는 벼."를 뜻합니다.
'육도'도 있습니다. 陸稻로 육지에서 키우는 "밭벼"입니다.
쉽고 좋은 우리말을 쓰면 좋은데 왜 굳이 어려운 한자 낱말을 쓰는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나서서 우리말을 사랑해야 온 누리 사람들이 우리말, 우리글을 높이 쳐다보게 됩니다.
한자건 한글이건 '노지', '호우', '화훼'라 써 놓으면 우리말을 죽습니다. 꼭 露地, 豪雨, 花卉라고 써야만 우리말이 죽는 것은 아닙니다. 한데, 큰비, 꽃이라 써야 우리말이 삽니다.
우리말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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