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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이다/썩히다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7. 8. 16.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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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재벌 회장님이 구속집행정지로 구치소에서 병원으로 옮기셨네요. 아들이 술집에서 맞았다고 그 술집을 쫓아가 '보복폭행'한 그 회장님입니다. 속썩이는 아들 때문에 회사 경영자의 능력을 썩히시네요.

오늘은 썩이다와 썩히다를 갈라볼게요.

'썩다'를 먼저 봐야 합니다.
1. 유기물이 부패균에 의하여 분해됨으로써 원래의 성질을 잃어 나쁜 냄새가 나고 형체가 뭉개지는 상태가 되다.
(예)고기가 썩다/나무가 썩다/썩은 생선에서 악취가 난다./음식이 썩지 않도록 냉장고에 넣어라./고향에서는 거름 썩는 냄새도 정겹다.
2. 사람 몸의 일부분이 균의 침입으로 기능을 잃고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다.
(예)사랑니가 썩다/살이 썩어 들어가다/상처가 썩어서 잘라 내는 수밖에 없다.
3. 쇠붙이 따위가 녹이 심하게 슬어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가 되다.
(예)빗물받이가 썩었다./철문이 썩어서 너덜너덜하다.
4. 물건이나 사람 또는 사람의 재능 따위가 쓰여야 할 곳에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내버려진 상태에 있다.
(예)그는 시골에서 썩기에는 아까운 인물이다./일거리가 없어서 값비싼 기계가 그냥 썩고 있다./아파트가 팔리지 않아서 몇 년째 썩고 있다.
5. 사회의 조직이나 기관, 또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생각 따위가 건전하지 못하고 부정이나 비리를 저지르는 상태가 되다.
(예)그런 썩어 빠진 정신 상태로 뭐가 되겠니?/공직자가 썩어서 뇌물 없이 되는 일이 없다./썩은 국가는 멸망하기 마련이다.
6. 사람의 얼굴이 윤기가 없이 검고 꺼칠한 상태가 되다.
(예)과로로 얼굴이 썩었다.
7. 흔할 정도로 많은 상태에 있다.
(예)돈이 썩어 나도 너한테는 안 빌려 준다./광에 쌀이 썩어 나는데도 자린고비라서 보리밥을 먹는다.
8. 걱정이나 근심 따위로 마음이 몹시 괴로운 상태가 되다.
(예)걱정이 되어서 속이 푹푹 썩는다./집 나간 아들 때문에 속이 무척 썩는다.
9.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어떤 곳에 얽매여 있다.
(예)보호실에서 이삼 일 썩다가 그냥 나왔다.

'썩히다'는 '썩다'의 사동사로
'음식을 썩혀 거름을 만들다'처럼 씁니다. 또, '그는 시골 구석에서 재능을 썩히고 있다, 기술자가 없어서 고가의 장비를 썩히고 있다'처럼 쓸 수 있습니다.
모두 썩어서 제대로 쓰지 못할 때 씁니다.(일부러 썩히는 홍어는 빼고...^^*)
부패하다와 관련이 있는 구체적인 뜻입니다.

'썩이다'도 '썩다'의 사동사이긴 한데, 8번 풀이의 사동사입니다.
곧, 마음이 괴로운 상태가 되는 것의 사동사이므로, '이제 부모 속 좀 작작 썩여라, 여태껏 부모 속을 썩이거나 말을 거역한 적이 없었다 / 망나니 아들로 속을 썩일 대로 썩이다가 화병을 얻어...'처럼 씁니다. 근심 걱정과 관련이 있는 추상적인 뜻입니다.

정리하면,
썩히다와 썩이다 모두 썩다의 사동사이지만,
썩히다는 부패하다는 구체적인 뜻이 있고,
썩이다는 근심 걱정과 관련 있는 추상적인 뜻입니다.

보기를 만들어보면,
'머리를 썩히며 놀고만 있는 아들이 부모 속을 썩인다' 정도 되겠네요.

우리말123

 

※위 성제훈 님은 썩히다의 예문으로 '홍어를 썩혀서 …'를 들었던데 제가 뺐습니다. 홍어는 썩히는 것이 아니라 '삭힌다'라고 하죠!

삭다

1.오래되어서 본바탕이 변해 썩은 것처럼 되다 예)노끈이 삭아 툭툭 끊어지다.

2.걸죽하던 것이 묽어지다 예)식혜가 삭았다.

3.먹은 음식이 소화되다 예)먹은 것이 삭지 않고 체했다.

4.긴장이나 화가 풀려 가라앉다 예)분노가 사그러들었다.

5.젓갈, 김치 따위가 익어 맛이 들다.

6.기침, 가래 등이 잠잠해지거나 가라앉다

[삭은 바자 구멍에 노란 개 주둥이]말참견 잘하는 사람의 비유.

 

'썩다'와 마찬가지로 '삭다'의 사동사로 '삭이다'와 '삭히다'가 있습니다.

삭이다 1.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다. 예)그 나이에 돌인들 못 삭이겠나.

          2. 분한 마음을 가라앉히다. 예)담배를 피워물고 분을 삭이다.

삭이다 (삭다의 사동이 아닌)

: 돈, 시간, 힘 따위를 써 버리다.

 

삭히다 : 삭게 하다

예)홍어를 부뚜막에 두어 삭히다/김치를 삭히다/멸치젓을 삭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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