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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아이언맨 80세 참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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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07. 8. 2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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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아이언맨` 출전한 80세 김홍규옹
신체 나이 30대 `나이야, 가라`
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에 참가한 철인들이 첫 관문인 3.8㎞ 수영을 하기 위해 중문해수욕장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이건 마약이야. 아편보다 더해."

26일 제주도에서 열린 SC제일은행 국제아이언맨 대회(총상금 20만 달러)에 참가한 김홍규(80) 옹은 철인3종 경기를 마약에 비유했다.

제주아이언맨 대회는 매년 한국에서 열리는 철인3종 국제대회로 수영 3.8㎞, 사이클 180㎞에 42.195㎞의 마라톤까지 완주하는 '아이언맨 코스' 대회다. 김옹은 2002년 속초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이번까지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다. 75세였던 2002년 대회 때 16시간21분 만에 코스를 완주해 17시간 이내 완주자에게만 주어지는 '철인(ironman)' 칭호를 받았고, 지금까지 116차례 각종 대회에 출전했다.

사이클을 타고 있는 김홍규 옹.

1m65cm.58㎏의 탄탄한 체격에 가는귀조차 먹지 않은 김옹은 지난해 생체연령을 측정해 봤다. 그 결과 골밀도는 30대, 심폐기능은 40대, 순발력은 50대로 나타났다. "철인3종 경기를 치르면 내 몸에 기운이 하나도 남지 않아. 하지만 쉬면서 먹고 나면 훨씬 강해진 몸을 느낄 수 있지."

80 노인이지만 청년 못지않은 체력을 바탕으로 아직도 서울 장안동에서 중고 자동차 매매업을 하고 있다. 젊었을 때 복싱 선수를 했던 김옹은 만능 스포츠맨이다. 환갑이 넘어서도 조기축구회에서 뛰다 "그 정도 체력이면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해 보라"는 주변의 권유에 따라 64세이던 1991년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했다.

문영용(48)씨는 철인3종 경기를 통해 위암을 이겨낸 사연을 갖고 있다. 문씨는 30대 초반이던 90년 뇌경색으로 쓰러졌다. 설상가상으로 위암까지 찾아왔다. 병원에서도 거의 포기한 상태에서 문씨는 수술 대신 '달리기'를 선택했다. 처음에는 10m를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다. 그러나 죽기 살기로 뛰었다. 차츰 몸이 가벼워지더니 정상을 되찾아 갔다. 수영과 사이클까지 섭렵하면서 2002년부터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3년, 위암이 완치됐다는 기적을 접했다. 문씨는 현재 10시간7분의 기록을 보유한 아마추어 최강자다.

1200여 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에선 섭씨 32도의 폭염 속에서 레이너드 티싱크(34.남아공)가 9시간8분5초로 우승했으며, 한국의 박병훈(36.대구시청) 선수가 9시간15분14초로 2위를 차지했다. <중앙일보>

 

 

 

[제주 국제아이언맨 대회] 시각 장애인 철인 3인은 위대했다

비장애인 도우미와 함께 한 아름다운 동행
↑ 철인들 사이에서도 빛난 장애인 릴레이팀. 왼쪽부터 마라톤 도우미 민병대 씨, 수영참가자 차두섭 씨, 마라톤 참가자 문명근 씨. 민 씨와 문 씨를 이어주는 연결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아름다운 동행의 상징이다.
하루에 3.8㎞를 헤엄치고 180.2㎞를 자전거로 달려 42.195㎞를 뛰는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경기) 참가자들은 그야 말로 철인이자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감동의 주인공이다. 이들의 질주를 옆에서 지켜보노라면 저절로 박수가 쳐진이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진정한 철인은 따로 있다. 불편한 몸에도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도전을 한 시각장애인들은 치열한 열전의 현장에서도 돋보이는 얼굴들이었다.
 
지난 26일 2007 SC제일은행 제주국제아이언맨대회가 열렸던 제주도 서귀포시, '프로/엘리트' '일반부' 등으로 분류된 1100여 명의 참가자 명단 중에 낯선 분야가 있으니 바로 릴레이 종목이다.

수영·사이클·마라톤 세 종목을 한 명 씩 이어서 경기를 하는 방식으로 세 종목을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는 사람들이 팀을 이뤄 참가한 것이다. 번외종목 성격인 릴레이 경기에는 4팀이 참가한 가운데 그 중 한 팀이 바로 시각장애인 팀이었다.
 
비장애인도 마치기 힘든 경기를 차두섭-염동춘-문명근 씨는 약 14시간의 사투 끝에 완주에 성공했다. 물론 릴레이 참가 4팀 중 가장 저조한 기록이었지만 모두가 승자였다.
 
수영을 맡은 팀의 리더 차두섭 씨(55)는 오전 7시 홀로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도우미가 함께 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흐릿한 형체와 색을 구별할 수 있는 장애 2등급으로 본능적으로 중문해수욕장 앞바다의 반환점을 향해 나아갔다.

어렵게 살아온 50평생 인생에서 수영은 그에게 해방을 주었다. 차 씨는 "물에 뛰어들면 잡념이 사라진다. 아무 생각 없이 나만의 세상 속으로 빠져들 수 있는 것이 수영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이어 열리는 사이클과 마라톤은 비장애인인 도우미와 함께 해야 한다. 2인용 자전거로 호흡을 맞추는 사이클, 그리고 도우미와 손목에 연결줄을 달고 뛰는 마라톤은 소외돼 있던 세상과의 소통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이들 참가자들에게 트라이애슬론은 세상으로 자신을 내보이는 무대이기도 했다.
 
4시간 45분만에 마라톤을 완주한 문명근 씨(37)는 "안마사로 지내다보니 답답하고 운동량도 부족해서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다. 뛰기 시작하면서부터 체중도 10㎏ 정도 줄었고 보다 적극적으로 살게 됐다"고 말했다.

풀코스 완주가 10번에 이르는 문 씨는 "30년 넘게 앞을 보지 못 하고 살았지만 40㎞가 넘는 거리를 뛰려다 보니 처음에는 겁도 나고 힘들었다. 주위에서 도와준 분들이 있어 가능했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문 씨와 아름다운 동행에 나섰던 도우미 민병대 씨(SC제일은행 중산 지점장)는 "장애인들을 만나보면 그동안 스스로 참 소외돼 있었다는 말을 많이 한다. 그들이 세상으로 나오게 돼 보람이 크지만 나 스스로 그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많다"며 감사를 전했다.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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