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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한국사회 풍자한 신조어 1330개

한글사랑---------/우리말바루기

by 자청비 2007. 10. 8.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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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한국사회 풍자한 신조어 1330개

… 악플러·이태백·된장녀 등


[쿠키 톡톡] ‘악플러, 떡밥글, 낚시글, 된장녀, 개똥녀, 완소남, 쩍벌남, 펌, 폰카, 갈비, 자출, 프리 허그, 이태백, 오륙도, 국회스럽다, 검사스럽다….’

 

국립국어원이 8일 발간한 책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에 실린 단어들이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우리 사회에서 새로 만들어져 인터넷 공간이나 실생활에서 유행처럼 쓰인 표현 1330여개가 담겼다. 국립국어원 측은 “신조어는 사회상을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에 신조어를 보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요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낚시, 악플, 된장녀, 펌’ 등 인터넷 신조어

 

지난 5년간의 대표적인 인터넷 신조어로는 ‘떡밥글, 낚시글, 악플러, 된장녀, 펌’ 등이 꼽혔다. 낚시글은 게시물 제목과 본 내용이 판이하게 다르거나,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려 네티즌들을 현혹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런 네티즌들을 미끼에 쉽게 낚이는 물고기에 비유한 셈이다. 떡밥글 역시 이런 떡밥을 덥석덥석 무는 네티즌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악플러는 ‘악성 리플’의 줄임말인 악플과 사람을 나타내는 영어식 접미사인 ‘러(-er)’를 혼합한 말이다. 유명인이나 특정 네티즌들을 근거없이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된장녀는 여성을 ‘X인지 된장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비하하는 말로 인터넷 상에서 자주 쓰인다. 외모와 학벌 등을 무기로 남자에게 의존해 명품 선물을 받고 고급 레스토랑과 커피 전문점이나 들락거린다는 비아냥이 담겨 있다. 펌은 ‘퍼온다’를 명사형태로 축약한 단어로 특정 게시물을 다른 사이트로 가져오는 행위를 말한다.

 

◇ 불경기·정치 풍자 용어 많아

 

불경기로 인해 청년 실업 문제가 장기화되고 구조조정 등의 고용불안이 커지면서 관련 신조어들도 많아졌다. ‘오륙도, 사오정, 삼팔선, 이태백, 오륙도’ 등이 대표적이다.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직장인들의 퇴출 나이대가 50대 오륙도에서 40대 사오정을 거쳐 30대 삼팔선까지 낮아졌는 뜻이다. 이태백은 ‘이십대 청년 태반이 놀고 먹는 백수’라고 꼬집는다.

 

‘검사스럽다, 국회스럽다, 건달정부’ 등 정치 상황을 빗댄 풍자성 신조어들도 있었다. 특히 검사스럽다는 2003년 3월9일 ‘노무현 대통령과 평검사와의 대화’가 낳은 최고의 유행어였다. 검사들은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을 대할 때도 특유의 무례함을 내세운다는 조롱이 담겼다.

 

또 2002년에는 ‘월드컵 증후군, 히딩크 스코어’ 등의 월드컵 관련 신조어도 만들어졌다. 새로 생겨난 직업(제사 도우미, 독서 치료사, 체형관리사)이나 문화 현상(프리 허그, 로또 복권, 명품계 등)을 지칭하는 말들도 있엇다.

 

◇ 기존단어 변형하고, 줄이고, 뒤틀고

 

신조어는 기존 단어들을 축소하거나 합성하는 방식으로 흔히 만들어진다. 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미혼여성을 뜻하는 ‘골드 미스(올드 미스)’, 애완견을 돌봐주는 사람인 ‘도그 시터(베이비 시터)’, 재테크 감각이 부족한 ‘돈맹(문맹)’ 등이 유추를 통해 만들어진 말들이다.

 

구를 줄여 만들어진 신조어에는 ‘갈비(갈수록 비호감)’, ‘즐감(즐거운 감상)’,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 등이 있다. 단어의 형태를 변형시켜 만든 말에는 ‘노래’와 ‘호텔’이 합쳐져 만들어진 ‘노래텔’, ‘레저’와 ‘바캉스’가 합쳐진 ‘레캉스’ 등이 있다. 사이버 상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지칭하는 ‘사이처’도 ‘사이버’와 ‘티처’가 합쳐 만들어졌다.

 

기존말의 상대어로 만들어진 신조어도 있다. ‘꽃미남’의 상대어인 ‘꽃미녀’, ‘맞벌이’는 ‘외벌이’, ‘웰빙’은 ‘일빙, 배드빙’으로 변형됐다.

 

◇ -족, -증후군, -남/-녀, -데이,-파라치 유행

 

기존 단어에 ‘-족’, ‘증후군’, ‘-남/-녀’ 등을 붙인 신조어 역시 많았다. 영어 접미사인 ‘이즘(-ism)’이나 이스트(-ist), 영어 단어 '데이(day)', 일본어 와리깡(わりかん)으로부터 나온 ‘깡’도 일정한 의미를 가진 우리말로 재탄생했다.

 

‘-족’은 ‘어떤 일을 즐겨 하거나, 또는 그 일을 특징으로 하는 사람들’을 뜻한다. ‘환승족’, ‘명품족’, ‘멀티잡스족’ 등의 관련 신조어 190개가 태어났다.

 

‘증후군’은 ‘어떤 자극에 대해 정상 범위를 지나친 반응’을 뜻한다. 기존에는 ‘새집 증후군’이나 ‘급성 호흡기 증후군’ 등 직접 병증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휴대 전화 중독 증후군’, ‘동창회 증후군’ 등 사회의 특정 현상을 병증에 빗댄 표현에 등장했다.

 

‘-남/-녀’는 각각 접두사가 뜻하는 특성을 가진 남성이나 여성을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된장녀, 개똥녀, 느끼남, 짝벌남’, ’ 등 특정인이나 특정 행동을 비하할 때 주로 쓰였다.

 

‘일정한 주제를 가진 주장’을 뜻하는 신조어는 영어 접미사 ‘-이즘(ism)’을 합쳐 만들었다. 한국인들이 스스로 우월하다고 믿는 생각을 비꼬는 ‘우리나라리즘’, 성(性)의 구별을 없애자는 주장인 ‘디젠더리즘’ 등이 대표적이다. 모든 성차별과 억압에 대항하는 여성을 이르는 ‘우머니스트’, 만사를 귀찮아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귀차니스트’에는 영어 접미사 ‘-이스트(ist)’가 쓰여 ‘어떤 주장을 기조로 행동하는 사람’을 뜻하게 됐다.

 

‘데이(day)’가 쓰인 신조어에는 ‘구구데이(9월9일, 닭고기 소비 촉진을 위해 농림부가 제정한 말)’, ‘천사데이(10월4일,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해주는 날’, ‘육아데이(매월 6일, 어린 자녀를 가진 직장인들이 정시에 퇴근하는 날)’ 등이 있다.

 

‘유명인의 사생활을 사진으로 찍어 돈을 받고 언론에 공개하는 사람’이라는 뜻인 이탈리아어 ‘파파라치(paparazzi)’로부터 나온 ‘-파라치’는 ‘불법 행위를 신고하여 보상금을 타내는 일이나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탈바꿈했다. 담배꽁초를 길에 버리는 장면을 몰래 촬영해 신고하는 ‘담파라치’, 성인 게임방의 불법 행위를 신고하는 ‘겜파라치’ 등 39개의 신조어가 나타났다.

 

‘추렴하다’라는 뜻의 일본어 ‘와리깡’의 ‘-깡’도 우리말과 합쳐져 ‘현물 거래 없이 불법적으로 이루어지는 카드 결제 처리’를 뜻하는 말로 변형됐다. ‘쌀깡’, ‘골드깡’, ‘게임머니깡’ 등이 그 예다.

 

◇ ‘표준어 자격 없는 신조어’ 국어대사전에 실릴 가능성은?

 

이 신조어들이 국어대사전에 실릴 가능성은 아직 낮다는 게 국립국어원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신조어들이 사회상을 반영하며 널리 쓰이긴 하지만 비어 속어 은어적 특성이 많기 때문에 표준어 자격을 얻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외래어인 네티즌을 뜻하는 우리말 ‘누리꾼’도 현재 표준국어대사전에 포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신조어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리려면 ▲우리말 조어법에 맞아야하고 ▲외래어가 아닌 고유어로 구성돼야 하며 ▲ 여러 세대에 걸쳐 수년 간 사회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정착돼야 한다는게 국립국어원 측의 설명이었다. 이번에 나온 신조어집 역시 지난 5년간 국립국어원이 매년 발간해오던 신조어 보고서를 책 형태로 한데 모은 것이지 표준어를 소개하는 국어사전 형식은 아니다.

 

국립국어원 한 관계자는 “원론적으로 국어심의회를 통해 표준어 지휘를 줄만한 가치가 있는 신조어가 내년 국어대사전 개정·보완때 실릴 수도 있다”면서도 “현재로서는 그 가능성에 대한 언급이 적철지 못하다”고 밝혔다.

 

 

사전에 못들어간 신조어들

…'국회스럽다''취집''대학오학년'

<한국일보>

 

 

‘국회스럽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 ‘놈현스럽다’(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 ‘자출’(자전거출근) ‘완소남’(완전 소중한 남자)….

국립국어원이 2002~2006년 5년간 벌인 신조어조사사업의 성과를 사전형식으로 정리, 8일 출간한 ‘사전에도 없는 신조어’에 등재된 단어들이다.

이 책에 오른 3,500여개의 단어 중 눈에 띄는 것은 불안한 고용상황을 풍자한 신조어들이다. ‘취집’(취직 대신 시집), ‘대학오학년’(일년 더 대학에 다니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 등이 대표적이다.

인터넷 발달을 반영한 신조어로는 ‘낚시글’(인터넷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 사실과 다르거나 엉뚱한 내용을 자극적인 제목으로 올린 글) ‘폰티즌’(항의전화를 자주하는 사람, 또는 무리) 등이 올랐다. 새로운 세태를 반영한 말로는 ‘골드 미스’(경제력을 갖춘 30대 이상의 미혼여성), ‘컴친세대’(컴퓨터와 친한 세대) 등이 눈길을 끈다.

신조어를 만드는 방식으로는 ‘∼족’, ‘증후군’, ‘∼남/∼녀’, ‘~이스트’ 등을 붙이는 방식이 있는데 ‘된장녀’ ‘귀차니스트’ ‘폰파라치’ 등이 해당된다. ‘즐감’(즐거운 감상) 이나 ‘천고여비’(가을에 여성들의 살이 많이 찜) 등은 기존 단어를 줄이거나 변형시킨 신조어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책에 실린 신조어들이 생명력을 얻을지, 혹은 금방 사라질 유행어로 그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인터넷 통신언어, 표준어 격상되나
 
<연합뉴스> 그동안 출처 불명의 `외계어'로 푸대접을 받아오던 인터넷 통신언어 가운데 일부가 내년 새로 발간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릴 전망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관련 기관 등에 따르면 국립국어원이 금주중으로 인터넷 통신언어 등이 실린 신조어 목록집 `사전에 없는말, 신조어'를 발간하고 이 가운데 일부 통신언어는 심의를 거쳐 9년만에 새로 발간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보완판에 실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급속히 확산, 사실상 네티즌 언어로 있는 굳어진 통신언어의 실체와 순기능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향후 표준어 채택 여부가 주목된다.
 
국립국어원은 2000년부터 최근까지 신문, 방송 등이 사용한 3만5천개의 새로운 단어가 이번주 발간되는 신조어 목록집에 실릴 예정이며, 이 중에는 `낚시글', `악플러', `퍼간다', `캡처꾼', `된장녀', `완소남', `훈남', `딸친아(딸 친구의 아빠)' 등 최신 인터넷 유행어가 다수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국립국어원은 특히 "내년 상반기 인터넷 통신언어를 포함한 신어의 사용현황 조사를 펼친 뒤 심의를 통해 같은 해 10월에 펴낼 새 표준국어대사전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정희창 국립국어원 연구관은 "인터넷 신조어 가운데 우리말 조어법에 맞고 외래어가 아닌 고유어로 구성되는 등의 기본 요건뿐 만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 수년 간 사회에서 통용되는 단어로 정착됐다고 판단되면 새 표준국어사전에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
 
이와 관련해 현재 표준어 요건 충족에 가장 근접한 단어는 `누리꾼'. 세계를 뜻하는 '누리'에 사람을 나타내는 '꾼'으로 구성된 `누리꾼'은 `컴퓨터 통신에 참여하는 사람'의 뜻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이 2004년 9월 네티즌의 우리말 대체어로 선정하면서 널리 통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리꾼'과 달리 `악플러(악성댓글을 일삼는 누리꾼)', `조낸(몹시, 정말)' 등 인터넷 신조어 대다수가 외래어로 구성되거나 신조어 목록집에도 실리지 않은 욕설로 구성돼 있을 뿐만 아니라 유행어 성격이 짙어 규범사전의 성격을 지닌 표준국어대사전에 최종적으로 게재될 수 있는 통신용어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어학계에서는 한글파괴 등 기존에 부각됐던 통신언어의 부정적인 면 외에 어휘 다양화 등 순기능에도 점차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창의성 있는 구어적 표현이나 의태어 등 생생한 표현 등 기존 표준어로 대체될 수 없는 새로운 어휘들이 통신언어를 통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희원 국립국어원 국어실태연구팀장은 "의태어인 `샤방샤방'이라는 통신용어의 경우 `반짝반짝 빛난다'는 의미로 기존의 `예쁘다'는 말과는 또 다른 참신한 표현으로 볼 수 있다"며 "`샤방샤방', `휘리릭(온라인 상에서 먼저 로그아웃하는 모습)' 등 의미의 공백을 메우면서 우리말 어휘를 풍요롭게 하는 신조어는 사람들의 동의를 얻어 널리 지속적으로 통용될 경우 훗날에 표준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초등학생 사이에 통용되는 `놀토갈토(격주제로 실시하는 초등학교 주5일 수업에 따라 노는 토요일과 등교하는 날을 구분하는 신조어)'처럼 새로운 사회현상에 따른 지시어 성격을 지니거나 또래 끼리의 친밀감을 형성하는 기능도 긍정적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편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 민현식 교수는 "상당수의 인터넷 통신언어는 단순 준말이 많을 뿐더러 통용기간이 짧아서 표준어로 채택되기 보다는 그야말로 유행어로 존재하다 사라져갈 가능성이 높다"며 신중한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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