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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에 가다(노르웨이5)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08. 8. 15.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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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색매직동굴(White Magic Caves)


산악열차를 타기 위해 구드방겐에서 다시 플럼으로 이동하면서 인근 백색매직동굴과 스탈하임을 경유했다. 백색매직동굴은 한때 관광코스에서 빼놓지 않는 곳이었으나 요즘은 원하는 관광객만 사전 예약해 받고 있다고 한다. 피요르드를 감상하고 난 뒤라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때문일까.

 

 

 

 

원래 채석장이었으나 채석장이 문닫은 뒤 그 어둠의 공간을 활용해 이벤트를 즐기는 노르웨이 사람들이 빛의 조명을 이용해 색다른 체험코너를 만들어냈다. 20~30분 정도 소요되는 동굴 체험은 입구에서 두터운 점퍼를 빌려 입고 어둠속에서 각양각색의 조명이 동굴 벽에 비춰져 나타나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느끼며 카펫이 깔린 길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공간에서 촛불을 붙여 물위에 띄우며 소망을 기원한 뒤 옆 테이블에서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는 것으로 끝났다. 끝나고 동굴밖을 나오니 다소 싱겁다는 느낌도 들었다.


스탈하임 (Stalheim 마굿간 언덕)
스탈하임은 ‘마굿간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이 길은 옛날에 베르겐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었다. 노르웨이가 덴마크의 지배를 받을 때 덴마크에 바칠 각종 공물을 이 길을 통해 운반했다. 그런데 길이 워낙 험해 마차를 끄는 말들이 이 언덕마루에 다다르면 말발굽이 모두 닳아 새로 해넣어야 했다. 그래서 언덕마루에 마굿간과 숙소가 있었다. 지금 그 자리에는 마굿간은 없어졌으나 스탈하임호텔이 위치해 있다.


언덕길에서 바라본 절경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사진을 찍을 수 없는 것이 안타까웠다. 언덕길은 대형버스 한 대가 간신히 다닐 수 있는 매우 좁았다. 중형이었던 우리 버스는 뒤로 돌아 스탈하임호텔에서 언덕 밑으로 내려가는 코스를 택했다. 버스 앞좌석에 내려다보는 정면은 아찔했다. 아차하는 순간 천길만길 낭떠러지로 떨어질 수 있다. 강원도 대관령 고개는 정말 비교가 안 될 정도다.


하지만 주위로 보이는 경치는 깎아지른 거대한 절벽과 원시림의 대자연은 더 이상 말이 필요없었다. 그저 느끼기만 하면 됐다. 옛날 이 언덕 길 일대는 '시블레'라는 대지주의 소유였다고 한다. 그래서 언덕길 좌우에 대형 폭포가 있는데 내려갈 때 오른쪽 폭포가 스탈하임 폭포이고, 왼쪽 폭포가 시블레 폭포라고 했다.

 

산악열차(플럼~미르달)
플럼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고 산악열차(Flamsbana)에 올라탔다. 플럼에서 해발 866m인 미르달까지 이어지는 이 열차노선은 총 길이 약 20㎞의 급경사를 1시간에 걸쳐 오르게 되는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절경들이 이어진다.

 

 

이 산악철도는 1923년부터 시작해 20여년만인 1944년 비로소 완공됐다. 1년에 약 1㎞를 가설한 셈이다. 1시간의 여정동안 총 6㎞에 이르는 20개의 터널을 지나게 된다. 이 터널중 18개는 수작업으로 뚫었는데 철도 노동자들이 1m를 뚫는데 한달씩 중노동을 햇다고 한다. 눈 사태 위험이 있는 지역을 피하기 위해 플럼노선은 강과 계곡 기슭을 세 번이나 교차한다. 또 강에 교량을 건설하는 대신 철도 밑에 터널을 뚫어 강물을 그쪽으로 흐르도록 했다고 한다.

 

 

당초 이 산악철도는 관광용이 아니라 당시 수백명(현재 450명)에 지나지 않는 플럼 주민들이 교통수단을 좀 더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노선의 종착역인 미르달은 오슬로와 베르겐을 잇는 중앙선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노선의 개통으로 종전에는 지역주민들이 타지방 나들이를 위해서는 멀리 산을 돌아 나가야 하던 불편이 없어졌다.

 


 

하지만 이 철도만큼 정상궤도를 따라서 가파른 협곡을 운행하는 기차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이 산악철도는 피요르드와 함께 노르웨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 플럼철도는 일년내내 운행되는데 겨울철에는 하루 4회, 여름철에는 하루 9~10회 운행된다.

 


▶저 터널 안으로 산악열차가 지나간다

 

산악열차를 타고 6개의 역을 지나 바클리터널을 빠져나오면 웅장한 폭포앞에 열차가 멈춘다. 바로 쿄스폭포다. 해발 669m 지점에 있는 이 쿄스폭포 앞에 서면 굉음을 내며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와 물보라에 마음 속 찌든 때까지 깨끗하게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다. 바로 그 때 음악이 나오고 어디선가 요정이 나타나 춤을 춘다. 노르웨이에서는 물에 사는 요정을 트롤이라고 부르고 이에 대한 많은 전설이 전해지는데 관광객들에게 전설의 주인공인 트롤의 춤을 선보여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는 셈이다.

 

 

 

 

미르달에 도착했다. 마침 중앙선 열차가 도착했다. 이 중앙선 열차에 가족끼리 하이킹 왔다가 자전거를 싣는 일가족을 볼 수 있었다. 아버지는 유모차가 달린 자전거였다. 열차에는 자전거를 싣기 위한 칸도 따로 마련돼 있는 듯 했다. 미르달에는 자전거 하이킹족이 많았다. 산악철도를 타고 오는 동안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이 곳 북유럽에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것은 자동차를 보는 것 만큼이나 쉬웠다. 그만큼 자전거가 생활화 돼 있다는 것이다. 부러웠다.

 

▶미르달 역 뒤로 만년설이 보인다.

 

▶일가족의 아버지가 유모차가 달린 자전거를 싣고 있다. 유모차안에 아기가 보인다.

 

▶위의 일가족이 타고 온 자전거다. 엄마와 아들 딸이 자전거를 열차 앞에 놓고 가자 승무원이 안으로 옮겨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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