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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의 재발견

또다른공간-------/지구를지키자

by 자청비 2008. 10. 3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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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르 총회> "논은 '놀랄 만한' 습지..주목대상"


 

<연합뉴스>

 

제10차 람사르 총회에서 '논 습지 결의안'이 상정되는 등 논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 동안 쌀 등 식량의 생산지로서만 간주되던 논을 생물 다양성의 보고(寶庫)로 세계인들이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 논, 생명이 숨쉬는 곳 = 논 습지는 벼가 재배되는 논과 용배수를 일컫는 것으로 최소 114개국의 논에서 벼가 경작되고 있으며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쌀을 주식으로 먹고 있다.


논은 조류와 어류, 파충류, 양서류, 절지동물, 연체동물, 미생물, 식물체 등 다양한 생물체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며 큰기러기와 청둥오리 등 철새가 잠시 여정의 피로를 푸는 중간지이기도 하다. 2007년 현재 우리나라의 논과 밭 등 농경지에는 조류 173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구릉지 153종, 산악 143종, 해안 116종, 인가(人家) 95종과 비교해 가장 많은 수치다. 또한 논은 환경보전, 농촌활력 유지, 농촌경관 보전과 문화계승 등의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농업과학기술원에 따르면 1㏊당 연간 논의 홍수조절 능력은 2천944t, 지하수 함양량은 4천143t,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21.9t, 산소 공급량은 15.9t, 나지(裸地)와 비교해 토양을 유실하지 않는 보전량은 110.8t이다. 이를 경제적 가치로 환원하면 홍수조절은 44조3천149억원, 지하수 함양은 1조7천694억원, 이산화탄소 흡수와 산소 공급 등 대기정화는 7조1천845억원, 토양보전은 1조5천69억원이다.


◇ 논, 면적 감소…질은 저하 = 그러나 사회ㆍ경제적 변화로 인해 논의 면적은 감소하고 질(質)은 떨어지고 있다. 농림부에 따르면 한국에서 논 습지는 1988년 135만8천㏊에서 2007년 107만㏊로 20년 동안 전체 면적의 21.2%인 28만8천㏊가 줄었다. 이는 해마다 논 1만4천400㏊가 사라지는 것으로 2013년이면 논 습지 면적이 처음으로 100만㏊ 미만이 될 전망이다.


논과 밭을 포함한 전체 농경지 면적의 감소율은 OECD 국가 가운데 4번째로 높은 수치다. 논 습지 면적이 줄어드는 가장 큰 이유로 논이 밭으로 전환되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 20년 동안 밭이 논으로 전환된 면적은 5천500㏊이나 논이 밭으로 전환된 면적이 1만2천600㏊에 이르러 총 7천100㏊가 밭으로 순전환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으로 대규모 택지개발(4천200㏊)과 도로 등 공공시설 건설(2천㏊) 등이 논 면적을 감소시키는 이유로 꼽혔다. 면적뿐 아니라 인구 증가로 인한 쌀 생산량의 증가 압력으로 농약과 화학비료가 과거에 비해 급격하게 사용돼 논 습지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환경운동가 물리아 누어하산(Mulia Nurhasan)은 29일 제10차 람사르 총회의 부대행사 인 '벼 기반 생태계의 생물 다양성 가치평가'에서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논과 강물이 오염돼 사람들의 영양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농촌정책 입안자들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 람사르, 논을 주목하다 = 람사르 총회에서 논 습지의 생태적 가치가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제8차 때부터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린 이 총회에서 '습지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농업정책이 필요하며 이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당사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승인됐다.


이어 2005년 제9차 우간다 캄팔라 총회에서 일본의 카부쿠리 늪과 근처 논이 세계 최초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돼 아시아 지역의 대표적 습지인 논이 세계인들에게 생태 복원의 현장으로 주목을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인천시 강화군 길상면 초지리 매화마름 군락지(3천15㎡)가 논 습지로 람사르 협약에 등록됐다. 제10차 경남 창원 총회에선 '논과 습지의 현명한 이용에 관한 결의안'을 의제로 논의하며 한ㆍ일 정부는 생물 다양성을 살리는 논 관리를 위해 각 정부의 실질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할 계획이다.


2008 람사르 총회를 위한 한국NGO네트워크의 논습지위원회도 이번 총회를 앞두고 논 습지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논 습지를 줄이는 정책의 포기 등을 골자로 하는 '논 습지 보전을 위해 정부 당국에 요청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iCOOP 생협연합회 논습지연구회 박인자 회장은 "사람이 아니라 땅과 물의 힘을 중시하는 전통농법으로 농사를 지어 다양한 생물이 함께 살 수 있도록 정부가 독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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