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집에서 저녁을 들면서 텔레비전을 봤는데, 여전히 제 눈을 피곤하게 만드네요.
6:56, KBS1, '우리 사는 세상'이라는 방송이었는데, 출연자는 포크레인이라고 했는데, 자막은 굴삭기라고 나왔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굴삭기를 굴착기로 다듬었습니다. 포크레인은 회사의 상표 이름에서 왔지만 지금은 이름씨로 쓰이고 있습니다. 국어사전에도 올라 있습니다.
곧이어 6:59, 같은 방송에서 '외가집'이라는 자막이 나왔습니다. 어머니의 친정은 '외갓집'이라 쓰고 [외:가찝]이나 [웨:갇찝]으로 읽습니다.
어제는 오후에 주전부리를 좀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00 씨가 과자를 사 와서 같이 나눠 먹었습니다. 오늘은 과자 이야기나 해 볼게요.
먼저 영어 낱말 하나 보죠. wafers라는 낱말이 있습니다. 뉴스에서 보면 가끔 전자회사 사람들이 하얀 옷을 입고 마스크 쓰고 금색의 둥그런 원판을 만지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그게 바로 웨이퍼입니다. 제가 알기에는 그 원판에 반도체 회로를 올리고 그걸 아주 잘게 잘라서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웨이퍼에는 "살짝 구운 얇은 과자"라는 뜻도 있습니다. 전자산업에서 반도체를 만들 때 마치 한 덩어리의 빵을 얇게 써는 것과 비슷해서 실리콘 원판을 그렇게 불렀는지도 모릅니다.
문제는 이 웨이퍼가 왜 웨하스가 되었냐는 겁니다. 이는 일본에서 wafers 를 ウェハ-ス[웨하즈]라 쓰기 때문입니다. wafers를 일본에서 웨하즈라 쓴 것을 우리는 웨하스로 받아서 쓰는 겁니다.
wafer(wafers)
명사 1. 웨이퍼(살짝 구운 얇은 과자)
예문. (as) thin as a wafer 아주 얇은
2. [가톨릭] 성체, 제병(祭餠) (성찬용의 빵)
3. 얄팍한 것; 봉함지(封緘紙); 봉함용 풀
4. [의학] 오블라토; [전자공학] 회로판 (집적 회로의 기판(基板)이 되는 실리콘 등의 박편(薄片))
타동사 1. 풀로 봉하다, 봉함용 풀을 바르다
2. (건초 등을) 얇은 판 모양으로 압축하다
3. [전자공학] (실리콘 막대 등을) 웨이퍼로 만들다
ウエハ―ス [wafers]
[명사] 웨이퍼스. 사이에 크림을 끼운 가볍고 바삭바삭한 양과자. =ウエファ―ス·ウエハ―.
'산도'라는 과자도 이런 경우입니다. 'sandwich'에서 앞부분인 'sand'만을 잘라 내 サンド라 쓰고 '산도'라 읽은 데서 온 겁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산도를 만드는 회사에서 과제 이름을 샌드로 바꾸려고 했으나 이름을 바꾸자마자 매출이 뚝 떨어져서 다시 산도로 쓴다고...
우리가 흔히 먹는 과자에도 이런 가슴 아픈 과거가 있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