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림살이

 

 

 

<살림살이〉
윤혜신 글, 김근희·이담 그림

 

‘시골 밥집 주인’ 지은이
우리 살림살이 128가지 소개

구어체·세밀화 곁들여
옛얘기 하듯 조상 지혜 전해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고? … 대체 뒤웅박이 뭐길래?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듯 한다’고? … 대체 방구리는 뭐야?

	» 뒤웅박 · 장독 · 맷돌(위부터)

 

 

 

급격한 근대화로 전통적 살림살이가 사라지면서 일상적으로 쓰였던 속담도 난해하게 됐다. 뒤웅박은 박을 타지 않고 꼭지 언저리에 손이 들어갈 만하게 구멍을 뚫어서 속을 파내어 말린 바가지다. 옛 어른들은 이 구멍 속에 곡식이나 씨앗을 담아 처마 밑에 매달아 두기도 하고, 성냥같이 손쉽게 쓰는 물건을 넣어 부엌에 걸어 두기도 했다.

 

부잣집에선 쌀같이 귀한 것을 담고, 가난한 집에선 여물 같은 것을 담아 두어, 그 안에 든 물건에 따라 뒤웅박의 가치도 달라진다는 데서 ‘뒤웅박 팔자’라는 표현이 나왔다고 한다.

 

집집마다 두세 개쯤 두고 흔히 쓰던 살림살이였던 방구리는 물을 길어 나르거나 음식을 담아 두던 작은 항아리다. 배가 부르고 양쪽에 손잡이가 달려 있으며 뚜껑은 있거나 없거나 했다. 방구리에 쌀이나 밀가루로 쑨 풀을 담아 두면 쥐가 풀을 먹으러 자꾸 방구리를 들락거리는 데서 ‘풀 방구리 쥐 드나들듯’이란 말도 나왔다.

보리출판사가 ‘겨레 전통 도감’ 시리즈의 첫편으로 펴낸 <살림살이>는 이렇듯 우리 살림살이 128가지를 하나하나씩 정성스런 세밀화로 그리고 그 쓰임새와 관련 이야기를 술술 풀어냈다.

 

글쓴이는 시골에서 직접 담근 장으로 만든 제철음식을 파는 밥집 주인인데, 아이들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는 구어체로 글을 썼다. 옛것과 소박한 일상을 그림으로 남기는 작업을 즐겨 하는 김근희씨가 사진보다 더 정밀하게 그림을 그렸다.

	» 여자 팔자 뒤웅박? 그런데 뒤웅박이 뭐예요?

누구나 다 아는 수저나 양푼, 찬합부터 귀에 선 푼주, 살강, 이남박까지 우리 살림살이를 4계절에 맞춰 분류했다. 봄에는 장 담그기, 화전놀이, 여름엔 농사짓기, 가을엔 곡식 거두고 차례 지내기, 겨울엔 김장하고 메주 빚기 등 절기별 우리 풍속도 풍경화를 통해 정교하게 복원해 냈다.

 

주발, 바리, 대접, 합, 접시, 종지, 막사발, 보시기 등 밥상에 오르는 그릇을 모두 모아 엮기도 하고, 술 빚을 때와 약 달일 때 썼던 살림살이를 모둠으로 모으기도 했다. 또 책 마지막 부분에는 만든 재료-나무, 풀, 흙-에 따라 살림살이를 분류해 놓기도 해 백과사전 구실도 톡톡히 하고 있다. 책으로 보는 ‘살림살이 박물관’이라 일러도 부족함이 없겠다.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는데 아이들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 없어서 기획하게 됐다”는 출판사 쪽은 올해 안으로 ‘전래놀이’ ‘우리 악기’ ‘농기구’ ‘탈놀음’ 등으로 시리즈를 이어갈 계획이다. 출판사 쪽 바람대로 어른과 아이가 함께 보며 조상의 지혜를 나누는 데 좋은 교재가 될 것 같다.<한겨레>

 

 

목차

봄 : (봄살림이야기) 장독 - 소쿠리 - 체 - 가마솥 - 표주박 - 빗자루 - 이남박 - 조리 - 수저 - 주걱 - 밥통 - 주전자 - 칼과 도마 - 양푼 - 푼주 - 냄비 - 단지 - 초병과 초 단지 - 기름병 - 기름틀 - 자라병 - 다래끼 - 광주리 - 동고리 - 도시락 - 찬합 - 보자기

여름 : (여름 살림이야기) 두레박- 바가지- 물동이- 방구리- 물두멍- 물지게- 살강- 찬탁- 그릇- 주발- 바리- 대접- 합- 접시- 종지- 막사발- 보시기- 신선로- 수세미- 밀판과 밀방망이- 국수틀- 국자- 곰박- 확과 확돌- 화덕- 불씨 항아리- 손풀무- 석쇠- 돗자리- 죽부인

가을 : (가을살림이야기) 멱둥구미- 바구니- 홉.되.말- 저울- 맷돌- 다식판- 약과 판- 상- 술 빚지- 누룩 틀- 누룩 고리- 술독- 용수- 소줏고리- 술통- 술춘- 술병- 뒤주- 채반- 망태기- 뒤웅박

겨울 : (겨울살림이야기) 젓갈-항아리- 옹배기- 자배기- 앵병- 절구- 메주 틀- 두부 틀- 시루- 떡판과 떡메- 함지박- 쟁반- 가위- 화로- 곰방대와 장죽- 등잔- 요강- 약 달이기- 약연- 약절구- 약탕기- 약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