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미안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번에 같이 시험 보신 분들이 모두 제 선배님이십니다.
그분들과 같이 겨룬 것 만으로도 저에게는 영광인데
제가 승진까지 하게 되었으니 그저 죄송하고 미안할 따름이죠.
우리말에 서머하다는 그림씨(형용사)가 있습니다.
"미안하여 볼 낯이 없다."는 뜻입니다.
이보다 더 미안할 때, 곧 매우 미안할 때는
'서머서머하다'고 하시면 됩니다.
'서먹하다'는 낯이 설거나 친하지 아니하여 어색한 것이고,
'서머하다'는 미안하여 볼 낯이 없는 겁니다.
제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서머서머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이 자리를 빌려 거듭 죄송하고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