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4일) 아침 7:06, MBC뉴스에서 앵커가 "고속도로가 많이 막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기사를 전하는 기자는 '고속도로가 밀렸다.'고 했습니다.
'막히다'와 '밀리다'는 다른 말입니다.
'막히다'는 '막다'의 피동형으로 "길이나 통로 따위가 통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통로가 막히면 나갈 수 없고, 하수구가 막히면 물이 빠지지 않죠.
고속도로가 막히면 그 길로 갈 수 없습니다. 다른 길로 돌아가야 합니다.
'밀리다'는 "처리하지 못한 일이나 물건이 쌓이다"는 뜻입니다.
방세가 두 달치나 밀렸고, 일요일에 밀린 빨래를 한꺼번에 해치우고, 대목이라 주문이 많이 밀릴 수 있죠.
고속도로에 차가 밀리면 늦지만 갈 수는 있습니다.
2.
어젯밤 천추태후에서 숭덕공주(채시라 연기)가
"음전한 척 하더니 발톱을 감춘 맹수였구나."라는 말을 했습니다.
'음전'은 "말이나 행동이 곱고 우아함. 또는 얌전하고 점잖음."을 뜻하는 이름씨 입니다.
멋진 우리말을 잘 써서 소개합니다. ^^*
우리 주위에는 이런 멋진 말이 참 많습니다.
3.
며칠 전에 보내드린 제가 아버지 친구 팔순 잔치에 다녀왔다는 편지를 보시고 한 분이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다셨습니다.
bom???@empal.com
(앞부분 지움)
내 초등학교 1학년때인가 "동무들아 오너라 달 따러가자..." 동요가 있었고.
우리 옛 시에 사군자를 가리키며 "내 벗 은 넷이라네..." 를 일찍이 보아 배웠는데 언제부터인가(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삼던때인가?) 친구로 바뀌어 그게 자연스럽게 들리지만 전 일부러 벗이나 동무를 쓰고 있답니다.
(뒷부분 지움)
친구라는 낱말도 좋지만
동무나 벗도 잊지 말자는 말씀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멋진 말을 일부러라도 쓸 일을 만들어서 써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야 잊지 않습니다.
저는 지난주 금요일 '동무'와 함께 양로원에 다녀왔습니다.
유리창도 깨끗하게 닦아 드리고,
고구마 순 심을 고랑도 내고, 더덕 순이 타고 올라가도록 지주도 설치해 드렸습니다.
함께 땀을 흘리는 '벗'이 저는 참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