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저녁에 고향 동생을 만나면서 그 친구 아버님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호기있게 전화를 드리긴 했는데,
막상 그분 목소리를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목이 메어 말이 안나오더군요.
어제 보내드린 편지에 소개한 낱말인 '메다'에는 여러 가지 뜻이 있습니다.
1. 뚫려 있거나 비어 있던 곳이 묻히거나 막히다.
2. 어떤 장소에 가득 차다.
3. 어떤 감정이 북받쳐 목소리가 잘 나지 않다.
는 뜻이 있습니다.
1, 2번 뜻으로 쓰일 때 메다의 시킴꼴(사동형)이 어제 편지에서 소개한 '메우다'이고,
3번 뜻으로 쓰일 때는 시킴꼴이 없습니다.
따라서,
'목을 메웠다'라고 쓰지 않고 '목이 메게 했다'로 써야 옳습니다.
오랜만에 들은 고향 어르신의 목소리가 제 목을 메게 하네요.
고맙습니다.
성제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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