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칠머리당영등굿 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처용무 등과 함께
우리나라 무형문화재 모두 8종목으로 늘어
우리나라에는 '세계무형문화유산' 종목이 또 늘었다. 유네스코(UNESCO)는 지난 9월 30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제4차 무형문화유산정부간위원회를 개최하고 대한민국 문화재청이 등재 신청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과 처용무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은 2001년에 세계무형문화유산에 오른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그리고 2003년 판소리, 2005년 강릉단오제와 함께 8종목의 세계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제주 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시 건입동의 본향당(本鄕堂)인 칠머리당에서 하는 굿이다. 예전 건입동의 해안가 마을은 제주도의 한 어촌으로 주민들은 물고기와 조개를 잡거나 해녀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며 마을 수호신인 도원수감찰지방관(都元帥監察地方官)과 요왕해신부인(龍王海神夫人) 두 부부에게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비는 굿을 했다. 부부 수호신과 함께 영등신을 맞이하여 소중히 위하는 굿을 했는데, 영등신은 외눈백이섬 또는 강남천자국에서 2월 1일에 제주도에 들어와서 어부와 해녀들에게 풍요를 주고 2월 15일에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내방신(來訪神)이다.
당굿은 칠머리당에서 음력 2월 1일에 영등환영제와 2월 14일에 영등송별제로 한다. 주민들은 영등신이 환영제보다 성대한 송별제를 받고 이튿날인 15일에 구좌읍 우도(牛島)에서 다시 송별제를 받은 뒤 떠난다고 믿는다. 따라서 환영제 때는 배의 주인이나 신앙심이 깊은 이들만 모여서 간소하게 굿을 하고, 송별제는 어업관계자와 해녀, 그밖의 신앙민들이 많이 모인 가운데 하루종일 큰굿으로 치른다.
굿날이 되면 건입동 주민 뿐 아니라 제주시내의 어부와 해녀들도 참가한다. 그리고 각 가정에서 제사에 쓰일 음식을 차려서 당으로 가져온다. 매인심방이 징과 북, 설쇠 등의 악기 장단에 맞추어 노래와 춤으로 굿을 진행한다. 굿의 순서는 모든 신을 불러 굿에 참가한 집안의 행운을 비는 초감제, 본향당신인 도원수감찰지방관과 요왕해신부인을 불러 마을의 평안을 비는 본향듦, 용왕신과 영등신이 오시는 길을 닦아 맞이하고 어부와 해녀의 안전을 비는 요왕맞이, 마을전체의 액을 막는 도액막음, 해녀가 바다에서 잡은 것들의 씨를 다시 바다에 뿌리는 씨드림, 영등신을 배에 태워 본국으로 보내는 배방송, 처음 불러들인 모든 신들을 돌려보내는 도진으로 끝이 난다.
제주 칠머리당영등굿은 영등신에 대한 제주도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겨져 있는 굿이며,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의 굿이라는 점에서 그 특이성과 학술적 가치가 있다.
제주는 '1만 8천 신들의 섬'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제주에는 무속신앙이 만연했다. 그러나 제주의 무속신앙은 조선시대 이형상 제주목사가 '당 오백 절 오백'을 불살라 없애던 시절부터 1970년대 새마을 운동(미신타파라는 이름으로 전통적으로 내려왔던 각종 민간신앙을 금지시켰다)이 전개될 때까지 끊임없이 배척의 대상이었다.
이후 사회분위기가 바뀌어 전통에 대한 보존분위기가 확산되면서 1980년 제주에서 대표적 민간신앙의 하나였던 제주칠머리당굿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됐고, 1986년 제주칠머리당굿보존회가 보유단체로 인정됐다. 이 당이 위치한 인근에 제주항과 사라봉 사이 바닷가 언덕위의 지명을 속칭 '칠머리'라고 해서 본향당을 칠머리당이라 불렀다. 중요무형문화재 지정 당시에는 안사인씨가 심방이었으나, 1990년 안 심방이 별세하자 전수자였던 김윤수씨가 1995년 심방으로 인정받아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2006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칠머리당영등굿은 초감제, 본향듦, 요왕맞이, 씨드림, 마을도액막음, 영감놀이 순으로 진행된다. 영등신을 배에 태워 본국으로 보내는 제차인 배방선에 앞서 연출하는 영감놀이는 예전부터 있었던 게 아니라 근래에 덧붙여졌다고 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의 세계무형유산 등재는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해녀와 어부들에 의해 질긴 숨을 이어온 제주굿에 다시 눈길을 돌리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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