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2월 4일)은 봄이 오고, 새해가 시작되는 입춘(立春)입니다. 이 입춘날 우리 겨레에겐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이란 세시풍속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일을 꼭 해야 한 해 동안 액(厄)을 면한다고 믿은 것입니다. 예를 들면 밤중에 몰래 냇물에 징검다리를 놓거나, 거친 길을 곱게 다듬거나, 다리 밑 거지 움막 앞에 밥 한 솥 지어 갖다 놓는 것들을 말합니다.
“입춘날 절기 좋은 철에/ 헐벗은 이 옷을 주어 구난공덕(救難功德) 하였는가 / 깊은 물에 다리 놓아 월천공덕(越川功德) 하였는가 / 병든 사람 약을 주어 활인공덕(活人功德) 하였는가” 상여 나갈 때 상여머리에서 부르는 상엿소리입니다. 우리 겨레는 입춘날 적선공덕행(積善功德行)을 했는지에 대해 죽은 뒤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는다는 생각마저 하는 아름다운 풍속이 있었지만 이제 모두 잊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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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34. 고추를 널어 말리고, 윷놀이를 하던 멍석이야기
(2005/09/06)
지금은 전통한식점, 전통찻집 등에서나 구경할 수 있는 멍석은 우리 겨레에게 친근한 민속품이었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널어 햇볕에 말리기 위해 짚으로 엮은 큰 자리였는데 월여농가(月餘農歌)에는 관도점이라고 했으며 덕석, 덕서기, 턱성, 터서기 등으로 불렀습니다. 멍석은 보통 3m × 1.8m 정도의 직사각형이지만 둥근 모양도 더러 있었고, 특히 맷돌질할 때 바닥에 깔아 쓰는 맷방석이라는 둥글고 작은 것도 있습니다.
멍석은 곡식을 널어 말리는 것 외에 잔치나 상을 당했을 때, 굿판 등 큰 행사 때는 마당에 깔아 놓고, 많은 사람이 앉았으며, 명절에는 멍석에 윷판을 그려 놓고, 윷가락을 던지며 윷놀이를 즐겼습니다. ‘멍석말이’라는 멍석의 특별한 쓰임새는 민간에서 사적으로 주는 벌입니다. 특히 간통따위를 저지른 사람을 멍석 안에 넣고 둘둘 말아 볼기를 치는 형벌인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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