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의 세사풍속 중엔 ‘아홉차리’가 있는데 이날 각자 아홉 번씩 일을 되풀이하면 한 해 동안 복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액이 생긴다고 합니다. 글방에 다니는 아이는 천자문을 아홉 번 읽고, 나무꾼은 아홉 짐의 나무를 하며, 노인은 아홉 발의 새끼를 꼽니다. 계집아이는 나물 아홉 바구니를, 아낙들은 빨래 아홉 가지를, 실은 감더라도 아홉 꾸리를 감지요. 또 밥을 먹어도 아홉 번, 매를 맞아도 아홉 번을 맞았습니다. 아홉 번 한다는 뜻은 우리 겨레가 ‘9’라는 숫자를 가장 좋은 양수(陽數)로 보았기 때문이며, 부지런하고, 열심히 살라는 뜻입니다.
사람들은 이날 ‘입춘에는 크게 좋은 일이 있고, 새해에 경사스러운 일이 많기를
바란다.'라는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이란 춘련을 대문에
써붙이면서 봄을 맞습니다. ’얼레빗‘을 받으시는 분들께 누리편지 대문에 춘련을
붙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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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02. 고종의 황룡포와 청와대 (2005/11/13)
조선시대에 임금은 노란색 곤룡포(衮龍袍:임금이 입던 정복) 즉, 황룡포를 입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음향오행 사상에 따른 오방색과 중국에 대한 사대사상이 있어서입니다. 오행 철학에 따르면 동쪽은 파랑, 남쪽은 빨강, 서쪽은 흰색, 북쪽은 검정, 가운데는 노랑인데 이중 천지의 가운데인 중국만 노랑을 쓰고, 조선은 동쪽에 있으니 파랑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종은 처음으로 황룡포를 입고, 스스로 황제라 부르면서 건양(建陽),
광무(光武) 등의 독자적인 연호(年號:임금이 즉위한 해에 붙인 이름)를 쓰면서
독립국임을 선포합니다. 고종이 황룡포를 오래 입지는 못했지만 조선의 어느
임금보다도 자주정신이 강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런데 지금 청와대는 푸른 기와를
얹은 집이라 해서 청와대로 부르는데 그렇다면 스스로 중국의 변방 또는 속국임을
표시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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