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를 파는 음식점에 가면 ‘갈매기살’이란 것이 있습니다. 누구나 처음 들으면 돼지고기가 아니고 웬 갈매기 고기일까 하고 의아해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바다 위를 나르는 갈매기 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의 하나입니다. 돼지 몸속에는 사람처럼 횡경막이 있습니다. ‘횡격막’은 폐가 숨 쉬는 것을 돕는 막인데 우리말로는 뱃속을 가로로 막고 있다고 해서 ‘가로막’이라고 합니다.
이 ‘가로막’에 붙어 있는 살을 ‘갈매기살’이라고 하지요. 갈매기살은 원래 ‘가로막살’로 부르다가 가로마기살 → 가로매기살 → 갈매기살로 바뀌어왔다고 합니다. 사람들은 ‘가로막살’이 얇은 껍질로 덮여있는 근육질의 힘살이어서 질기기 때문에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누군가 ‘가로막살’의 껍질을 벗긴 뒤 팔기 시작했고, 그 담백한 맛과 싼값 때문에 좋아하게 된 것이 바로 ‘갈매기살’인 것입니다.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244.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야 했던 조선의 임금 (2005/02/28)
경복궁에 사정전(思政殿)이란 건물이 있습니다. 이곳은 임금의 집무실로 임금이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거처하며, 신하들과 나랏일을 논하던 곳입니다. ‘마음으로 읽는 궁궐이야기 (윤돌,이비락)’에는 “근정전(勤政殿)은 임금에게 부지런한 정치를 원하는 마음으로 지어졌다면, 사정전은 백성을 생각하고 또 생각하는 마음으로 정치하라는 뜻에서 지어졌다.”고 써있습니다.
조선의 임금은 해뜨기 전 웃어른에게 문안인사 하는 것부터 경연, 조회, 일상업무, 강연 등 쉴 새 없이 일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운동부족으로 등창, 피부병 따위에 시달려야 했으며, 빨리 죽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드라마나 소설 속의 팔자 좋은 임금은 그 본 모습이 아니며, 조선의 임금은 생각하고, 또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되었습니다. 절대권력을 쥐고 있던 임금도 그래야 했는데 지금의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