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임금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뒤 정인지, 안지, 권제 등에 명하여 훈민정음으로 지은 첫 작품 용비어천가를 펴냈습니다. 용비어천가의 펴냄은 훈민정음의 빠른 정착을 위한 것이 첫째 목적이었는데 그 구성을 보면 태조 이전의 조상인 목조 3장, 익조 9장, 도조 6장, 환조 2장이고, 태조가 80장, 태종이 21장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조선 2대 임금인 정종이 빠졌습니다. 그 까닭은 무엇일까요? 태종은 태조의 다섯째 아들인데 무력으로 임금이 되었고, 세종임금은 태종의 셋째아들입니다. 그래서 큰아들이 임금자리를 잇는다는 정통성에 문제가 생긴 것입니다. 그 까닭으로 세종임금은 건국의 정당성, 조선의 정체성 확보와 왕권의 확립을 위해 용비어천가를 지은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걸림돌로 생각된 정종을 일부러 뺏을 것이라고 역사학자 이희근 박사는 말합니다.
참고 : “한국사 그 끝나지 않는 의문” (이희근, 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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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71. 한국의 정취, 다듬이 소리 (2004/12/17)
가만히 눈감고 들어 봅니다. 멀리서 아득히 다듬이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렸을 적 우리는 어머니와 누나가 서로 마주보고 다듬이질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때 어릴 시절로 돌아가고만 싶습니다.
다듬이질은 옷감의 구김살을 펴고 부드럽게 하는 일입니다. 다듬이질을 하려면 우선 다듬잇돌을 밑에 받혀놓아야 하는데 다듬잇돌은 결이 단단하고 매끄러운 돌이나 박달나무로 만듭니다. 가운데는 약간 위로 올라와 곡선을 이루고, 양쪽 밑으로는 손을 넣어 들 수 있도록 홈을 팠습니다. 그 위에다 옷감을 놓고, 방방이로 두드리는데 이 매끈한 방망이는 역시 박달나무로 만들며, 보통 지름이 7~8센티미터가 됩니다.
이렇게 잘 다듬어진 옷감은 다림질한 것 이상으로 윤기가 나고, 구김이 펴지며, 풀기도 골고루 스며들게 됩니다. 이 다듬이 소리는 한국의 정취를 살리는 소리로 많은 사람들이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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