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전날 밤부터 집집이 1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의 복조리를 사는데, 한 해의 행복을 조리와 같이 일어 얻는다는 뜻에서 이 풍속이 생겼습니다. 사돈집 사이에는 부인들이 하녀를 서로 보내 새해 문안을 드리는데, 이 하녀를 '문안비'라 합니다.
벽 위에 닭과 호랑이의 그림을 붙여 액이 물러가기를 빌고, 설날 새벽에 거리에 나가 맨 처음 들려오는 소리로 1년간의 길흉을 점쳤는데, 이것은 '청참'입니다. 나무에 오행인 금, 목, 수, 화, 토를 새겨 장기쪽 같이 만들어 이것을 던져서 나온 것으로 새해의 신수를 점치는 것은 '오행점'이라 했습니다. 또 ‘원일소발’이란 것도 있는데 지난 한해 동안 빗질할 때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 상자 안에 넣어 둔 것을 설날 저녁에 문밖에서 태우는 풍습입니다. 머리카락을 태울 때 나는 냄새로 악귀나 나쁜 병을 물리친다는 믿음이지요.
▶ 오늘부터 한국화가 이무성 선생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를
빛내주시기로 했습니다. 오늘 이야기 "원일소발"처럼 적당한 이미지가 없을 때 그에 맞는
적절한 그리고 정감있는 그림을 그리는데 흔쾌히 허락해 주셨습니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가 이무성 선생 덕분에 더욱 알찬 내용으로
다가갈 것입니다. 머리숙여 고맙다는 말씀 드립니다.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43. 부잣집 맏며느리를 닮은 조선 백자의 대표, 달항아리 (2004/11/19)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도자기는 약간 일그러진 단순한 ‘달항아리’입니다. 달항아리는 원형에 가깝도록 만든 그릇 모양과 투명한 우유빛 유약이 마치 달을 연상시킨다 하여 붙은 이름입니다. 조선은 사치를 삼가고, 무엇이든 조촐하게 만들며, 검소하게 살아가는 것을 나라의 근본으로 생각한 성리학의 시대입니다. 달항아리는 바로 이 성리학의 정신이 낳은 모양새이기에 조선 백자의 대표로 꼽히는 것입니다.
달항아리는 커다란 왕사발을 두 개 만든 다음 이것을 잇대어 둥글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은 자국이 있고, 이로 인해 달항아리의 둥근 선은 완벽한 기하학적인 원이 아니라 둥그스름하면서 넉넉한 맛을 지니게 된 것입니다. 달항아리를 미술사학자 최순우
선생은 “부잣집 맏며느리를 보는 것처럼 넉넉함을 느낀다”고 말했고 이동주 선생은
“조선 사대부의 지성과 서민의 질박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다”고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