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머리털 그리고 피부 모두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이니 감히 상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효의 시초이다. 우리나라의 젊은 사내들이 귀를 뚫고 귀걸이를 달아 중국 사람에게 비웃음을 사니 부끄러운 일이다. 이후로는 오랑캐의 풍속을 일체 고치도록 안과 밖에 타일러라. 서울은 이달을 기한으로 하되 혹 따르지 않는 자는 헌부가 엄하게 벌을 주어라.” 선조실록 6권, 5년(1572년) 9월 28일자의 기록입니다.
젊은 사내들이 귀걸이 하는 풍조가 얼마나 심했으면 어명으로 금하도록 했을까요? 이것이 사내들의 대표적인 유행이었다면 아녀자들은 조선 초 저고리가 엉덩이를 덮을 만큼 길었다가 조선 말기로 가면서 극도로 작고 짧으면서 치마는 풍성한 스타일이 되었습니다. 또 소매가 너무 좁아 팔을 구부리면 솔기가 터지고, 길이가 너무 짧아 가슴을 가리기조차 힘든 것은 물론 혼자는 입을 수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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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545. 한복과 서양옷, 진동의 차이 (2005/12/26)
서양옷이나 한복이나 저고리를 보면 팔과 몸판이 붙는 곳을 진동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저고리의 어깨 선부터 겨드랑이까지의 폭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양옷의 진동과 한복의 진동은 다릅니다. 그래서 이 진동을 한복과 서양옷의 차이를 말할 때 씁니다.
서양옷은 몸쪽으로 약간 들어가게 곡선으로 팝니다. 그것은 입체재단의 방법으로 몸에 맞추는 옷으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몸을 드러내기 위한 서양옷의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하지만, 한복은 평면재단이라 하여 진동을 직선으로 합니다. 그러면 어깨와 가슴 사이가 넉넉하게 되어 주름이 잡힙니다. 그래서 몸을 편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또 몸을 감춰주는 한복의 특성이 잘 드러납니다. 그런데 요즘 일부 한복엔 주름을 없앤다 하여 서양옷처럼 몸쪽으로 판 진동을 보기도 합니다. 그건 한복의 특성을 없애버리는 일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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