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사람들의 여름나기에는 탁족, 모시옷, 이열치열 등 다양했으며, ‘죽부인’도 그 중의 하나였습니다. 죽부인은 대를 쪼개어 매끈하게 다듬어 얼기설기 엮어서 만든 침구의 하나입니다. 무더운 여름밤, 안고 자기에 알맞아서 죽부인이라고 했는데 죽부인을 가슴에 품고 자면 대나무의 차가운 감촉뿐만 아니라 솔솔 스며드는 시원한 바람에 저절로 깊은 잠에 들 수 있습니다. 품었을 때 찔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끈이나 못, 철사 따위를 전혀 쓰지 않고 만듭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유원의 글 '임하필기'에 보면 "무더운 여름 평상에서 죽부인을 두고 수족을 쉰다. 그 가볍고 시원함을 취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죽부인은 어머니에 준하는 대접을 받았기 때문에 아들이 아버지의 것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예의였으며,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는 관속에 합장하거나 불에 태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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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459. 뒷짐지고 하늘 바라보면 건강한 삶이 된다. (2005/12/26)
통계청이 발표한 2004년 사망원인을 보면 사망자의 5%가 당뇨로 인한 것임은 물론,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뇨로 인한 사망증가의 원인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현대인의 바쁜 생활습관이 당뇨병의 중요한 원인이다. 세끼 식사를 규칙적으로 할 수 없는데다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등 식사습관의 변화, 운동부족, 업무나 생활 속에서의 스트레스 증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산업화 이후 ‘빨리빨리병’이 도져 무엇이든 빨리해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느린 것은 따돌림받기 일쑤입니다. 그래서 나는 조선 선비들처럼 뒷짐지고 하늘을 보기를 권합니다. 바쁜 세상에 느긋하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잠시 틈을 내 자연을 바라보며, 세속에서 찌든 때를 씻어내고,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볼 것을 권하는 것입니다. 패스트푸드 대신 슬로우푸드가 돋보이는 느림의 미학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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