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종실록 6권, 1470년 6월 5일자 기록에는 “흉년에 가난한 사람을 구하는 채식으로는 소나무 껍질만한 것이 없는데, 소나무를 베는 것을 엄격하게 금하고 있다. 이제 그것을 각 지방에 알려 금하지 말도록 하라.”라고 지시를 내립니다. 그만큼 소나무는 껍질로 가난한 사람도 구제하는 귀중한 나무였습니다.
예전엔 우리 겨레는 소나무로 만든 집에서 태어나고, 태어난 아기를 위해 솔가지를 매단 금줄을 쳤으며, 소나무 장작불로 밥을 해 먹었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잠을 잤습니다. 가구를 만들고, 송편을 해 먹었으며, 솔잎주와 송화주, 송순주를 빚었지요. 송홧가루로 다식을 만들어 먹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茯笭)은 약제로 쓰이며, 송이버섯은 좋은 음식재료입니다. 그리고 죽을 때는 소나무로 짠 관에 묻혀 자연으로 돌아감으로써 마지막 순간까지도 소나무에게 신세를 졌습니다.

============================================================================
(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361. 한국전쟁 직후에 생겨난 부대찌개의 유래 (2005/06/25)
어떤 분이 외국인에게 부대찌개를 해줬더니 맜있다며 좋아했다고 합니다.그런가 하면 어떤 이는 부대찌개를 ‘최고의 퓨전음식’이라고 극찬합니다. 부대찌개를 좋아하고 먹을 수야 있겠지만 부대찌개의 유래를 안다면 외국인에게 자랑스럽게 내놓는다거나 극찬은 문제가 있습니다. 전쟁 직후 먹을 것이 턱없이 모자랐으며, 특히 고기를 거의 먹을 수 없었던 우리에겐 미군이 버린 햄과 소시지는 그야말로 소중한 음식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미군부대에서 나온 식품으로 만든 '부대찌개'가 생겨났으며, 미군부대 주변에서는 존슨탕(Johnson탕)으로 불린 적이 있었습니다.
전쟁직후야 정말 어려운 때여서 어쩔 수 없었겠지만 일부 가난한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그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식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점령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 미군이 내다버린 것으로 만든 사생아음식에 ‘최고’란 꾸밈말을 붙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