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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업 우리말교육대학원장이 펴낸 책 ≪말꽃타령≫을 보면 다양한 토박이말을 재미있게
풀어놓았습니다. 김수업 선생은 “나는 내 스스로를 살려서 세상 모두가 살아났으면 싶어서
토박이말을 사랑한다.”고 합니다. 흔히 한자말을 빼면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한자말은 거의 쓰지 않은 채 글을 썼지요. 특히 우리 몸 각 부분의 이름을 자세하게
알려줍니다.
여기서 책에 나온 모양새에 따른 젓의 이름을 알아봅니다. “연적과 같이 몽실하면 ‘연적젖’,
백자 술병과 같이 길쭉하면 ‘병젖’, 쇠뿔 같이 젓부리가 뾰족하면 ‘쇠뿔젖’, 쇠불알처럼 축
늘어지면 ‘쇠불알젖’, 대접처럼 불룩하지만 처지지 않고 탄탄하면 ‘대접젖’, 젓꼭지가
안으로 오목하게 들어갔으면 ‘귀웅젖’이다.” 그런가 하면 젖과 관련된 것으로 ‘젖가슴’,
‘젖통’, ‘젖몸’, ‘젖무덤’, ‘젖부리’, ‘젖꽃판’, ‘옴’ 따위가 있다고 알려줍니다. 이렇게
토박이말은 재미있고, 정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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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80. 돗자리의 놓인 자수는 소나무가 아닌 잣나무였다 (2004/09/03)
거실의 앉아 있다가 무심코 돗자리에 놓인 자수를 보았습니다. 거기엔 소나무와 학
(송학도)이 그려져 있었는데 자수를 자세히 살펴보다가 이게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분명히 소나무라고 놓은 자수인데 5개의 잎이 한 묶음으로 된 것입니다.
소나무와 해송의 잎은 두 장이 한 묶음으로 납니다. 하지만 '코리아 파인(Korea pine)'
곧 한국소나무로 잘못 알려져 있는 잣나무는 다섯 장의 잎이 한 다발로 묶여 있습니다.
그래서 잣나무를 오엽송(五葉松)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또 리기다소나무와 백송은
세 장이 하나의 입자루에서 납니다.
자수를 놓은 분은 소나무를 그린다며 잣나무를 그려놓은 것이지요. 혹시 집에 있는
물건에 놓인 자수에 소나무가 오엽송으로 되어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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