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같은 여행자 앞에 나오는 기생은 예쁘고 내지인 취향에 맞는 잘 나가는 기생인데 반해, 조선인들 자리에는 보다 조선적인 기생이 있어서 나름의 식견이 있고, 자못 명기다운 품격을 갖춘 이가 나왔다. 어쩌다 합석하여 본 조선인만의 연회석에 있던 기생은 볼연지도 하지 않고, 눈썹도 그리지 않은 맨얼굴이 아름다우며 피부는 물처럼 차갑고 투명했다. 그 기생이 가야금을 치며 진지하게 부르는 남도의 노랫가락에서 진짜 조선을 느낀 것 같아 고개를 숙이고 노랫소리에 푹 빠져 들었다.”
1939년에 펴낸 잡지 <모던일본> 조선판의 “조선독본”이란 글에 있는 내용입니다. 무엇이 우리를, 우리의 품격을 드러내는지 일본인이 웅변적으로 말해주었습니다. 당시 진정한 기생은 일본인을 위한 술자리에 나가는 그런 화려한 기생이 아니라 조선의 품격을 가야금과 남도 노랫가락으로 보여준 조선의 여성이었습니다.
참고 : “모던일본과 조선 1939”, 윤소영 외, 어문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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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32. 보이차에 맹목적으로 열광하지 말아야 합니다 2006/07/07
어떤 사람들은 보이차를 마셔야 차의 경지에 제대로 들어가는 것처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보이차는 중국 윈난성에서 생산되는 중국의 명차인데 보이현에서 모아서 출하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이차는 제조과정에서 오래 묵히면 묵힐수록 비싼 차가 되며, 대체로 20년 이상이면 최고품으로 칩니다. 또 보이차는 가공한 다음 미생물에 의한 발효를 거치기 때문에 후발효차 (後醱酵茶)이지요.
문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보이차들이 비위생적으로 유통되기도 하며, 가짜가 많다는데 있습니다. 가짜라는 것은 오래 묵힌 차가 명차라는 점 때문에 제조날짜를 고치거나 원래의 제조방법인 건창발효가 아닌 습창발효 즉, 이른 시간에 물을 뿌려두고 가공하기에 흙냄새가 나며, 진드기가 있기도 하는 것입니다. 가짜인지도 모를 보이차에 열광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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