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009 기축년 소띠해가 밝았습니다. 소[丑]는 방향은 북북동, 시각은 오전 1시에서 3시, 달로는 음력 섣달(12월)을 가리키는 12지신(十二支神)입니다. 이렇게 본 것은 소의 발톱이 갈라져서 음(陰)을 상징하며, 성질이 유순하고 참을성이 많아서 씨앗이 땅속에서 싹터 봄을 기다리는 모양과 닮았다고 보았기 때문이지요.
또 예부터 우리 겨레는 소가 풍요를 가져다주는 부의 상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풍수지리설은 소의 형국에 묏자리를 쓰면 자손이 부자가 된다.”라고 했으며, 옛 사람들이 “꿈에 황소가 집으로 들어오면 부자가 된다.”라고 믿었지요. 그리고 한 식구라는 뜻으로 소를 생구(生口)라 불렀고 "소는 하품밖에 버릴 게 없다."라고 했답니다. 소가 우리 집안에 들어온 기축년은 모두에게 풍요로운 한 해가 되지 않을까요? 이제 소를 타고 고향을 오갔던 세종 때의 명재상 맹사성처럼 유유자적할 때가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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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182. 겨울철의 별식, 무밥 2004/12/28
무를 이용한 음식, ‘무밥’은 김장 뒤에 남은 무를 이용한 별식입니다. 솥에 물을 적게 부은 다음 무를 비교적 굵게 채 썰어서 쌀 위에 얹어놓고, 보통처럼 밥을 짓습니다. 밥이 다 되면 미리 준비해둔 양념간장을 끼얹어 비벼가면서 먹는데 양념장은 진간장에 파, 마늘, 깨, 참기름, 고춧가루를 넣어 만듭니다. 달래나 부추를 넣으면 더욱 좋겠지요. 이 별미음식은 곱돌솥에서 지어 솥 째 내어놓으면 더 좋습니다. 그 외에 무엿, 무떡, 무나물도 별미입니다. 무에는 당질과 무기물, 비타민C, 라이신 따위가 많이 들어있어서 좋습니다. 또 많이 들어있는 아밀라아제(amylase)는 당질의 소화를 돕습니다.
예전엔 ‘무우’가 표준말이었으며, 북한에선 지금도 ‘무우’가 문화어(북한의 표준말)입니다. 무슨 짓을 몰래 하다가 들켜서 몹시 무안해함을 말하는 ‘무 캐다 들킨 사람 같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