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 68권, 17년(1435년) 6월 15일 4번째 기사를 보면 예조에서 “이제부터 유모를 아름다운 이름을 써서 봉보부인(奉保夫人)이라 이름하고, 종2품으로 하소서.” 라고 청하고 세종이 이를 수락하는 구절이 나옵니다. 또 같은 세종실록 125권, 31년 (1449년) 7월 26일 3번째 기사에는 봉보부인 이씨의 장례 지내는 데 쓸 물건 등을 주도록 명했다는 내용도 있습니다. 이후 임금의 유모는 “봉보부인”이라 이름하였고, 나중에 예우를 높여 조선시대 법전인 대전회통에는 종1품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봉보부인은 임금의 탄신이나 자신의 생일 또는 나라에 기쁜 일이 있을 때마다 특별한 축하예물을 받았습니다. 심지어 포악한 임금이라고 알려진 연산군도 봉보부인만큼은 끔찍이 여겼다고 하지요. 하지만, 대부분 사대부가 아닌 일반 백성 출신이었던 봉보부인 중 일부는 사가에 청탁꾼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참고 : ≪조선의 왕세자 교육≫, 김문식·김정호, 김영사,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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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00. 소박하지만 우주의 이치를 담은 곳, 청의정 2006/06/03
창덕궁과 창경궁을 그린 그림인 동궐도(東闕圖)에는 후원 일대에 초가집이 여러 채 그려져 있지만 현재는 청의정만 남아 있습니다. 맑은 잔물결이 찰랑대는 곳이란 뜻의 청의정은 산기슭 가까이에 있는데 주위에는 논이 있어 임금들이 해마다 이곳에다 벼를 심어두고 그해 풍년인지 흉년인지를 가늠했습니다. 그리고 그 논에서 베어낸 볏짚으로 지붕을 얹었다고 하지요.
청의정 천장은 초가로 이은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정자 안쪽 가운데엔 연꽃 무늬의 둥근 단청이 있습니다. 이 연꽃무늬는 잠시 팔각 모양의 서까래를 뻗었다가 네모진 정자 형태를 이루게 됩니다. 곧 원형-팔각-네모로 이어지는 형태를 띠게 되는데 원형은 하늘, 팔각은 사람, 네모는 땅을 뜻하는 것으로 우주의 기본 원리인 삼재(三才)를 표현한다고 합니다. 연꽃 단청과 연두색 서까래가 아름답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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