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거리며 타는 목마름으로 / 허공에 눈길이 길어진다는 그대 가슴에 / 내 작은 가슴 열어 조금 고여 있는 물을 / 부어주었더니 / 그대 저 깊은 곳 어디에서 / 맑고 시원한 물을 콸콸콸 쏟아내며 달려오고 있으니 /갈바람 살짝 묻어나는 새벽길에서 그대를 마중하며 /오늘 살아있다는 시간이 더욱 소중해지고 있어"
조용순 시인의 “마중물”이란 시입니다. 우리는 어렸을 때 마당에 펌프가 있었던 집을 자주 보았습니다. “마중물”은 펌프질을 하기 전 한 바가지 정도를 펌프에 부어 저 아래서 물이 잘 올라오도록 했던 물을 이릅니다. 손님이 오면 주인이 마중을 나가 맞이하듯이 펌프질을 할 때 미리 다른 물을 부어주어 새물을 맞이하라는 뜻이 담겨 있지요. 우리네 삶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행복하게 살려면 마중물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손을 내미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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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04. 발등에 오줌 쌀만큼 바쁜 ‘망종’ 2006/06/07
오늘은 24절기의 아홉 번째인 망종(芒種)으로 벼, 보리 등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芒) 곡식의 종자(種)를 뿌려야 할 적당한 때라는 뜻입니다. 농사력에서는 보리베기와 모내기를 하는 때이지요. 그래서 속담에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오.", "보리는 망종 전에 베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남쪽에서는 '발등에 오줌싼다.'라고 할 만큼 1년 중 제일 바쁜 때입니다.
전남지방에서는 망종날을 '보리 그스름'이라 하는데 남아있는 풋보리를 베어 그슬려 먹으면 이듬해 보리농사가 잘되며 그 해 보리밥도 달게 먹을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망종날 풋보리 이삭을 뜯어 와서 손으로 비벼 보리알을 만든 뒤 솥에 볶아서 맷돌에 갈아 체로 쳐 그 보릿가루로 죽을 끓여 먹는 풍습이 있는데 이렇게 하면 여름에 보리밥을 먹어도 배탈이 나지 않는다는 믿음에서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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