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은 옛 선비들은 무더운 여름을 어떻게 났을까요? 종들처럼 훌렁훌렁 옷을 벗 어 버리지도 못하고 그저 물에 발만 담그는 탁족(濯足)을 주로 했습니다. 하지만, 우리 겨레는 이열치열을 좋아한 사람들이어서 선비들은 산행도 했다고 합니다. 조선의 성리학자이며 영남학파의 우두머리였고, 잘못에는 추상같은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남명 조식(曺植, 1501~ 1572)도 1558년 여름날 제자들과 함께 지리산 여행을 떠났지요.
그 내용은 《두류산(지리산)유람록》에 나오는데 그들은 칼국수, 단술, 생선회, 찹쌀떡, 기름떡 등의 음식과 구급약도 준비했습니다. 조식은 그저 산만 오르지 않고 지리산 곳곳의 유적들을 통해 역사 속 인물들을 생각했지요. 또 세금이 무거워 백성들이 고통을 받는 현실도 유람록에 썼습니다. 지리산 산행은 자신이 선비임을 다시 한 번 깨닫는 재충전의 계기가 되었던 것이지요. 조식은 기행문 끝에서 지리산을 11번이나 올랐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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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가운데서 골라 본 글)
745. 더위를 이기는 보양식, 임자수탕과 용봉탕 2006/07/20
한여름 삼복더위를 이기는 보양식에는 삼계탕, 보신탕, 육계장 외에도 임자수탕, 용봉탕도 있습니다. 임자수탕의 '임자(荏子)'는 참깨를 가리키는 말로 이 음식은 깨를 불려 소화가 잘 안 되는 껍질은 벗겨내고 볶아서 곱게 갈아 체에 밭친 뽀얀 깻국물에 영계를 푹 삶아 고운 국물을 섞어 차게 먹는 냉탕입니다.
깨는 좋은 단백질이 들어 있으며, 50% 이상을 차지하는 지방은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디에치에이(DHA)와 같은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고열량 식품이며 각종 무기질과 비타민함량이 높아 맛과 영양면에서 매우 훌륭한 음식입니다. 용봉탕의 '용봉(龍鳳)'은 상상의 동물인 용과 봉황을 말하는데, 실제는 용 대신 잉어나 자라를, 봉황 대신 닭을 씁니다. 주재료인 잉어와 닭은 각각 영양면에서 뛰어나고, 궁합이 매우 잘 맞는 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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