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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한복입은 남자'

또다른공간-------/잡동사니모음

by 자청비 2010. 1. 3.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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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스의 '한복입은 남자'…그는 과연 누구?

 

 

 

1월 3일 MBC '신비한TV 서프라이즈- 익스트림 코너'에서는 유럽 바로크시대의 거장인 페테르 루벤스 [Peter Paul Rubens, 1577~1640]가 그린 '한복 입은 남자'에 대해 다뤘다.

 

1983년 11월29일 영국 크리스티 경매장에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았던 그림 한 점이 공개됐다. 그것은 드로잉 경매 사상 최고가인 32만4000파운드(약 6억6000만원)에 팔려 나가 경매 최고가를 기록하며 유럽 미술계는 물론 한국 역사학계에까지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한복입은 남자'로 불리는 이 그림은 루벤스가 드로잉 한 것으로 1617년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이 그려진 400여 년 전 당시는 양국간의 교류가 없었기에 제작 배경에 대한 의문점이 제기되고 있다. 이 작품 중의 인물은 겉에는 철릭[天翼:조선시대 무관공복의 일종]을 입고 속에는 창옷을 입었는데, 이와 같은 복장은 조선 초기부터 병자호란 때까지 평상시에 남자가 입던 복장으로 알려져 있다.


제작진은 애초 균형 있게 표현된 남자 그림에는 제목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런 탓에 더욱 비밀을 품은 그림으로 화제의 대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7세기 화가들은 초상화를 그릴 때 그림 속 모델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인물을 상징하는 요소들을 더했고 이 묘령의 그림에는 범선 흔적이 있는 것을 근거로 그는 낯선 이방인일 것이며 그가 입고 있는 옷 역시 그 나라의 전통 의상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게티 미술관 큐레이터는 이 그림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 그림을 알아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 그림 속에는 한복 입은 남자가 숨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의 모델로(간단하게 그린 예비 작품)에는 터번을 두룬 아랍인이 그려져 있었고 루벤스가 갑자기 한복을 입은 남자를 그리게 된 이유에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성프란치스코 하비에르의 기적'이 선교사였던 하비에르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그린 작품이었고 각 나라의 이방인 그려 넣기 원해 한복 입은 남자를 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선을 최초로 유럽에 알리게 된 하멜 표류기편의 저자 하멜은 화가 루벤스가 살았던 시기와 다른 세대를 살았고 이로써 그 시대 루벤스는 한복을 입은 전형적인 조선인을 그릴 수 없었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갖게 됐다.
 

또 리암브로키 박사는 그림 속 남자는 "조선인도, 한복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루벤스가 니콜라스 트리가울트라는 중국 선교사를 드로잉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부산대 곽차섭 교수는 선교사들이 17세기 초 중국 의복 입을 가능성 희박하며 그림 속 남자가 입고 있는 한복은 철릭과 흡사한 옷이라고 설명했다. 철릭은 조선시대 사대부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널리 애용된 옷이다.


인류 문화학자인 토비아스 휴비네트는 17세기 이탈리아에는 알비마을에 코레아 성을 쓰는 사람들이 200명 정도 집단 거주했고 그 집성촌에 있던 조선 남자 그렸을 것이라고 전했다. 뿐만 아니라 곽창섭 교수는 한복 입은 남자는 안토니오 코레아라고 주장했다. 곽 교수는 최초 유럽 땅 밟은 한국인은 안토니오 코레아이며 프란체스코 까를레티가 쓴 책 '나의 세계일주기'에 따르면 안토니아 코레아는 임진왜란 당시 일본에 끌려가게 된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 남부 카탄차로 인근에 인구 1천 여 명 남짓의 '알비'라는 작은 마을에 코레아 성씨들로 이루어진 집성촌이 있는데, 임진왜란 때 포로가 되어 일본으로 끌려갔다가 이탈리아에 노예로 팔려 와 로마에서 정착한 '안토니오 코레아'의 후손들이라는 설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한복 입은 남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제작진은 "비밀의 단서는 그림 속에 서 있는 남자에게 있다"며 미스터리로 남은 '한복입은 남자'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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