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발생한 용산참사 철거민 희생자 5명에 대한 장례식이 참사발생 355일 만에 서울역 광장에서 범국민장으로 치러졌다. 최근 용산참사에 대한 보상합의가 이뤄지긴 했지만 이번 참사가 남긴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 발인식에 이어 낮 12시 15분 시민과 사회단체 회원, 정당과 각계 인사 등 4,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작된 장례식은 개식사와 약력, 조사, 조가, 진혼무,유가족 인사, 분향,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유족과 참석자들은 장례식을 마치고 용산참사 현장까지 약 3km 구간에 이르는 거리 행진을 한 뒤 참사 현장에서 노제를 지냈다. 거리 행진에 이은 노제로 서울역에서 용산 남일당까지의 일부 차로가 한동안 통제되기도 했다. 고인들은 고 전태일 열사가 묻힌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됐다. 경찰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서울역 광장에 전경 44개 중대 등 모두 67개 중대, 4,700여 명을 배치했지만 연행자나 폭력사태는 없었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용산참사 사건의 의미를 100명의 시민들에게 물었다. 이하는 <시사IN>에 게재된 내용을 전재했다.
어느 시인은 용산을 '억류당한 우리의 양심'이라 했다. 어느 보수 신문은 '무너진 법치'라 했다. 법치와 양심의 간격. 용산은 우리시대의 거울이다. 1월9일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들은 용산을 어떻게 정의하고 기억할까? 국회의원부터 중학생까지 용산참사 장례식에 참석한 시민 100명에게 '용산'의 의미를 물었다.
"용산은 '수질등급을 알려주는 서식물고기'다." 변지민(24·대학생)
용산참사는 겉으로 봐서는 쉽게 알 수 없는 한국의 인권 수준을 눈으로 확인해준 사건이었다. 한국의 인권 수준은 혼탁하고 더러운 4급수이다. 용산참사로 인해 돌아가신 분들은 이런 4급수에서는 결코 살 수 없었던 '물고기'들이었다.
"용산은 '21세기의 십자가'이다." 오재호(15·중3)
용산참사 이후 남일당 앞에서 있었던 미사에 꾸준히 참석했다. 서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었다. 함께 싸워 재개발 정책을 변화시켜야 한다. 이번에 희생되신 분들은 천주교적 의미에서 십자가를 지신 것 같다.
"용산은 '홍길동의 서러움'이다." 권근영 (21·대학생)
인천에서 왔다. 용산은 호부호형을 못하는 홍길동처럼 내 집을 내 집이라 못하는 서민들의 서러움이 담겨있다. 역경을 딛고 영웅이 된 홍길동처럼, 유가족들도 힘든 과정에서 희망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용산은 '서민대청소'다." 심상정(진보신당 전 의원)
용산은 공권력이 자본의 탐욕을 위해 서민 대청소를 한 것이다. 큰 이득을 내는 건설자본으로 인해 서민들이 희생당했고, 공권력이 건설자본을 도왔다. 용산 역세권을 포함해서 개발 사업에 개입하는 투기자본의 액수가 천문학적이다.
"용산은 '빵꾸똥꾸'이다." 이예슬(13)
아버지와 함께 왔다. 불쌍한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 때문에 죽은 사건으로 알고 있다.
"용산은 '패드립'이다." 서유석(23)
용산은 인터넷 신조어 '패드립'이다. '패륜드립'을 의미하는데, 국가가 국민을 섬겨야 하는데 정권이 국민을 대상으로 '패륜'을 저지른 것 아니냐.
"용산 참사는 '이명박식 민주주의'다." 김성근(45·서비스업)
사람이 죽었는데 지금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진상규명도 되지 않았다. 지금까지의 민주주의와는 다르다. 용산은 '이명박식 민주주의' 한 단면이다.
355일만에 풀린 '억류당한 우리의 양심.'
"용산은 '1월1일'이다." 차영주(40)
용산은 새로운 시작이다. 그래서 1월1일이다. 계속 억눌리고 있던 것들이 용산을 통해서 폭발했다. 2010년에도 분출은 계속될 것이다.
"용산은 '두개의 나라'다." 이기태(29·이주노동자의방송(MWTV)에서 상근 활동가)
'마지막 가는 길'만은 함께 하고 싶어 서울역 광장에 왔다. 서민이 아닌 자본의 대변인 노릇을 한 현 정권에 의해 용산참사가 벌어졌다. 용산이라는 공간에서 '그들만의 정부'라는 것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용산은 '서민지옥'이다." 진영희 (29)
힘 있는 자들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과 잘 아는 법을 이용해 약자를 억누르는데 용산 참사도 마찬가지다.
"용산은 '상처받은 나무'다." 임희영(19․고등학생)
나무가 마르고 시들면 물을 주고 영양분을 공급하여 되살릴 수 있다. 용산 철거민들도 나무와 같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입장을 이해하여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면 벼랑 끝에 몰린 그들의 삶도 되살아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그런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들을 죽이고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 용산이라는 나무는 상처를 입었다.
"용산은 민주주의가 무너진 곳이다." 이혜연(22·대학생)
용산에서 철거민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설득과 타협이라는 대신 폭력과 강압을 사용해 간편하게 해결하고자 했다. 결국 불타는 망루에서 철거민 다섯 분이 돌아가셨다. 민주주의도 망루와 함께 불타 무너졌다.
"용산은 미래의 과제다." 현소은(20·대학생)
용산참사 문제는 해결된 것이 아니다. 이 사태를 정부는 1년을 깔아뭉개다가 마치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결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그러니 제 2의 용산참사는 언제고 다시 발생할 것이다.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 것은 한국 사회에 주어진 미래의 과제다.
"용산은 '길'이다." 강은지(21․대학생)
용산참사는 참으로 슬프고 비참한 사건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같은 슬픔 속에만 멈춰 있어서는 안 된다. 용산참사는 무고한 목숨이 희생된 사건이다. 그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살아남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가 보다 민주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용산참사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줬다.
"용산은 '아픔'이다." 김건민(회사원)
정부가 재개발 정책에서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을 고려치 않고 오로지 개발이익만을 생각하여 그들에게 아픔을 주었다. 또 철거민들을 진압하는 과정에서도 무리수를 뒀고 그로 인해 철거민과 그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을 주었다.
"용산은 '거품'이다." 김만수(학원 운영)
용산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재개발 정책을 추진했는데 그 과정에서 서민들에게는 희생만 강요했다. 사람들은 꿈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고 있었는데, 그 꿈을 짓밟았다. 결국 정부가 말하는 살기 좋은 용산이란 위장된 거품에 불과한 것이다.
"용산은 '침묵'이다." 김대식 (45·현대차 서영호·양봉수 열사 정신계승사업회 사무국장 )
사람이 여럿이 죽었는데도 너무나 잠잠했고, 침묵시키려고 했다. 용산에는 침묵시키려고 했던 사람들과 침묵했던 사람들이 많았다. 전에는 사람이 하나만 죽어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이슈가 됐는데, 용산 참사의 경우 여러 사람이 희생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침묵했다. 그래서 1년이 다 돼 장래를 치르는 것 아니겠느냐. 침묵하지 않고 분노해서 잘못 된 것들을 바로 잡아야 한다. 침묵하지 않기 위해 울산에서 왔다.
"용산은 '민주주의 후퇴'다." 진관 스님
민주주의는 각 개인의 재산을 보호하고 삶을 지켜주는 것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개인을 법의 보호 밖에 두고 파괴했다. 폭력 정권, 파시즘 정권을 보는 것 같다. 민주주의 국가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이런 정치 행태가 용산참사를 '민주주의 후퇴'라고 부르게 하는 것이다.
"용산은 '집 없는 자들의 절규'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용산은 '대한민국 축소판'이다." 김종철(36· 회사원)
"용산은 '시작'이다." 김선주 (40·회사원)
말로는 타결됐다고 장례식을 하지만 구속자도 석방되지 않았고 정부의 사과도 없었다. 진상규명, 정부의 사과를 위한 싸움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래서 용산은 '또 다른 시작'이다.
"용산은 '오늘'이다." 김도균(41·빈곤사회연대 조직국장)
용산 문제는 단순하게 지나간 일이 아니라 '오늘' 벌어지고 있는 일이며,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재개발 문제가 철조망에 가려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많이 하고, 자기 문제가 되어야만 이렇게 심각한 문제라고 인식한다. 심지어는 철거민들도 현대판 용역 깡패들이 와서 철거를 하기 전 까지도 자기들 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용산은 '아픔'이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희생자 유가족
우리 이모부가 돌아가셨다. 아프다. 멀리 인천에 살아서 자주는 못 왔지만 늘 마음은 함께 했다. 언론을 통해 용산참사가 왜곡되고 하는 것을 보면 너무나 답답했다. 나도 이렇게 답답한데 이모의 마음은...
"용산은 '학살'이다." 김태연(49·용산 범대위 상황실장)
300일이 넘도록 용산참사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을 지켜봤다. 공권력에 의해 사람이 살해됐다. 이 정권은 노동자, 서민 뿐 아니라 4대강도 죽이고 있다. '학살'은 진행 중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용산'이다.
"용산은 '이명박 정권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이다." 김배곤(42)
네 살짜리 아들과 함께 왔다. 개발 독재 등이 자행되고 있는 곳이 용산이고 대한민국이다. 이런 일은 없어야 하는데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났다. 4대강도 '개발 독재'의 전형이다. 용산은 지나간 일이면서도 오늘날 우리의 일이고, 또 미래에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용산은 '억울한 일'이다." 유석진(41·정금마을 상가·세입자대책위원회 총무)
내가 사는 정금마을도 철거 예정이다. 용산참사는 '남의 일'이 아니다. 나도 지금 농성중이다. 용산은 너무나 '억울한 일'이다. 왜 이 일이 곧 나의 일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대한민국 인구가 얼마나 많은데 그 중 왜 내가 철거민이 되어야 하는지 억울하다. 용산은 나이고 그래서 슬프고 억울하다
"용산은 '내 아픔'이다." 안석재(43·회사원)
용산참사로 희생자인 고 이성수씨와 함께 투쟁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용산은 곧 내 아픔이다.
순천향병원에서 서울역으로 이동하는 운구 차량
"용산은 '멈춰버린 역사의 시대'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
"용산은 '서민들의 미래'다." 배은심(고 이한열 열사 어머니)
용산은 서민들에게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사건이다. 재개발, 재건축 등이 서민들의 권리를 짓밟으며 자행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우리 국민들이며 정치인들이다. 세입자 관련 법안을 차일피일 미루지 말고 하루빨리 상정해야 한다. 법을 개선해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용산은 '트라우마'다." 이동훈(26, 공익근무요원)
2009년 1월에 슬퍼했던 사람이라면 그 이후로 어떤 식으로든 단 한번이라도 이 일을 잊고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용산은 누군가에게는 거리에서 투쟁으로, 누군가에게는 블로그의 내릴 수 없는 추도 사진이기도 하다. 용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까 어떤 다른 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용산이 해결되면 그 어떤 것도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이걸 해결해야만 나아질 수 있다. 그래서 용산은 우리에게 트라우마이다.
"용산은 '살인개발'이다." 강경일(45)
나도 한 때 철거민이었다. 용산참사는 어느 개발 지역에서나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거민에 대한 제도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용산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송이(25)
용산 촛불방송국 '레아'에서 활동했다. 정부의 재개발 기조에 변함이 없다. 언제 어디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용산참사를 계기로 재개발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
"용산은 '민주주의의 후퇴'다." 조찬준(49)
지난 10년간 쌓아온 민주주의가 현 정권 들어 후퇴됐다. 용산이 그것을 확인시켜줬다.
"용산은 '우리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재현씨(31·회사원)
용산구 한남동에 살면서도 '용산참사'에 대해 큰 관심을 갖지 못했다. 어제 뉴스를 통해 장례식 소식을 알고 와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직접 와보니 내가 너무 무관심했던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서울역 영결식에서 분향하는 용산 참사 유족들
"용산은 '답답함'이다." 장시원(23·대학생)
"용산은 '새로운 시작'이다." 정수진(22· 대학생)
"용산은 '부끄러운 정권의 자화상'이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
"용산은 '잘못된 죽음'이다." 반재법(58·유가족)
고 이성수씨와 동서 사이다. 철거민들은 돈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망루에 외롭게 올라서야만 했다. 희생되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 죽었다. 억울한 죽음이고 잘못된 죽음이다.
"용산은 '있어선 안 될 비극'이다." 김익수(50)
나도 철거민이다. 한 마디로 비극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국가 지도자들이 일을 할 때 한 번 더 생각해주길 부탁한다.
"용산은 '살인개발의 견본'이다." 손관헌(52)
나도 철거민 처지다. 현 정권이 자본을 앞세워 생존권, 주거권 등 국민의 권리를 앗아가고 있다.
"용산은 '대한민국의 현주소'이다." 최예륜(32)
개발을 명목으로 가난한 세입자들을 내몰고 있는 상황에 가슴 아프다. 정부와 공권력은 국민의 목소리를 약 1년간 듣지 않았다.
"용산은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신대식(42·누리꾼 TV 팀장)
합의가 되어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은 다행이지만 제2의 용산은 곳곳에 있다.
"용산은 '우리의 비극'이다." 배문희(31)
함께 울고, 함께 힘을 보태주기 위해 왔다. 용산은 언제라도 나, 우리, 그리고 주변 이웃의 일이 될 수 있다. 뜨거운 심장이 흐르는 인간의 일이기에, 이번 일을 계기로 인간답게 사는 것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용산은 '사회적 약자의 표본'이다." 이종수(47)
용산참사를 보면서 불합리하게 직장에서 해고당했던 내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잘못된 법 집행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은 늘 사회적 약자임을 정부는 알아야 한다. 용산참사에서 볼 수 있듯 잘못된 행정의 후유증은 길다.
서울역에서 용산참사 현장으로 향하는 운구행렬.
"용산은 '이 땅의 비극'이다." 전수영(폴리뉴스 기자)
양극화 때문에 빚어진 참사에 마음이 아프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개발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
"용산은 '새로운 시발점'이다." 정호길(17)
용산 참사를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으면 좋겠다. 어른이 되어 투표권이 생기면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고 싶다.
"용산은 '아프지만 희망을 가져야 할 일'이다." 박선아(33·학원강사)
가톨릭 신자로서 남일당 성당에서 열린 생명평화미사에 계속 참석했다. 돌아가신 분들은 아프게 돌아가셨지만 남아있는 유가족들은 희망을 가져야 한다. 신부님들이 늘 말씀하시던 '수사기록 3천 쪽 공개'도 꼭 이루어지고 책임자 처벌도 이루어져야 한다. 또 감옥에 죄 없이 갇혀있는 분들도 하루 빨리 석방되어야 한다.
"용산은 '21세기 야만'이다." 김덕엽(32·'다함께' 자원활동가)
집에 있다가 안 오면 죄 짓는 기분일 것 같아서 왔다. 아직도 진상 규명이 덜 된 것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 딱 맞는 말이다. 정부 정책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아서 터전이 없는 사람들이 늘 고통을 당한다.
"용산은 '억울하'다."이상훈(37·출판업자)
피해자가 살인자로 몰렸으니 억울하지 않겠느냐. 대통령이 사과하고 책임자도 처벌하고 범죄자로 몰린 사람들은 석방해야 한다.
"용산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치우(44·회사원)
모두가 알다시피 책임자 규명도 안 됐다. 그래서 장례식부터가 시작인 셈이다.
서울역에서 용산 참사 현장으로 향하는 운구 행렬
용산은 '너무했'다." 오성범(29·회사원)
경찰이 전례 없을 정도로 빠르고 강경하게 진압했다. 너무했던 용산참사가 앞으로는 보상 문제, 이주 대책 같은 정책을 개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용산은 '비극'이다." 김우현(18·고등학생)
일부 매스컴과 인터넷에서 용산참사를 두고 '돈을 노리고 버티는 것'이라며 비난하는 보도를 접했다. 과연 그런가? 용산은 오직 생존권을 위한 몸부림이었지만 비극으로 끝난 사건이다.
"용산은 '현대판 난쏘공'이다." 김준혁(18·고등학생)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소설책을 읽었는데 그 내용이 용산 사건과 흡사하다.
"용산은 '학살'이다." 최성욱(18·고등학생)
2009년 1월 20일 용산참사 당일에 인터넷 동영상으로 봤다. 불길에 휩싸인 망루를 보면서 마치 학살의 현장을 보는 것 같았다.
"용산은 정권부패의 상징이다." 이춘숙(53. 비닐하우스연합 신생지역 특위위원장)
서울역 영결식을 마치고 용산 참사 현장으로 발길을 돌리는 운구 행렬
"용산은 '미완성'이다." 강소영(29·학원 강사)
장례를 치르기는 하지만 구속된 유가족이 풀려나지 않고 있고, 진상 규명도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용산은 '국가폭력'이다." 김행준 (37·연구원)
약한 사람들이 항상 옳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한 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국가는 잘못됐다. 다섯 명이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짝 안하는 정부가 과연 국민을 위한 정부인가?
"용산은 '계속된'다." 강경란 (31· 전국여성연대사무장)
근본적 해결책이 제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제2의 용산참사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다. 전세 대란이라 집구하기도 힘든데, 억울하게 쫓겨나는 이들은 결국 같은 행동을 하지 않겠느냐
"용산은 '우리나라 주거정책의 현주소'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한 시민(46)
우리나라 주거정책은 소수를 위한 정책이다. 가난한 자를 위한 행복권은 고려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비전 없는 재개발 정책'이다.
"용산은 '무덤'이다" 신영옥 (27·대학생)
용산 참사 과정에서 사람들이 희생됐다. 다른 곳에서 다른 형태로 또 무덤이 만들어질 수 있다.
"용산은 '부끄러움'이다." 나경채(37)
아직도 우리 사회에 용역깡패와 경찰의 합동작전이 벌어져 사람이 죽는 일이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이런 사건을 겪고도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반성이 없다는 점이다.
"용산은 '끝나서는 안 되는 투쟁'이다." 왕의조(22)
대학교 인권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다. 용산은 오늘의 장례식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노제가 열린 용산 남일당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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