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사라진 ‘보語’
<경향신문>
지구에서 사라지는 것은 생물종만이 아니다. 전통문화들이 '현대화'라는 명목하에 사라지면서 언어들도 함께 '죽는다'. 특히 태평양·인도양의 섬나라나 아프리카, 미주 지역 미개발지역의 소수민족 언어들은 세계화의 파상공세 속에 나날이 사라지고 있다.
소수민족 보호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은 4일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까지 남아 있는 인류 최고(最古)의 언어' 중의 하나를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던 인도 여성 보아 스르<사진>가 85세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인도양 안다만제도의 고유 언어인 '보(Bo)'를 말할 줄 아는 단 한 사람이었던 보아가 사망하면서 이제 보 언어는 지구상에서 사라졌다. 보 언어를 연구해온 인도 언어학자 안비타 아비는 "신석기 시대부터 사용해온 언어가 결국 사라졌다"며 안타까워했다. SI의 스티븐 코리는 "인류라는 공동체가 갖고 있던 많은 부분들이 기억 저편으로 사라지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벵골만 남부에 위치한 인도령 안다만제도에서는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부족들이 오래전부터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근래 힌디·벵골 언어를 사용하는 외지인구가 유입되면서 토착 언어들이 계속 사라져왔다.
지난 석달 사이에만 이곳에서 사용되는 언어 두 종류가 사라졌다. 6만5000~7만년 전 생성된 보 언어는 세계 여러 언어들 가운데서도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였다.
안다만 인구는 30만명이 넘지만 토착민인 '그레이트 안다만' 부족은 보아를 포함해 54명밖에 남지 않았었다. 그중 최고령이었던 보아는 지난 30여년간 보 언어를 아는 유일한 사람으로 남아 있었다. 보아는 자신밖에 남지 않게 되자 힌디어를 배워 의사소통을 했지만, 할머니가 불러주는 옛 노래들을 부족 아이들조차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을 보며 슬퍼했다고 한다.
2008년에는 미 알래스카 에약 이누이트족의 '나-데네' 언어를 말할 줄 아는 유일한 사람이던 마리 스미스 존스가 사망했다.
2003년에는 러시아 북부 사미족 소수언어 '아칼라 사미'를 말하는 마지막 사람이었던 마르자 세르지나가 세상을 떴다. 그 전해에는 호주 원주민 소수언어인 '가아구주'의 유일한 사용자 빅 빌 네이지에가 숨을 거뒀다. 이들과 함께 이 언어들도 모두 사멸했다.
미국 비정부기구 '위기에 처한 언어를 위한 기금(ELF)'에 따르면 현재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 6000여개 중 절반은 이번 세기 안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 언어들에 담긴 역사와 인류의 지혜도 함께 소멸하는 것이다.
SI는 "몇 안 남은 원주민들은 생계를 정부지원에 의존하면서 외지에서 들어온 질병에 시달리고 알코올·약물중독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의 문화와 언어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7만년된 印 고대언어 마지막 구사자 사망
<연합뉴스>
인도 안다만 제도에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의 하나인 보어(語)를 구사할 수 있는 마지막 주민이 숨졌다고 영국 BBC방송 인터넷판이 5일 보도했다. 애비타 애비 교수는 올해 85세 정도인 보아 스르가 사망했으며 이는 보어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애비 교수는 이로써 인도는 둘도없는 유산을 잃었다고 말했다. 안다만 주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들은 아프리카에 기원을 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일부는 역사가 7만년이나 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다만 제도는 "인류학자들의 꿈"으로 불리는 곳으로, 세계에서 가장 언어학적으로 다양한 지역들 중 한 곳이다.
'그레이트 안다만의 소멸되고있는 목소리(Voga)'라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애비 교수는 "보아는 부모가 사망한 이후 지난 30-40년간 마지막 보어 구사자였다"라고 밝히고 "그는 자주 외로워했고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힌두어의 안다만 사투리를 배워야했다"라고 말했다.
애비 교수는 "그러나 전 생애를 통해 보아는 유머 감각이 넘쳤으며 그의 미소와 호탕한 웃음은 전염되곤 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보아 스르의 죽음은 고대 언어의 기원에 대해 연구하고자 하는 학자들로서는 "직소퍼즐의 중요한 조각"을 잃어버린 것과 같은 손실이라고 주장했다.
애비 교수는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들은 신석기 이전으로까지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언어들을 대표하는 마지막 언어들일 수 있다"며 "안다만 주민들은 우리의 가장 초기 조상들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세계 소수종족 보호단체 서바이벌 인터내셔널(SI)의 스테픈 코리 국장은 "보어의 소멸은 인간 사회의 유일한 한 부분이 이제 추억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3개월 사이에 안다만 제도에서 사용되는 언어 두 종류가 사라졌다. 학자들은 안다만 부족들을 그레이트 안다만족, 자라와족, 옹게족, 센티넬족의 4개 그룹으로 나눈다. 이중 센티넬족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족들이 인도 "본토인들"과 접촉하고 "수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애비 교수가 전했다.
애비 교수에 의하면 그레이트 안다만족은 수도 블레어 근처 스트레이트 섬에 살며 주민 수는 약 50명으로 대부분이 어린이들이다. 보아 스루는 그레이트 안다만족에 속했다. 이들은 최소 4개의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10개의 "소부족"으로 구성됐다.
자라와족은 250명 정도로 미들 안다만의 울창한 숲에 거주하며 옹게족은 수백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비 교수는 "센티넬족은 지금까지 외부인들과 일체의 접촉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레이트 안다만족들은 식품과 주거지를 인도 정부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으며 알코올 남용이 만연해있어 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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