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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촛불 왜곡보도 2

세상보기---------/조리혹은부조리

by 자청비 2010. 5. 1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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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인터뷰 촛불소녀 “기자 믿으라 해서 인터뷰 했는데” 

 

한겨레 허재현 기자 블로그

http://blog.hani.co.kr/catalunia/

 

“촛불시위 2년이 지났다. 많은 억측들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당시 참여했던 지식인과 의학계 인사 어느 누구도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
“반성이 없으면 사회 발전도 없다. 조선일보가 2주년을 맞아 집중기획 형식으로 이를 재평가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말하고 싶다.”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국무회의에서 한 말입니다. 아연실색했습니다. 저게 정말 우리의 대통령이 할 말인가? 저는 청와대 참모진들이 한심하단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설사 이 대통령이 저런 생각을 하고 있더라도 입 밖으로 나오지 않도록 만들었어야죠. 조선일보가 부추겼던 것 같습니다. 이 대통령의 판단력을 흐트린 겁니다. 자신 있게 속내를 드러내도 괜찮다고 착각하게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2년이 흘렀다. 광우병은 발생하지 않았다. 더 이상 촛불 드는 사람도 없다. 세상이 변했으니 솔직하게 하고 싶은 말 해도 되지 않을까? 국민 여러분, 반성하세요라고.’

 

 

조선일보를 살펴봤습니다. 대체 무슨 이야기를 써놨길래 이 대통령이 저렇게 경솔한 발언을 내뱉게 만든 것일까. 촛불시민들과 관련된 인터뷰를 했더군요. 마치 시민들이 과장된 광우병 위험때문에 촛불 든 것을 후회하고 있는 것처럼, 촛불집회 조직자들은 몰래 미국 쇠고기 먹고 있는 파렴치한 사람들로 기술했습니다.

 

인터뷰 당사자들이 이미 폭로한 것처럼 짜깁기된 왜곡 보도들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한 분들의 의도를 자신들의 입맛대로 맞는 것만 골라서 편집해 기사를 만들었습니다.

 

‘어랏? 정말 촛불을 들었던 분들의 생각이 바뀐 건가?’

저 스스로도 고개를 갸웃하게 만들었을 정도로 조선일보의 기사는 치밀했습니다. 조선일보와 인터뷰를 한 정은진(고2) 학생과 통화를 나눠봤습니다.

 

이 학생은 이번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신문은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평가할 수 있지만 이번 기사는 왜곡 보도”라며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 없는 소설일 뿐이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또 “조선일보 기자에게 이용당했다”며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아래에 정은진 학생과 나눈 대화를 짧게 옮겨 드립니다.

-조선일보 기자에게 언제 연락 왔나?

=5월 4일 1차로 연락이 와서 전화로 인터뷰 하고, 7일 한번 더 보충 인터뷰를 했다.

 

-뭐라고 하면서 인터뷰를 요청하던가?

=촛불 2주년 맞춰서 기획 기사를 내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보도한다고 해서 승락했다. 기자가 신뢰를 참 많이 줬다. 자기를 믿어달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왜곡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달라고 했고 기자가 약속했다. 그런데 앞뒤 싹 자르고 기사를 내버렸다.

 

조선일보 10일 자 기사에는 정양의 인터뷰가 아래의 내용으로 일부 실렸다.

중3 때 촛불시위에 참가했던 서울 S고 2년 정은진(17)양은 "광우병 성분은 생리대나 분유에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며 잘못된 정보를 사실로 알고 있었다. 정양은 그러면서 "일회용 생리대는 가급적 안 쓰고 면 생리대로 대체하려 한다"고 말했다.

 

-생리대 답변은 어떻게 나오게 된 건가?

=기자가 먼저 생리대에 '광우병 관련 물질'이 들어가는 지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도 안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알고봤더니 기자가 원하는 멘트를 받기 위한 의도적 질문이었다. 당시 기자는 맞장구를 치면서 자기 친언니도 면생리대를 사고 자기도 걱정 되서 면생리대만 사용하려 한다고 했다.

 

-나눔문화에서 촛불소녀 이미지를 이용했다고 보나?

=처음에 정치나 사회에는 관심없이 광우병 문제는 제 목숨과 관련 있는 것 같아 자발적으로 나갔다. 나가서 연설도 한번 했다. 원고는 직접 써서 읽었다. 나눔문화에서 나에게 원고를 준 적도 없다.

집회에 나온 청소년들을 두고 (과장된) 광우병 걱정때문에 그랬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랬다고 해도 시간이 갈 수록 정부의 태도에 불신이 커져서 집회를 나가게 되었다. 당시 정부는 제대로 해명도 안했었지 않나. 갈 수록 정부 태도가 맘에 안들었었다.

 

-촛불집회에는 어떤 사람들과 주로 나왔나

=전국청소년학생연합이란 단체와 함께 나왔다. 처음에는 소수였지만 차츰 커졌던 단체였다. 올해 초에 해산했다.

 

-촛불집회 나간 것을 후회하지는 않나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내가 자발적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단 하나 회의감이 드는 것은, 아직까지 대통령은 귀를 닫고 있고 읽고 싶은 것만 읽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있으니까 내가 2년 전에 했던 것들은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이 대통령은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반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어이가 없는 말이다. 반성은 대통령께서 하셔야 한다. 대통령은 왜 소통을 하려 하지 않나. 상위 2%에게만 소통하고 있는가.

 

-이 대통령은 조선일보의 촛불2주년 기획 기사를 칭찬했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 신문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기획 기사는 팩트가 아닌 소설이다. 모두 짜깁기해서 보도한 왜곡 보도다. 이런 소설을 두고 '옳다, 그르다'를 논할 수도 없다.

 

-기사 나가고 나서 조선일보 기자와 연락 닿았나

=기사정정 요청을 했다. 처음엔 해줄 것처럼 말하더니 지금 연락이 없다. 내가 인터뷰 한 내용 원본을 달라고 해서 받아 놓은 상태다.

 

조선일보가 ‘촛불2주년’ 기획을 한 것을 두고 뭐라 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기자로서 그들의 보수적인 시각 역시 뭐라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자신들의 주장을 싣기 위해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을 왜곡해서 보도하지는 말아야 할 것입니다. 아직 고등학생인 이 친구들이 얼마나 상처가 크겠습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조선일보의 이번 기획이 짜깁기, 왜곡보도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어떤 느낌이 들었을 지도 궁금합니다.

2년 전 조선일보의 사설도 기억하시기를...

"지금 시중에 많은 오해와 과장, 거짓 주장이 돌아다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근본 원인이 먹는 식품에 대한 불안이고 정부가 그 불안을 진정시키지 못한 데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사설, <대통령이 말할 때와 들어야 할 때>, 2008.06.09)

 

 
▲ 그때 광화문에선… ‘6·10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렸던 지난 2008년 6월10일 저녁 경찰이 컨테이너를 쌓아 만든

서울 광화문 네거리의 이른바 ‘명박산성’에서부터 덕수궁 대한문 앞까지 시민들이 든 촛불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관련영상] ‘2008 촛불’ 100일간의 기록

 

 

정은진 학생이 '조선일보' 기자와 어떤 내용으로 인터뷰를 했는 지 꼭 알리고 싶다며 제게 인터뷰 원문을 보내오셨습니다. 조선일보 신아무개 기자가 정리한 원문이라고 합니다.

 

▶2년부터 소고기를 안 먹었다

-소고기를 2년 전부터 한 점도 안 먹었다. 시골에서 친척이 소를 키우는데 소 잡으면 조금씩 보내주는 걸 먹지, 그냥 밖에서 파는 소고기는 아예 안 먹는다. 1등급 한우든 미국산이든 아예 안 먹는다. 그만큼 불신감이 큼. 그리고 학교에서 급식으로 소고기가 나오면 아예 밥을 안 먹는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에 “촛불집회 했던 사람도 지금은 소고기를 먹지 않느냐?”라고 발언을 했는데, 나같은 사람도 있다는 것을 대통령에게 알려주고 싶다. 돼지고기는 먹는다.

 

-소고기 관련하여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음.
1) 광우병 소고기 수입을 하는데 몇 개월인지, 검역은 제대로 되는지 확실히 하고.
2) 청와대에서 직접적으로 먼저 먹어라. 국민들한테만 강요하지 말고.
3) 아예 수입을 안 했으면 좋겠는데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니까 최대한 깨끗하게 해라.

 

-소고기가 지금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국민들보고 안심하고 먹으라고 하지 말고 대통령이 드셨으면 좋겠다. 얼마 전에도 대통령 부인이 청와대에서 갈비를 만들었다. 미국산이 아니라 100% 한우로 했다는 신문기사가 있더라. 아예 청와대에서 계속 미국산을 먹으면 불신감이 사라질 것 아니냐. 한 번 대통령이 미국산 소고기 먹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야말로 보여주기 식이었다. 그 뒤로는 청와대 식단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쓰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사회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음. 계기는 ‘광우병 사태’. 처음에 광우병이 사람 목숨하고 직결되는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것 때문에 관심을 갖게 됐다가 그 뒤로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됐다. 2년 전(2008년)에는 10번, 1년 전(2009년)에는 4번 정도 집회에 참여했음. 시청 앞 광장 등을 중심으로.

 

-전청련(전국청소년연합) 회원이다. 여기에서 2008년에 광우병 저지 운동을 했었고, 그런 거에 대해 퍼포먼스도 하고 일제고사 농성에 참가하기도 하고. 광우병에 대해서 가면 쓰고 춤을 추고, 공정택 교육감 뽑을 때 청소년 기호0번으로 나가고.

 

-올해에도 집회에 참여할 것임. 의료민영화를 다시 하려고 하는 부분/FTA 다시 재협상하는 거나/천안함 사건에 대해 조금이라도 숨김이 없는지/일제고사 다시 했다. 이런 이슈들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너무 귀를 많이 닫는 것 같음. 이런 내용들을 집회에서 이야기할 것임. -대통령 모습이 너무 답답하다. 폐지를 해 달라고 청소년들 농성해도 전혀 들어주지 않는다. 요즘엔 특히 입학사정관제도 답답하다. 지식이 있는 애들을 뽑는 게 아니라 공부 웬만큼 해서 고대 갈 수 있는 애를 입학사정관제로 서울대 보내겠다는 식으로밖에 안 보인다. 스펙도 돈 많으면 쌓을 수 있는 건데. 조/중/동에 대한 불신같은 게 있다. 기자님은 안 그럴 거라고 믿고 인터뷰했으니까, 그대로만 써달라.

 

▶미국산 쇠고기가 문제없다는 정부의 말에 근거가 부족한 것 같다(추가 인터뷰)

-미국 소고기에 대한 불신, 어느 정도인가. 죽을 수도 있을까?

물론 미국 소고기를 먹으면 죽는지 안 죽는지는 수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우리보다 미리 수입한 나라들(영국, 일본 등)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그걸 선례로 삼아보면 꼭 광우병은 아니더라도 광우병 유사 사례가 몇 건씩 발생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조건도 더 불리하다. 일본은 전수조사에다가 30개월 이하로 규정을 정해서 깨끗하게 수입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우리는 너무 허술함. 따라서 미국산 소고기가 위험하다고 아직도 믿고 있음

 

-나는 2년 전부터터 소고기는 국산이든 한우든 먹지 않음. 세상에는 소고기 말고도 먹을 게 많음. 아빠랑 외식하러 갔다가 크게 싸운 적도 있다. 엄마는 “그렇게 오래 살고 싶냐? 징글징글하다”라고 한다. 엄마는 처음에는 미국산 소고기 먹자고 하시다가, 뉴스를 보면서 엄마도 약간 불안해 하셨음. 그래서 우리 가족은 소고기 안 먹음.

 

-미국산 소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광우병이 걸린다는 100% 확실한 보장은 없지만, 여러 언론 보도나 인터넷에 위험성에 대한 근거가 확실히 나와 있음. 광우병 발병하게 하는 프리온 성분은 열을 가해도 계속 남아 있고, 그 성분은 생리대나 분유에도 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다. 그게 거짓말이라는 근거가 오히려 더 불충분해 보인다. 광우병은 장기적으로 잠재돼 있다가 어느 순간 병이 툭 튀어나와서 사람이 죽게 되는 거니까. 나는 최대한 조심한다. 소고기는 아예 안 먹는다. 생리대같은 일반 생필품에 대해서도 불신을 가지고 있지만, 솔직히 여자들은 생리대를 쓸 수밖에 없다. 가급적이면 안 쓰고 면생리대로 대체해 보려고 한다.

 

-그리고 정부와 보수언론은 “쇠고기가 위험하다는 진보단체의 주장은 거짓말이다”라고 주장하지만, 사실 이 자료도 충분히 조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다. 정부에 대한 너무 불신이 커져서 믿음이 안 감. 불신은 점점 더 커져만 간다. 광우병이라고 판단될 수는 없지만, 특정 부위만 수입하더라도. 국력이 약해서, 미국한테 할 말을 다 못하는 것 같다. 대통령의 외교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고.

 

-미국 사람들도 30개월 넘는 소고기 먹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미국에 직접 가보지 않아서 잘은 모르겠는데, 언론이나 인터넷상에서 본 바로는 미국산 소고기 중에 30개월이 넘는 소고기는 제일 못 사는 사람들이나 사먹는다고 들었다. 즉 30개월 이상을 수입한다는 건 미국 사람들도 꺼리는 것을 수입을 하는 거 아니냐. 그렇기 때문에 미국 소고기에 대해 더 불신한다.

 

-국내 시장에서 미국산 소고기 점유율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그거를 사먹는 사람들이 미국산 소고기인지 알고 사먹는지 궁금하다.

사실 미국산 소고기 자체보다 정부의 대응이 더 불신을 키웠음. 수입을 하면 왜 수입을 하는지에 대해서 먼저 공식적으로 말을 했어야 하는데, 안 했다. ‘정치적으로 암암리에 약속한 게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음. 미국 사람들도 안 먹는 쓰레기를 수입을 하니까. 한국에게 뭔가를 해 주겠다는 걸 감수했다고.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해명도 안 하시고 우리에게 이득도 없음.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정부로 인해서 조금 더 커졌다. 개월수라던지, 키울 때 환경이라든지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으니까. 그 말에 속을 사람은 없다고 본다. 광우병이라는 것에 대해서 언론이나 인터넷 치면 충분히 제대로 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PD수첩에서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걸 법적 대응까지 해서 발칵 뒤집어 놨음. 뭔가 켕기는 게 있으니까 일을 더 크게 벌인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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