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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앞에서도 침착한 日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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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청비 2011. 3. 15.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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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재앙 앞에서도 침착한 日本
고도 안정화 사회, 환경 안에서 최선 전통, 재해 대비 철저 교육 

CBS 노컷뉴스

  

 

 

 

#1. 2005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 무지막지한 자연의 힘에 상처입은 미국인들은 뉴올리언스 등지에서 발생한 인간의 행위에 또 한 번 상처입었다. 이곳에서는 약탈과 방화, 총격전, 성폭행 등 무법과 혼란의 상태가 지속됐다. 심지어 경찰까지 약탈행위에 가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 방위군이 치안유지를 위해 투입될 수밖에 없었다.

 

#2. 지난 11일 진도 9.0의 초강력 지진이 발생한 일본.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진 미야기현 센다이시에서는 13일 물자가 부족해 생필품이 부족한 상태에서 새치기를 하거나 약탈하는 행위는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오직 수백명이 차례로 줄을 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일부 남아 있는 신호등에서 시민들은 파란불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피해지역에 투입된 자위대는 구조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미증유의 대재해를 맞은 일본인들의 시민의식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수만명의 사상자가 예상되는 이번 대지진 앞에서 울부짖거나 눈물을 쏟는 일본인들을 찾기가 어렵다. 혼란을 틈타 강도나 약탈 등의 범죄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언론을 통해 비춰진 일본인의 모습은 혼란 속에서 차례차례 줄을 서 구호식품을 받는 등 침착한 대응이 돋보이고 있다.

 

◈ 고도로 안정된 사회 시스템 안에서 돋보이는 성숙한 日 시민의식

이런 일본인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도로 안정된 사회 시스템에서 그 비결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건국대학교 박종명 교수는 "일본은 평균 소득이 3만5천불을 상회하고 빈부의 격차가 덜하기 때문에 비상상황이 오더라도 개인적으로 대응에서 여유가 있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은 혼란에 직면했을 때 덩달아 혼란에 빠지는 것보다는 질서를 지키는 게 전체로서는 이득이라는 것을 공감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보육원 교육부터 남에게 폐를 끼치지 말도록 교육을 받으며 이것이 결국 자신에게 이득이 된다는 걸 체화한다"면서 "이를테면 줄 서는 게 흐트러지면 결국 자신이 손해라는 점, 비상시 시스템이 공평하게 작동하리라는 점을 믿기 때문에 질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능한 최선을 다하는 전통

또 다른 전문가는 그 비결을 역사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한림대학교 남기학 교수는 "역사 문화적으로 개인이 나서기보다는 전체를 의식하면서 구성원으로 위치를 잘 수행하는 습관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역사적으로 신분질서가 강해 한번 무사면 무사, 상인이면 상인, 농민이면 농민으로 살아야 했다는 것. 이에 따라 신분 상승을 추구하기 보다는 주어진 환경 속에서 가능한 최선을 다하는 데서 자아실현의 방법을 찾았다는 것이다.

 

 

◈ 상시적인 재해 대비 교육

다년간 일본에서 생활했던 전 영사관은 일본의 상시적인 재해 대비 교육이 그 비결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지난 2009년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4년간 영사관을 지낸 서울 송파경찰서 교통과장 이영철 경정은 일본 생활에서 2005년과 2007년에 걸쳐 2번의 큰 지진을 겪었다고 했다. "내륙지역에 지진이 나 도로가 절단되고 산사태로 차량이 파괴돼 사상자가 발생했던 큰 지진이었지만 당시 목격한 일본인들의 침착한 모습은 이번 지진 대응과 정확히 일치했다"고 이 경정은 말했다. 이 경정은 이러한 대응의 이면에는 철저한 '교육'이 깔려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인들은 긴급상황 앞에서 유아원 시절부터 교육받은 매뉴얼을 철저하게 이행한다는 것. 이 경정은 "일본은 이번 피해로 부족했던 매뉴얼을 보완해서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철저히 교육시켜 또 다른 피해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특별기고>東日本 대지진, 일본의 침착한 대처를 보며
 
복거일 소설가

TV 화면에 나오는 재해의 광경들과 ‘리히터 규모 9.0’이라는 숫자는 제대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으로 지구 자전축이 10cm가량 이동했다는 얘기도 한가한 얘기처럼 들렸다. 눈으로 들어오는 끔찍한 모습들이 마음을 압도해서, 추상적 생각들은 머리 한쪽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었다. 대지가 흔들리고, 그 위에 선 인공물들은 모두 흔들리고 무너졌다. 지진해일의 물살이 도시들을 삼키는데, 폐허 한쪽에선 거대한 불길과 연기 기둥들이 하늘로 솟구쳤다.

 

원자력발전소들이 폭발하고 노심의 부분 용융이 일어났다. 대기를 타고 방사성 물질들이 퍼져서, 많은 주민이 급히 탈출했다. 이번 일본 지진에선 흙, 물, 불, 공기의 네 원소가 모두 가담한 형국이 됐다. 그런 광경을 보면서, 나는 새삼 반추했다. 왜 사람들이 천재지변을 ‘신의 행위(Act of God)’라 불렀는지. 인류 문명이 워낙 발전한 터라 우리는 자신이 얼마나 여린 존재인지, 그리고 인류 문명이 아직 얼마나 불안한지 잊고 산다. 큰 자연 재앙이 일어나야,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고 겸허한 마음으로 자신의 삶과 인류 문명을 살피게 된다.

 

재앙을 다룬 과학소설 영화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충격적인 광경들을 본 뒤, 마음에 가장 선연하게 남은 심상은 묘하게도 지진해일에 씻겨 사라지는 땅이었다. 일본 방송들이 죽은 사람들의 모습을 보도하지 않았다는 사정도 있겠지만, 땅 위에서 사는 존재라서 우리가 땅에 대해 지닌 믿음과 애착이 각별한 점도 있었으리라. 씻겨 사라지는 땅을 보노라니, 영국 시인 존 던의 명상 ‘드러나는 사건들에 관한 기도들’의 잘 알려진 구절이 입에서 절로 나왔다.

 

“누구도 자족한 섬이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대륙의 한 조각, 큰 덩치의 한 부분이다. 만일 흙덩이 하나가 바닷물에 씻겨 나간다면, 유럽은 그만큼 줄어들 것이다. 마치 갑(岬)이 씻겨 나간 것처럼, 마치 그대 친구의 또는 그대 자신의 집이 씻겨 나간 것처럼.” 그 거센 물살에 씻겨 사라진 흙덩이들로 아시아가 조금 줄어들었다는 생각은 뜻밖에도 시린 물살로 내 가슴에 넘실거렸다. 이어 한반도에 사는 내가 그 사라진 땅을 일본의 영토라기보다 아시아의 일부라고 보았다는 깨달음이 훈훈한 바람으로 불었다.

 

큰 재앙이 닥치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국경은 아주 흐릿한 금이라는 사실을. 그래서 온 세계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의 불행과 고통을 안쓰러워하고 도우려 애쓴다. 일본 사람들이 보여준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하고 절제된 모습은 우리들의 공감을 한결 크게 했고 일본이 재난을 어렵지 않게 극복하리라는 믿음을 굳게 했다. 큰 재앙이 닥치면, 사람들의 생존 본능은 법과 도덕을 쉽게 무너뜨려서, 약탈과 살육이 흔히 일어난다. 이번에 일본 사람들이 보여준 절제와 배려는 모든 사람의 감탄을 불렀고 일본 사회의 저력을 새삼 돋보이게 했다. 피해의 현장 어디에서도 무질서나 이기적 행태는 보이지 않았다. 모두 두려움을 억제하면서 침착하게 행동했고, 정부나 다른 사람들의 탓을 하지 않고 서로 배려하고 격려했다. 이런 이례적 현상은 어디서 나오는가. 일본 사회의 무엇이 이런 응집력의 원천인가.

 

작가 구미히코 마키하라는 ‘일본 재앙의 날을 헤치기’라는 글에서 지진이 일어난 날 도쿄에 사는 사람이 겪은 일들을 담담하게 그렸다. 인상적인 부분은 “약탈은 없으리라고 나는 확신했다. 이런 혼란의 시기에 폭발할 수 있는 커다란 분노의 존재를 나는 느껴본 적이 없다”라는 구절이었다. 이 구절을 거듭 읽으면서, 나는 일본 사회의 문화와 저력에 대해 생각했다. 어느 사회에도 분노를 품은 사람들이 드물 리 없지만, 그래도 불만과 분노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사회적 기술이 일본 문화엔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사정은 일본이 이번 위기를 잘 극복하리라는 믿음을 우리에게 주고, 나아가서 일본이 근년의 침체를 분연히 떨치고, 더욱 활기찬 사회를 이루리라는 기대까지 준다.

 

역사적으로, 일본은 위기들에 잘 대응했다. 특히 19세기 중엽에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양 문명이 동아시아에 밀려왔을 때, 일본 사회는 위기가 닥쳤음을 잘 인식하고서 효과적으로 대응했다. 덕분에 일본은 동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화에 성공했고 단숨에 강대국의 반열에 올랐다. 불행하게도, 그런 성공을 주체하지 못해서, 군국주의를 따라 이웃을 경멸하고 공격했고 끝내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국에 패망했다. 그래도 일본은 폐허에서 다시 일어나 경이적인 경제 성장과 사회 발전을 이루었다. 그런 저력으로 이번 재앙도 극복하기를 모두 희망한다.

 

이 세상에 순수한 것은 드물어서, 큰 재앙에도 밝은 면이 있다. 비극을 맞은 일본 사람들에게로 향하는 공감과 그들을 돕고 싶은 충동은 각박한 나날에 찌든 우리 마음 한구석에 엎드렸던 이타적 심성을 불러냈다. 그런 심성이 보얀 모습으로 일어서면서, 우리는 마음이 밝고 훈훈해지며 몸까지 펴지는 것을 느낀다. 무려 4만 명가량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된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존 던의 명상의 나머지 구절을 뇌어 본다.

 

“내가 인류에 연관되었으므로, 어떤 사람의 죽음도 나를 작게 만드느니, 결코 사람을 보내지 말아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알아보라고, 그것은 그대를 위해 울린다.”

 

 

'재난보도준칙' 무시되는 일본 대지진 보도
호들갑과 동어 반복으로 정서 과잉 빚고 있는 국내 언론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인 일본이 미증유의 재난 상황을 맞이했다. 국내 언론 추산 4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이번 대지진에 대해 국내 언론은 할 수 있는 최상급의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방송 뉴스는 사건이 인지된 직후 속보 체제를 도입하고, 메인 뉴스를 특집으로 편성해 관련 상황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일간지들 역시 '소나기식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언론의 이러한 집중적인 보도에 대한 반응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재난 보도와 관련한 국내 언론의 고질적 문제점들이 일본 대지진 보도에도 복합적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다.

 

▶ 12일자 중앙일보 1면  

일본 대지진과 관련해 국내 언론이 보여주는 가장 큰 문제점은 우선, '선정적이고 흥미위주로 접근하는 방식'을 꼽을 수 있다. 지진 발생 직후 중앙일보가 헤드라인을 '일본 침몰'을 뽑은 것은 단적인 사례다. 방송 뉴스의 경우 상황을 쓰나미의 스펙터클을 중심으로 보도를 내보내고 있으며, 대부분의 언론이 감정적 접근, 일종의 정서 '과잉' 현상을 빚어내고 있는 모습이다. 재난 보도가 현실을 반영하는 것과 동시에 현실을 구성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언론의 이러한 보도 행태는 정확한 현실 인지를 방해하는 왜곡과 과장으로 치달을 우려가 있다.  

 

국내 언론의 이러한 태도는 일본 언론이 사망자의 수를 최대한 수세적으로 추정하고, 피해자의 겁에 질린 모습을 강조하는 방식의 자극적인 보도는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과 대비되고 있다. 국내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이 비교적 차분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면, 국내 언론의 경우 흥미위주의 접근으로 문제의 본질을 놓치고 있다는 평가이다.

 

실제로 국내 언론의 경우 일본 대지진 상황을 보도하며, '몇 명이 죽었고, 어떻게 죽었으며, 어떻게 건물이 무너지는 지'를 묘사하는 보도에 치중하고 있다. 방송 뉴스의 경우 10여 개의 이상의 리포트에서 같은 영상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며, 화면 해설 방송이라고 해도 좋을 과장과 묘사의 리포트를 계속 반복하고 있다. 이는 의도와 다르게 재난 지역을 흥밋거리로 전락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두 번째 문제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심층성의 부족이다. 일본의 상황과 피해자의 모습을 과도하게 묘사하고 있는 것에 비해 대지진의 원인에 대한 탐사 보도나 국내 상황과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모습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모습이다. 일례로, 일본 원전이 방사능 유출이 현실화되었지만 일본 만큼이나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적 상황에 대한 비판 의식을 찾아볼 수 없고, 안전점검이나 정부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는 보도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2003년 한국기자협회에서 마련한 '재난보도준칙'은 재난 보도의 첫번째 원칙으로 "이미 발생한 피해상황을 전달하는 것보다 앞으로 전개될 다른 피해를 예방하고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보도"라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위기 상황에 대한 심리적 정신적 불확실성을 감소시키는데 주력할 것, 불확실한 내용을 철저하게 검증해 유언비어의 발생이나 확산을 억제할 것"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수집된 정보의 해당 전문가 검증 △재난구조기관의 공식 발표에 다른 피해관련 통계와 명단 보도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인터뷰 강요 금지 △자극적인 장면 반복 보도 금지' 등을 반드시 따르도록 하고 있다. 일본 대지진 보도와 관련해 '재난보도준칙'은 준수되고 있는지 언론 스스로 부끄럽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물론, 일본 대지진의 경우 국내가 아니다보니 '접근성' 측면에서 취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현실이다. 국내 언론의 경우 특파원을 활용하고, 부랴부랴 현지에 취재진을 급파하긴 했지만 현장 상황을 심층적으로 훑기엔 여러 모로 열악한 형편이다. 이 부족한 취재 여력을 언론들이 '호들갑'과 '동어반복'으로 메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긴급한 점검이 필요하다. 취재의 현실적 어려움이 사건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는 보도 행태의 면죄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유족 인터뷰 안 하고 시신 수습 멀리서 찍고 … 절제 돋보인 NHK
FT, 일본 시민의식 평가
“인류 정신의 진화 보여줘”

 

“일본 NHK 화면으로 전해지는 쓰나미의 위력은 말 그대로 공포, 그런데 그것을 전하는 앵커나 기자의 목소리는 차분하다. 감정의 과잉이 없다. 절제가 있다.”(@syh24), “지금 (MBC) 뉴스데스크 보는데 유족들 인터뷰, 우리나라가 가서 하네요.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잔인해 보여요.”(@congjee)

 

동일본 대지진 참사에 대한 일본 공영방송 NHK의 절제된 보도가 화제다. 인터넷·트위터 등에서 한·일 간 재난방송을 비교하며 우리의 침착한 보도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높다. NHK는 11일 오후 2시46분 강진 발생 직후 자막으로 속보를 내보냈고 즉시 특보체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한 시간여 뒤에는 센다이(仙臺) 상공에 헬리콥터를 띄워 도로·주택·비닐하우스 등이 쓰나미에 삼켜지는 모습을 생중계했다. 화재 정보, 정부 발표 등을 신속 보도하면서도 과도한 공포감을 막기 위해 절제된 톤을 유지했다.

 

사망자 유족 인터뷰를 거의 하지 않고, 시신 수습 장면도 멀리서 카메라로 잡았다. 비탄에 빠진 시민들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태도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일본의 시민의식은 인류의 정신이 진화한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고 전했다. 국내 트위터 사용자들도 NHK의 보도 방식을 주목했다. “울부짖는 사람들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영상을 보여 주지 않는다” “대처가 늦어지고 있다는 불평이나 남 탓을 하는 보도를 하지 않는다” “말을 조용조용하게 한다. 기자들은 차분하게 말한다” 등의 글이 공유되고 있다.

 

한국 방송사들은 상대적으로 흥분된 어조, 주관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NHK 자문역을 맡기도 했던 선문대 이연(언론광고학부) 교수는 “국내 일부 뉴스에서는 ‘폭삭 무너지다’ ‘쑥대밭이 됐다’ ‘휘청거린다’ ‘가라앉는다’ 등의 자극적 표현을 써 일본 현지의 보도보다 오히려 흥분한 모습도 보였다”고 말했다.

 

광운대 전진호(국제협력학부) 교수는 “일본의 차분한 방송은 장례식장에서도 대성통곡하지 않는 일본인 특유의 죽음관,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싫어하는 ‘메이와쿠(迷惑) 문화’ 등이 바탕이 됐다”면서도 “NHK 첫 보도에선 달리는 차가 떠내려가는 장면 등이 생중계로 잡혔지만 그 이후엔 끊어 버렸는데, 한국 방송은 해외토픽 전하듯 반복 재생해 선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KBS 네트워크부 이기문 팀장은 “NHK는 비상헬기 3대를 포함해 헬기를 총 14대 보유하고 있다. KBS와 MBC가 각 1대씩인 우리 방송사와 규모 면에서 비교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NHK 등 일본 방송사들은 지진 보도에 철저히 훈련돼 있고, 비상 매뉴얼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적 성향의 차이인지 일본 방송은 롱테이크(Long take·한 장면을 길게 촬영하는 것)로 천천히 보여 주는 특징이 있다. 우리도 10년 전에 비해 많이 침착해졌지만 불필요한 오해나 혼란을 일으키지 않게 보다 절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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