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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낭송의 밤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14. 11. 1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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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시낭송이라는 걸 하게 될 줄이야...얼마전까지만 해도 꿈에도 생각안했었는데...

 

 

 

 

 

 

         이 어 도

                             고 은

 

이어도로 가리

바다 건너, 호박빛 수평선 너머

오 내나라여, 나를 떠나게 해다오

황폐한 시간과 들판

그리고 내가 태어난 자궁을 모두 넘겨버릴 것이다

내 정든 옛:집도 버릴 것이다

 

다친 다리 살갗 벗겨지며

나는 뼈의 노를 저어

바다로 나아가리

그동안 나는 어린 고기처럼 갈망에 내던져졌다

바다는 낙하하는 갈매기가 절망을 떨쳐 안식할 수 있는 곳

 

이어도로 가리

땅이 스스로 넓어진다

바다 역시 스스로 넓어져 이어도에 닿아있다

오 내 나라여, 나를 떠나게 해다오

여자와 몇 가지 가진 것과 남 몰래 묻힐

남의 땅 묘지를 떠나

이어도로 가리. 내가 오래 살았던 곳 내던져버리고

 

이어도로 가리, 내 절망으로부터

바다 건너

태양은 떨리는 수평선 위로 질 것이다

그리하여 새로운 빛이 오래 저주받은 밤으로부터

이어도 위로 떠올라 날이 새이리라

내 삶의 수많은 절망으로부터 이어도로 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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