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아침 숙소에서 아침식사를 챙긴후 지하철을 탔다. 오늘의 행선지는 카페 귀천, 이상의집, 윤동주문학관, 한국근대문학관이다. 이른 오전이라 카페가 문을 열지는 의심스러워하며 종각역에서 내려 인사동쪽을 향해 걸어갔다. 그 때 손자를 데리고 가는 할머니 한분이 조계사 위치를 묻는다. 나도 잘 모르지만 할머니에게 모른다고 하기가 좀 그래서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로 위치를 확인하고 이리로 쭈욱 올라가면 된다고 말해줬다. 길을 가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조계사쪽으로 향했다. 마침 우리가 인사동골목으로 접어들려는 지점이 조계사 바로 앞이어서 조계사가 보였다. 많은 사람이 모여 법회를 열고 있었고, 하늘에 매달린 등불이 장관이었다. 시간 여유가 있는지라 말로만 듣던 조계사에 들렀다. 무슨 법횐가 싶었는데 백중49재라는 깃발이 군데군데 휘날린다.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백중절을 앞두고 7주전부터 매주 한차례씩 제를 지내는 의식을 말한다. 그런데 백중입재는 6월30일이었고 이날 법회는 5월 초하루 법회였던 것으로 보였다. 어쨌든 우리나라 불교의 총본산에서 이런 법회를 보게 된 것도 행운이다. 예전에 일본에 갔을 때 봤던 천리교 총본산에서 열린 법회를 떠올리기도 햇다.
카페 귀천
이곳은 '한국문단의 마지막 기인' 혹은 '마지막 순수시인' 등으로 통하는 천상병(1930~1993) 시인의 대표작품인 ‘귀천’의 제목을 따서 만든 카페다. 천시인의 부인 목순옥 여사가 1985년 종로구 관훈동 24번지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02년 현 위치(종로구 인사동14길 14)에 천상병의 조카 목영선씨가 ‘귀천’ 2호점을 개업했다. 하지만 2010년 천시인의 부인 목여사가 별세하면서 1호점은 폐업했고, 지금은 2호점만 남아 전통찻집 ‘귀천’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곳에는 지금도 예술인, 작가, 언론인, 지식인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천상병 시인의 흔적을 되새기고 기리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예상했던대로 오전이라 문을 열기 전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밖에서 서성거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귀천(歸天)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이상의집
‘날개’ '오감도' 등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발표했던 시인 겸 소설가 이상이 1912년 큰아버지의 양자로 들어가면서 1932년까지 기거하던 가옥 터(종로구 자하문로7길 18)이다. 1933년 이상의 큰아버지가 사망하면서 매각된 여러 필지로 분할되어 도시형 한옥이 들어섰다. 2002년 김수근문화재단에서 일부를 매입해 2004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으나 2008년 해제됐다.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이 부지를 매입해 (재)아름지기에서 관리하면서 2012년 10월 26일 ~ 2013년 04월 17일까지 시인 이상이 기생 금홍과 함께 운영했던 문화예술인들의 아지트 ‘제비다방’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이상의 문학기념관’ 성격으로 운영하다가 2013년 5월 ~ 2013년 10월까지 보수공사를 벌인후 시인 이상의 자취를 되새겨볼 수 있는 공간인 '이상의집'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곳은 일요일에는 운영하지 않아 여기서도 밖에서 서성거리다 발길을 돌려야 했다.
차이나타운 (0) | 2016.06.09 |
---|---|
윤동주문학관 (0) | 2016.06.09 |
연산군묘와 정의공주묘 외 (0) | 2016.06.08 |
전형필 가옥 (0) | 2016.06.08 |
김수영문학관 (0) | 2016.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