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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두진 조병화문학관

한라의메아리-----/오늘나의하루

by 자청비 2019. 2. 17.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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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일 뜻하지 않게 경기도 안성을 방문하게 되었다. 그동안 별렀던 곳인데 전날 서울 당일 출장을 기회로 다음날이 토요일이어서 하루 더 머물렀다가 안성에 갔다오는 일정을 계획했다. 안성엔 조병화문학관(안성시 양성면 난실리)이 있다. 워낙 외진데 있어서 대중교통이 안되고 문학관 말고는 달리 볼만한 것도 없어서 걸음하기가 쉽지 않은 곳이었다. 검색하다보니 작년 11월에 박두진문학관(안성시 보개면 남사당로)이 새로 개설됐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리고 카쉐어링방식의 소카존도 안성에 있다는 것도 확인해 서툴렀지만 소카를 이용해 두 곳 문학관을 탐방할 수 있었다.

벽촌 출신의 두 시인이었지만 조병화는 원래 부농의 집안이었고 박두진은 어렵게 성장했지만 문학인으로서는 귀족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두 시인에게서는 여유와 관조는 보이지만 치열함은 다소 떨어져 보인다. 특히 조병화 시인이 더욱 그렇다. 조병화 시인에게서 기억나는 것은 내가 중학교에 다닐 때 국어교과서에 실린 '빈의자' 라는 시-이젠 그 기억이 맞는지도 가물가물하지만-와 김수영 시인이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하던 날 술자리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조병화가 술취한 김수영에게 자신의 차를 타고 가라고 선뜻 내줬지만 자존심 상한 김수영이 거절했다는 일화도 있다. 1968년인데 그 당시 자가용이 있었다면 대단한 재력가다. 혜화동에 본채와는 별도로 고향에서도 자신의 서재 겸 사랑방으로 독립된 건물을 지어 편운재(片雲齋)라 이름지어놓고 집필도 하고 문인들도 초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흔적은 그 공간에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시 외에도 그림 붓글씨, 판화에도 능통하고 젊었을 때는 럭비도 했다고 하니 다재다능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의 문학정신은 별로 배울 바가 없는 듯 했다.

박두진은 나름대로 한국현대문학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청록파까지가 아닌가 싶다. 한때 빛과 사물을 이용하여 인간내면에 생기를 불어넣는 감각적 이미지를 보여주고, 역동적인 생명력의 원천으로서의 자연을 노래하였으나 한국동란 직후에는 부조리한 현실에 저항하기도 했으나 이후 그는 신의 의지와 자연의 섭리에만 충실하며 인간 의지를 외면했다. 이러한 결과로 그는 문학에 한정하지 않고 그림, 조각, 붓글씨, 수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예술활동을 했다. 청록파 시인 중에 조지훈과 박목월에 비해 다소 낮게 평가되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든다.

언감생심, 문학의 근처에도 못가고 있는 놈이 대 문호라는 인물들을 비판하고 있어서 우습기는 하다. 그러나 그들도 신이 아닌 이상 누구에게든지 비판을 받을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 역시 문학적 능력이 그들에게는 한참 미치지 못하지만 인신공격이 아니라면 그들의 예술세계에 대해 나의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자유는 있다고 생각한다. 

한가지 이건 개선해야 할 것 같다. 조병화문학관 입장료로 3천원을 받고 있다. 미안해 하면서도 수금하는 해설사의 이야기로는 안성시와 협의가 안돼 가족들이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최소관리비용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것은 이해한다. 그런데 입장권(영수증)을 주지는 않았다. 입장료가 어떻게 카운트되고 어떻게 쓰이는 지 전혀 알 수 없는 일이다. 입장수익이라면 당연히 세금도 내어야 하고, 문학관을 관리하는데 제대로 쓰이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식의 입장료 징수는 관리자의 한낱 쌈짓돈이 될 수 밖에 없다. 내 기억으로는 입장료를 냈지만 입장권이 없었던 문학관은 동국대 근처에 있는 한국근대문학관과 이 곳 뿐이었던 같다. 한국근대문학관에서도 입장료 1000원을 냈지만 입장권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외에는 무료이거나 입장료를 받더라도 입장권을 끊어주었다. 그것이 맞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으면 당연히 입장권을 끊어주어야 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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