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임금 중에는 의학에 조예가 깊은 분들이 적지 않았다. 그중 필자의 기억에 가장 남는 분은 정조였다. 정조는 성품이 자애롭고 여러 분야의 학문에 정통한 분이셨다. 조선왕조 실록에는 그분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의원의 의사들을 비롯한 신료들과 자기 병에 처방하였던 각종 약재에 대해 토론을 벌이는 장면이 나온다. 또, 정조 시대에 어의를 지낸 강명길이란 의사가 지은 의서 <제중신편>에는 ‘정조께서 선왕의 임종시 의원들과 함께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렇게 자애롭고 의학에 조예가 깊던 임금에게도 여름철의 고민이 있었으니 바로 더위와 관련된 것이었다. 조선시대에는 각종 부역에 불려 나가서 노역을 하는 것이 무척 힘든 일 중의 하나였다. 정조 시기에 축조된 수원성도 백성들을 동원하여 작업하였는데, 임금의 근심은 더위에 동원된 백성들이 탈진하여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일이 없을까 하는 것이었다. 임금은 이를 염려하여 척서단(더위를 물리치는 약)을 만들어서 수원성에 직접 내려보낸다. 더위는 예전의 조선시대뿐 아니라 무더위에 사지를 움직여 운동을 하는 현대의 주자들에게도 심각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더위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은 굉장히 많은데 그중 대표적인 것은 자한(땀이 줄줄 흐르는 것), 신열(몸에 열이 나는 것), 등이 차가운 증상, 가슴이 갑갑하고 갈증을 크게 느끼는 것, 나른하고 기운이 없는 것, 두통, 곽란(토하고 설사하는 것), 사지가 차가워지면서 의식을 잃는 것 등의 증상이 있다. 더위로 고역을 치르지 않으려면 한낮의 땡볕에서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을 피하는 것이 제일 좋다. 또, 가슴이 답답하거나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운동을 멈추고 그늘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더위와 관련하여 <동의보감>을 비롯한 의학서적에는 응급처치와 예방에 대한 글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다. 이 중에 꼭 필요한 몇 가지를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더위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때 생강을 씹어 냉수로 삼킨다.
더위를 먹어서 쓰러졌을 때는 새로 길어온 물을 젖가슴에 뿌리고 부채질을 한다. 의식이 없을 때는 샘에서 길어온 물을 삼키도록 하는 것이 좋다. 그냥 차가운 물을 먹이면 죽는 경우가 있다.
더위를 먹어 갑자기 쓰러졌을 때는 환자를 시원한 곳으로 옮겨서 눕히되 차가운 물을 주어서는 안 된다. 수건이나 옷가지 같은 것으로 따뜻한 물을 적셔서 배꼽과 그 아래를 문질러 주면 점차 깨어날 것이다. 갑자기 따뜻한 물을 구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도로변에 있는 뜨거운 흙을 배꼽 위에 쌓아놓고 차가워지면 뜨거운 흙으로 바꾸어 준다.
[Tip]
제호탕 : 여름철 더위를 이겨내고 갈증을 없애주는 조선시대 왕실의 비방이다. 검게 태운 매실 600g을 별도로 갈아 놓는다. 초과 40g, 사인 20g, 백단향 20g을 곱게 가루로 만든다. 흰 꿀 다섯 근을 끓여서 위에 분말 낸 약재를 넣고 10여 시간 중탕하여 연고가 되게 만든다. 완성된 제호탕을 자기에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하고 있다가 시원한 물에 타서 수시로 복용한다.
<출전:포커스마라톤, 지창영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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