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 2

또다른공간-------/IT로만든공간

by 자청비 2006. 1. 31. 20:30

본문

② `악플' 원인과 해법

   대학교수, 금융기관 임원 등이 임수경씨아들 사고사에 악의적 댓글(`악플')을 달았다 형사처벌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악플문제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악플의 원인에 대해 26일 전문가들은 인터넷 특유의 익명성과 현 댓글 시스템의문제점 등이 악플을 통한 감정적 배설을 부추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인터넷 댓글은 거르지 않은 감정이 마치 배설물을 배설하는 것처럼 표출되는 것”이라며 “이는 논리적 · 이성적 사고와는 상관없는 행위이며 댓글란 자체가 감정적으로 배설할 여지를 주는 공간”이라고 비판했다.
 장우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현실 공간에서도 상대와 직접 대면하는 상황과 그렇지 않은 비대면 상황이 큰 차이가 나는데 온라인은 비대면 상황인데다 위계질서 등의 중요성이 크게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또 “게다가 오프라인 공간에서는 거대 미디어가 커뮤니케이션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일반인은 하고 싶은 말을 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온라인에서는 일반인이 발언권을 갖게 되면서 억압됐던 심리가 악플이라는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이른바 교양 있는 식자층이라고 안 좋은 말이나 욕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포털에 댓글이 넘쳐나니 이 같은 시류에 익명성을 이용해 묻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퍼진 결과”라고 밝혔다. 또 “현재의 댓글 시스템은 독자적인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면서 한 마디씩 내뱉도록 돼 있어 작성자들이 자기 글이라는 책임의식이 없이 감정을 단순 배설하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원은 “조사 결과 소수 네티즌이 이런 악플을 주도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현실의 이념 · 정책 · 세대 관련 갈등 등이 익명성의 가면을 쓰고 악플이라는 형태로 직접 표출되는 것이며 이번 임씨 사건도 이념적 갈등과 연관이 많다”고 밝혔다.
 이들은 악플 문제의 해결은 감정적 배설을 부추기는 현재의 댓글 시스템을 바꾸는 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송 연구원은 “기사에 댓글을 다는 현재의 형식을 고쳐 하나의 이슈에 대해 글을쓰는 온라인 토론 형식으로 댓글 문화를 바꿔야 한다”며 “그러면 비난 성격의 댓글보다는 토론의 공간이 만들어지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댓글의 단순한 억제보다 시스템 개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포털이 뉴스 공급과 인터넷 여론의 대다수를 차지하다 보니 포털에 오염이 돼도 사람들이 계속 남아 있어서 문제이므로 시민운동 차원의 포털 정화 운동이 필요하다”며 “방명록 형태의 댓글 게시판도 분위기상 이성적인 글 쓰기를 막고있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장 교수는 “악플 자체는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법에 의존해 악플에 대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인터넷 문화의 특성을 감안해 이용자 자신이 스스로 규제하는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악플 뿐 아니라 인터넷 실명제 등 인터넷과 관련된 사안마다 정부가 사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유럽처럼 시민사회가 능동적으로 대처해 스스로 규제하는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1/26 발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