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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문화 이대로 좋은가 4

또다른공간-------/IT로만든공간

by 자청비 2006. 3. 6.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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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포털뉴스 개선 어떻게

조회수 제일주의.뉴스 공급사 난립으로 `뉴스 상업화' 가속
"기사모니터링 시스템 미흡..자율규제 통해 역기능 해소해야"


 포털사이트 뉴스의 조회수 경쟁 등이 결과적으로 부실한 기사를 양산하고 올바른 인터넷 여론 형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비판이 대두되면서 원인과 개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조회수ㆍ속보 제일주의 = 검색광고, 배너광고 등이 주 수입원으로 많은 방문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포털의 속성상 조회수를 높이는 콘텐츠가 환영받기 마련이며 뉴스도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따라서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기사들이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경향을 갖게 되며 편집도 그 같은 방향으로 이뤄지기 쉽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포털의 뉴스 편집권 행사가 많이 클릭될 수 있는 기사들을 전면에 배치하는 등 상업적인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여론 조성에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원은 "정상적 언론 매체가 아닌 상업적 목적의 회사가 인기영합주의적, 선정적, 자극적인 뉴스를 제공해 '황우석 사태' 등과 같이 수용자를 오도된 판단으로 이끌고 있다"며 "포털도 편집권을 행사하는 매체인데도 언론 관점이 아닌 흥미 위주만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정용 네이버 미디어유닛장은 "우리가 조회수에만 매달린다면 스포츠ㆍ연예 뉴스만 서비스하겠지만 실제로는 언론전문 매체 등 다양한 뉴스사의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며 "메인 페이지 뉴스란에서 연예 기사를 3분의 1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연예 기사가 메인 페이지 톱 기사가 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온라인 뉴스의 기본 성격인 속보성이 사실 확인이나 사안에 대한 심층적 이해 없이 단순 퍼오기 등 부실한 기사 생산을 부추긴 측면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수 차례의 오보로 네티즌에게 알려진 온라인 뉴스 공급사 K뉴스 기자 A씨는 "온라인 뉴스의 특성상 속보에 치중하다 보니 처음에는 사실 확인이 충분치 않았던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제는 속보성보다 신뢰성을 우선해 많은 사람들이 믿을 수 있도록 철저한 확인 절차를 거치려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 온라인 뉴스 공급사 난립 = 포털 뉴스가 부실ㆍ선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데는 연예 분야의 온라인 뉴스 공급사 난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지적이다.

국내 포털들에 뉴스를 공급하는 매체 중 온라인 기반 뉴스 공급사는 약 70여개에 이르며 이 중 논란이 되는 연예 분야 뉴스 공급사들은 약 20개 정도로, 스포츠신문처럼 연예ㆍ스포츠 기사를 다루나 순수 스포츠 전문 뉴스사들과는 구분된다.

이들은 2004년 7월 KTH[036030] 포털 파란이 문을 열면서 5개 스포츠신문과 기사 공급 독점 계약을 하면서 등장했다.

포털 뉴스 트래픽의 60∼70% 이상을 차지하는 연예ㆍ스포츠 뉴스의 핵심 공급원인 스포츠신문들이 기존 포털에서 일제히 철수하자 거대한 뉴스의 진공 상태가 생겼고 이를 메우기 위해 이들 뉴스 공급사가 우후죽순식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영세하고 거의 전적으로 포털에 수익 기반을 의존하고 있는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선정적이면서 부실한 기사들을 쏟아냈고 그 결과 포털 뉴스의 상업화를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실제로 수준 이하의 오보나 상업ㆍ선정성으로 논란의 대상이 된 기사 중 다수가 이들 뉴스 공급사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연구원은 이런 뉴스 공급사들은 "자체 사이트의 접속자수는 거의 미미하고 사실상 포털에 납품하기 위해 기사를 생산한다"며 "이들은 자극적인 제목에 선정적 내용을 담곤 해 문제가 많으며 제대로 된 언론사가 아니라 일종의 '아류적 언론'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박정용 유닛장은 "연예 기사가 무조건 나쁜 것이 아니라 정치 분야에서 좋은 기사, 나쁜 기사가 있듯 좋은 연예 기사, 나쁜 연예 기사가 있는 것"이라며 "대형 신문사 중에도 매우 선정적인 곳이 있는데 이들의 기사 질이 떨어진다는 주장은 기존 오프라인 언론이 온라인 뉴스를 폄하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포털 자율로 뉴스 시스템 개선해야 = 포털 뉴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포털이 기사에 대한 평가와 해당 뉴스사에 대한 대우를 연계시켜 자연스럽게 온라인 뉴스사가 좋은 기사를 만들도록 유도하는 체제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유료 구입하거나 시간을 들여 시청하는 신문ㆍ방송 등 기존 매체와 달리 포털 뉴스는 이용자가 구독료나 많은 시간이 필요 없이 클릭 한 번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기사가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로 네티즌이 포털 뉴스에 발을 끊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 결과 기성 매체들은 양질의 기사 제공 등을 통해 이용자를 계속 잡아둬야 하는 반면 포털 뉴스는 일단 네티즌을 끌어들여 조회수를 올리면 내용의 좋고 나쁘고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구조를 가지므로 부실한 기사나 제목을 통한 '낚시질(네티즌을 속여서 끌어들이는 행위)'에 의존하기 쉽다.

따라서 이용자가 오보 등 부실 기사를 신고하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패널의 여과를 거쳐 객관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될 경우 해당사 재계약 때 불이익을 주는 등 뉴스 질을 끌어올릴 동기를 구조적으로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송경재 연구원은 "신문이 공정보도위원회를 두는 것처럼 포털도 자체적으로 정화 장치를 갖고 독립된 기관이 보도를 감시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터넷 뉴스 시장에서 사실상 독과점 상태를 이룬 포털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제시됐다.

민경배 교수는 "예전에는 온라인에서 여론이 생기는 여러 공간이 있어 한 곳이 안 좋아지면 이용자들이 다른 곳으로 가면서 정화가 되곤 했으나 지금은 포털의 영향력이 너무 크다"며 "근본적으로 여러 공간이 생겨 문제가 있는 곳은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포털 뉴스가 다양한 시각을 평등하게 제공하는 등 적지 않은 순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자율 규제'를 통해 스스로 역기능을 줄여나가도록 돕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한다.

송 연구원은 "권력 등이 개입하는 것보다 포털과 소비자가 협력해서 스스로 조율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포털이 시민사회와 공동으로 뉴스 감시위원회 등의 제도를 구성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06.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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