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신화에 따르면 오이디푸스왕은 신탁에 의해 그의 아버지를 죽이고 왕이 되지만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자신의 두 눈을 찔러 눈을 멀게하고 방황하다 죽는다. 불경에서도
아자세왕은 아버지를 옥에 가두고 단근을 하고 굶겨 죽이고 있는데 그 책고로 전신에 창독이 돋아 죽어간다. 어떤 명분이건 시부(弑父)는
신화시대부터 응분의 응징을 받았다.
조선조의 형사판례를 엮은 <추관지(秋官志)>라는 문헌이 있다. 이 문헌에 아버지
어머니를 죽였다가 시부죄(弑父罪)로 능지처참 당하고 파가저택하는 사례가 있다. 한 예로 옥지라는 여인이 남편 및 아들과 공모해
염병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병막(病幕)에 유기했다가 숨지기 전에 매장해 버렸다. 이에 대해 형조에서는 부모를 모살한 자는 때를 기다리지 않고
능지처참한다는 대명률에 의거, 이들의 사형을 집행하고 파가저택, 즉 사는 집을 부수고 연못을 만들어버렸다. 당시에는 염병에 걸리면
동구밖 병막에 격리해 전염을 막는 것이 관례였는데도 죄를 적용한 것은 아버지 어머니는 아무리 모진 병에 걸리더라도 곁에 두고 간호해야 한다는
도리를 중요시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예로 현종 5년에 있었던 시모(弑母)사건을 보자. 조묵석이라는 이가
사촌동생과 싸우는데 어머니가 말리려 들었다가 내리치는 몽둥이에 잘못 맞아 죽은 것이다. 이에 대해 형조에서는 범의가 없더라도 빚어진 사안이
가공하다 하여 조묵석을 능지처참했다.
오늘 대구에서 거액의 보험금을 노리고 어머니에 대한 살인을 청부했던 아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결과 이 아들은 사고 유발 1년여 전인 2002년 6월부터 어머니 몰래 종신보험 등 6개의 보험에 가입, 월 50여만원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한편 인터넷 채팅으로 다른 사람과 공모해 2003년 9월 20일 오후 3시 30분께 대구시 북구 칠성동 길거리에서 어머니를
승합차로 치어 중태에 빠지게 하고 최근까지 3개 보험사로부터 모두 1억5천900여만원의 보험금을 받아 챙겼다고 한다.
말세도
이런 말세가 없다. 어머니를 살해해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니 … . 조선시대라면 당연히 능지처참해야 할 일이다. 그런데도 이 어머니는
아들 대신 자신이 처벌받겠다는 뜻을 경찰에 밝혔다고 한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맹목적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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