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월3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의 최대의 화두로 매니페스토(Manifesto)가 등장하고 있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는 물론 정당, 언론, 그리고
유권자 모두 이번 지방선거에 매니페스토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2000년 총선때 낙천·낙선운동에 버금가는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면 왜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이 이번 선거에 적용될 일명 ‘참공약 선택하기’로 지칭되고 있는 매니페스토를 주목하는 것인가. 도대체 매니페스토는 무엇이기에 정치권이 긴장하고 있는가. 매니페스토는 선거 시 후보자나 정당에 의하여 유권자에게 호소하는 선거공약으로 영국에서 1834년부터 사용되고 있다. 일본은 2003년 선거 때부터 실시하고 있다. 매니페스토는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정당이나 후보자가 선거 후 정권을 담당하거나 당선되었을 경우, 반드시 입법화 또는 실천하겠다고 약속한 정책 개요를 공식적으로 문서화하여 선거 기간 중에 공표하는 국민에 대한 서약서이다. 이런 매니페스토가 일반 공약과 다른 점은 선거 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고 확실하게 내세우며, 또한 실현을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것으로 “선거공약에 기간, 목표, 공정, 재원 나아가 우선순위라는 구체적 계약을 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영국에서 1997년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이 발표한 매니페스토는 "노동당과 국민과의 계약(Contract)"이란 제하의 10대 비전이 제시되어 있으며, 이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시책이 기한, 목표, 재원, 우선순위 등이 기술되어 있다. 이를 청년실업대책과 관련하여 영국과 한국에서 각기 선거 시 발표한 공약을 비교하면 더욱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한국은 청년실업을 해소책으로 ‘공기업에 청년 채용 적극 권장’이라는 추상적인 내용이지만, 영국은 “25세 이하 25만명 청년고용‘으로 구체적 수치까지 포함하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는 4년 동안 28만명을 고용, 공약을 지켜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이번 시민단체에서 전개하는 매니페스토 운동은 스마트(SMART) 매니페스토이다. 즉 SMART의 S는 구체적(Specific), M은 측정가능하며 (Measurable), A는 달성가능하며 (Achievable), R은 정책이 타당하며 (Relevant), T는 시간계획이 포함된(Timed) 것을 의미하고 있으며, 이를 평가지표로 삼을 것이다. 지난 3월3일 전윤철 감사원장은 앞으로 업무평가 시 매니페스토의 평가지표인 SMART 지표에 따른 감사를 하겠다고 발표하여 공직사회에도 매니페스토 바람이 불 것이다. 벌써 앞으로 있을 농협조합장 선거, 교육감 선거는 물론 대학 총장선거에서도 매니페스토를 작성하겠다고 하니 한국사회에 매니페스토가 미칠 영향을 대단할 것 같다. 우리는 지금까지 선거때만 되면 정책보다는 혈연(血緣), 지연(地緣), 학연(學緣), 금연(金緣)에 의하여 투표함으로 자질 부족한 대표가 선출된 사례가 많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이 보았다. 이번 지방선거가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선거가 실시된다면 내년 12월 대통령 선거는 감성적 이미지 선거가 아닌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선거의 뜨거운 경연장이 될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이번 선거가 매니페스토에 의한 정책선거가 정착되도록 정치권이나 유권자들은 최선을 다 해야 될 것이다. 후보자는 유권자가 신뢰할 수 있는 매니페스토 작성을, 유권자는 후보자가 작성한 매니페스토를 꼼꼼하게 따지는 깐깐한 투표 행태를 보여주어야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매니페스토는 선거문화 변화는 물론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대충대충’ ‘적당히’의 생활의식도 변화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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