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울의 청계천이 마침내 공식 개통한다고 합니다.
지난 8월 여름휴가를 받아 서울에 갔을 때 청계천을 내려가보았습니다. 한 8년만에 가 본 서울에 그같은 공간이 생겼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습니다. 예전에 잠깐 서울 근무할 때나 이후 업무상 출장으로 서울 갔을 땐 솔직히 말해서 그쪽에는 전혀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머리 위로 차가 정신없이 지나가고 고가도로 밑으로도 차와 오토바이들이 정신없이 지나가던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거리는 왜 그렇게 지저분했는지요, 온갖 쓰레기가 곳곳에 뒹굴고 군데군데 튀어나온 가게 물건과 길거리 잡화상은 걸어가는 길을 더욱 어렵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곳에 도로가 깔끔히 정리가 되고 이같이 맑은 물이 흐르다니 정말 믿어지지 않더라구요. 그 때 당시는 공사중이라서 군데군데 마무리가 되지 않은 곳이 많았지만 저녁시간이었는데 운동삼아 산책삼아 나온 사람들이 꽤 되드라구요.
처음엔 청계천을 복원한다는 뉴스를 접했을 땐 "잘하는 일이구나" 생각하면서도 "과연 될까"라는 의구심을 가졌습니다. 그러던 것이 이제는 맑은 물이 흐르고 새와 나비와 물고기가 찾아드는 청계천이 됐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곳에는 사과나무도 심었다고 하더군요. 이용이었던가요? 종로에는 사과나무를 심어보자고 노래부르던 사람이요? 하여간 서울시내 한복판에 사과나무를 심어놓았더군요. 감귤나무도 심어보자는 생각에 제주도청 관계 공무원에게 건의해보았는데 아쉽게도 감귤나무는 기후관계로 생육이 어려워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아쉬웠지만 어쩌겠어요?
제주에도 산지천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제주시에서 깨끗한 물이 흐르기로 소문난 곳이었습니다. 저는 이쪽에 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이 근처에 살던 제 또래들은 이곳이 아주 좋은 놀이터였다고 합니다. 여름이면 이 곳에서 목욕도 하구요. 물론 동네 아주머니들의 빨래터도 있었답니다. 그러던 산지천이 지난 1967년쯤(정확한 기억이 안남) 복개돼 그 위로 건물이 들어서고 그 건물 뒤로 사창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이후 지난 90년 초부터 복개 지역에 지은 건물이 너무 낡아 '재건축이냐, 복원이냐"를 놓고 논쟁이 시작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97년부터 복원공사에 들어갔고 지난 2002년 4월 5년만의 공사끝에 물흐르는 산지천의 옛모습을 찾았습니다. 복원공사를 하고 나서 제일 처음 산지천을 찾은 것은 숭어였습니다.
전해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대구에 가로수들이 아주 많이 늘었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예전엔 여름이면 대구 온도가 우리나라 최고를 기록했지만 요즘은 대구온도가 높다는 이야기가 안들리더라구요. 영국의 런던이 그렇다고 합니다. 예전엔 스모그로 유명했던 런던이지만 도심에 공원을 조성하면서 도심기온이 낮아지고 스모그현상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청계천이 살아난 서울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아래 '청계천이 서울을 바꾼다'는 내용은 연합기사를 퍼왔습니다. 청계천으로 인해 도심 평균기온이 떨어지고 사라진줄만 알았던 나비와 백로가 날아들고 물고기가 떼를 지어 다니고 있습니다. 우리가 몰아냈던 미물들이 하나둘씩 우리 곁으로 찾아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로인해 우리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을 얻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합니까.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합니다. 인간도 자연의 하나인 이상 자연을 무시하고 인간이 멋대로 자연을 헤집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인간이 마음대로 자연을 헤집었을 때 자연은 인간에게 보복하게 될 것입니다. 자연의 보복은 인류를 파멸로 몰고 갈 것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맹목적인 자연보호를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자연과 함께 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되뇌어봅니다.
아래 사진은 복개된 산지천의 모습입니다. 작긴 하지만 예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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