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일 청계천의 물길이 47년 만에 다시 열린다. 1958년 청계천이 완전히 복개되면서 아스팔트로 뒤덮이며 맥이 끊겼던 서울 심장부의 물길이 반세기 만에 다시 힘차게 도심을 가로질러 흐르게 되는 것이다. 청계 고가도로가 철거되며 복원 공사가 시작된 2003년 7월부터 불과 2년3개월 만에 청계천 복원 구간 5.84㎞ 일대는 `상전벽해'라 할 만큼 크게 변했다. 자동차 매연과 탁한 공기, 아스팔트, 어둡고 지저분하던 상가촌(村)이 물고기와 철새, 꽃과 나무가 살아 숨쉬는 생태하천이자 서울의 새 명소로 거듭났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의 도심을 가로지를 청계천은 도심의 생태환경을 더 쾌적하고 친환경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청계천에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서 이 일대 `열섬 현상'을 완화시키고 주변의 미세먼지나 일산화탄소 등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몇 차례의 시험 통수(通水)나 우천시 잉어와 메기, 황조롱이, 흰뺨검둥오리 등이 청계천 유역에서 발견돼, 앞으로는 도심 빌딩 숲 사이를 날아다니다 청계천에서 헤엄치고 노는 각종 조류를 보는 일도 어렵지 않을 것 같다.
◆쾌적해진 생활 환경 = 시정개발연구원의 실험에 따르면 복원된 청계천은 도심의 `냉각수' 역할을 할 전망이다. 7월 통수 시험 때 물이 흐르던 청계8가 숭인빌딩 앞과 여기서 약 400m 떨어진 신설동 왕산로의 기온을 측정해 비교한 결과 청계8가 쪽이 평균 3.6도 낮았다. 물이 흐르는 수면 바로 위는 왕산로 중심부보다 무려 9.6도나 낮았다. 청계고가도로가 있었을 때 청계천 주변 기온이 서울 전체 평균보다 5도 이상 높았던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변화다. 시정연은 이처럼 기온이 낮아진 요인으로 청계천을 흐르는 물과 청계천 주변 교통량 감소, 청계고가 철거로 인한 바람길 형성 등을 꼽았고, 청계천에 본격적으로 물이 흐르면 기온이 평균 5%, 최대 1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 개선 효과는 또 있다. 복원 공사 착공 직전인 2003년 상반기 청계천 주변의 미세먼지(PM10) 평균 농도는 85.8㎍/㎥였으나 올 상반기에는 79.7㎍/㎥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일산화탄소 농도도 9.3ppm에서 8ppm으로 낮아졌다. 청계고가 철거로 일대 교통량이 줄면서 자동차 배출가스가 감소한 덕분이다. 공사 기간 건설장비에서 나온 배출가스와 공사로 인한 먼지 등을 감안하면 공사 완료 후에는 이런 지수들이 훨씬 더 낮아질 것이라는 추정도 가능하다. 또 올해 청계천변의 7월 평균 풍속이 작년 동기보다 50% 가량 빨라지면서 청계천은 대기 오염물질을 흩어지게 하는 `도심의 공기 청정기' 기능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새 날고 물고기 뛰노는 빌딩 숲 = 올 6월 호우로 물이 불어났을 때 청계천에서 잉어 수백마리가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모습이 목격돼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줬다. 그러나 복원된 청계천에서는 이런 풍경이 일상화될 전망이다. 물고기들이 살기에 충분한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 3ppm 수준의 2급수가 늘 청계천을 흐르게 되기 때문이다. 잉어 외에도 피라미, 메기, 버들치, 미꾸라지 등의 물고기와 물총새, 흰뺨검둥오리, 청둥오리, 백로, 쇠오리 등의 조류도 청계천 곳곳에서 눈에 띈다. 도심 한복판에서 잉어가 헤엄치고 백로와 오리가 빌딩 숲 사이를 날아다니게 되는 것이다. 시는 특히 중랑천과 청계천이 만나는 청계천 하류를 철새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갈대와 억새 등 수변식물을 심어 철새들의 안식처가 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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