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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고냉지

마감된 자료-------/성제훈의우리말

by 자청비 2006. 9. 19.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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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시장에 나갔더니 '고랭지 배추'가 많이 나와 있네요.
오늘은 고랭지, 고냉지, 고령지를 좀 갈라 볼게요.
한글맞춤법 제3장 제5절의 두음법칙 내용입니다.
두음법칙은 첫소리에 어떤 소리가 오는 것을 꺼리는 현상으로 한자음 '녀, 뇨, 뉴, 니'가 단어 첫머리에 올 적에 '여, 요, 유, 이'로 적는 것을 말합니다. 곧, 냉각(冷却), 냉난방(冷煖房), 냉정(冷情), 냉혈(冷血)처럼 '랭(冷)'이 단어 첫머리에 올 때는 두음법칙에 따라 '냉'이라고 적고, '고랭지(高冷地), 급랭(急冷), 소랭(蕭冷), 온랭(溫冷), 한랭(寒冷)처럼 첫머리가 아니면 본음대로 '랭'이라고 적어야 합니다.
따라서, "표고가 높고(高) 찬(冷) 곳(地)"이란 뜻의 단어는 '고랭지'입니다. 배추는 '고냉지 배추'가 아니라 '고랭지 배추'가 맞습니다.

고령지(高嶺地)는 주로 농촌진흥청 소속기관에서 쓰는 단어인데, 높은 산마루라는 뜻으로, '고령지농업연구소'는 높은 산마루에 터를 잡고 있으면서 고랭지 농업을 연구하는 국가연구기관입니다
아직 '고령지'는 국어사전에 올라있지 않은 단어입니다. 또한, 정치권에서도 부르기가 어렵다며 고랭지농업연구소로 바꿔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찰 냉(冷) 자를 쓰는 단어는  '고랭지'가 맞고 '고냉지'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고령지'는 찰 냉(冷) 자를 쓰는 게 아니라 산봉우리 령(嶺) 자를 씁니다.
우리말123

보태기) '고령지농업연구소'에서 하는 일을 보면 '고랭지농업연구소'가 맞을 것 같으나, 애초에 중앙축산기술원 대관령지원으로 시작해서 기관이름이 바뀌다 보니, 기관의 정통성 유지차원에서 산봉우리 령 자를 계속 쓰게 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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