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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허연 난…

마감된 자료-------/어린왕자(제주어)

by 자청비 2006. 12. 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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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 (두린 왕자)' ②


<한라일보 인터넷판>

2

경허연 난 요섯 해 전이 사하라 소막이서 비형기 사고가 날 때꺼졍, 모심을 열엉 이야기를 고찌헐 상대도 어시 혼자 살아왔다. 비형기 엔진의 어디산지 고장난 사고였다. 경헌디 그 비형기에는 정비사도 승객도 타지 안허여부난, 난 혼자 냥으로 어려운 수리를 해사만 허였다. 그건 나한티는 생사가 오락가락헌 문제였다. 물도 게우 1주일 정도만 먹을 거 배끼 어섰다.

호룻날 조냑은 사름덜이 사는 모을서 1000마일이나 멀리 떨어진 소막서 좀을 잤다. 그건 바당의 한복판을 항해허는 도중 조난당허영 뗏목을 탕 이신 선원보다 더 고독헌 일이었다. 해가 뜨젠 헐 때쯤, 난 이상허고 쪼끌락헌 목소리에 바싹 놀래영 좀에서 깨신디, 그때 나가 놀래였던 셔늉은 누게라도 상상헐 수 이실 거다. 영헌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기마씸……양 혼 마리만 그려 줍서게!”

“무신 거?”

“양 혼 마리만 그려 줍서게……”

난 추물락 놀래영 볼딱 일어났다. 경허연 눈 비비멍 주위를 눈 뵈르싸 보난, 날 뺀지롱이 뵈리멍 이신 촘으로 이상헌 쪼끌락헌 두린 소나이가 보였다. 다음 그림은 나가 이루 후제 그렸던 그림 중이서 가장 잘 그려진 그 두린 소나이 초상화다. 경헌디 나 그림은 물론 실물보다는 훨씬 부족허였다. 그건 나 잘못이 아니다. 나가 요섯 살 때, 어른덜이 나가 화가로 성공허젠 허였던 꿈을 못허게 막아 부난, 난 보아 베미 쏘곱의 셔늉과 바깥띠 셔늉을 그려 본 후젠 아무 것도 그려봐난 적이 없다.

난 하도 놀랑 휘딱 눈을 떠그네 갑자기 나타난 두린 소나이를 뺀지롱이 뵈려봤다. 그 당시 난 사름덜이 사는 디서 1000마일이나 떨어진 디 불시착헹 있었덴 허는 점을 요라분들이 잊어먹지 말아시민 헌다. 경해신디도 이 두린 소나이는 질을 여먹엉 방황허는 것 곹지도 안허고, 피곤한 기색꼬장 호끔도 어섰다. 배 고팡 촘을 수 어신 셔늉도 어섰고, 또 목이 마르거나 무서웡 떨고 이신 것 곹지도 않았다. 가이는 사름이 살고 이신 모을에서 1000마일이나 떨어진 소막 한복판이서 질을 여먹엉 방황허는 두린 소나이의 셔늉이 전혀 아니었다.



결국 난 게우 입을 열엉 가이한티 말을 허였다.  

“경헌디 …… 닌 여기서 뭘 허멍 이서시냐?”

경허자 그 두린 소나이는 막 중요헌 이야기라도 헐껏추룩 막 천천히 되풀이허멍 고랐다.

“부탁이 이신디예……양 혼 마리 그려 줍서게……”

사름은 누게나 하도 거령청헌 일을 만나게 되민 어리둥절해지멍 거절하지 못허는 법이다. 사름덜이 사는 디서 1000마일이나 떨어진 디서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위험 쏘곱에서 양을 그린다고 허는 것은 하도 어처구니 어신 일이랜 해도, 난 주멩기서 종이 혼 장허곡 만년필을 꺼내었다. 경헌디 그때 난 지리, 역사, 산수, 문법 밖이는 공부하지 안허였던 것이 생각나그네, 호꼼 구진 셔늉을 지서 보이멍, 두린 소나이한티 그림을 그릴 중 모른댄 고랐다. 그 두린 소나이는 영 고랐다.

“괜찮수다. 양을 그려 줍서.”

난 양을 그려봐난 적이 어서부난, 나가 그릴 수 이신 바로 그 두 가지의 그림 중에서 호나를 그렸다. 그건 보아 베미의 바깥띠 셔늉이었다. 경헌디 그 두린 소나이가 다음과 고치 고르는 것을 들엉 난 바싹 놀랬다.

“아니우다! 아니우다! 보아 베미 쏘곱에 들어 이신 코끼리 그림은 싫수다. 보아 베미는 하도 위험허고, 코끼리는 하도 거추장스럽수다. 나가 사는 곳은 막 쪽수다. 나가 고지고정 허는 건 양이우다. 양을 그려 줍서.”



경허연 난 양을 그렸다.

그 두린 소나이는 그것을 뺀지롱이 뵈려봥게마는, 영 고랐다.

“싫수다.! 요 양은 볼써 벵이 들어수다. 또난 걸 그려 줍서.”



난 또시 그렸다.

나 친구는 상냥하게 웃엉게마는 부드럽게 고랐다.

“잘 봅서게……이건 양이 아니우다. 염송애기이우다. 뿔이 이수게……”

난 또시 그림을 그렸다.

경헌디 그것도 아까 그려난 그림들허고 마찬가지로 거절당헸다.

“이건 너무 늙어수다. 난 오래 살아지는 양을 원헴수다.”

영헌 상황이 되난 난 더 이상 촘을 수 어서졌고, 비형기 엔진 수리허는 일을 서둘러야 해부난, 아멩이나 대충 그려그네 고라주었다.



“이건 곽이여. 너가 원하는 양은 요 쏘곱에 있져.”

경헌디 난 요 쪼끌락헌 심사관의 놏이 훤허게 볽아지는 걸 봥 하영 놀랬다.

“이것이 바로 나가 원헸던 거우다. 경헌디 이 양한티 풀을 하영 줘사 허는거꽈?”

“그건 무사 물어봠시니?”



“나가 사는 딘 몬딱덜 하도 족아부난이우다……”

“충분허다. 나가 그린 건 아주 쪼끌락헌 양이여.”

두린 소나이는 고개를 숙영 그림을 뵈려봥게마는 영 고랐져.

“그추룩 족지는 안으우다……요걸 봅서게! 양이 좀들어수다……”

영해그네 난 왕자를 알게 되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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