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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해그네 난 …

마감된 자료-------/어린왕자(제주어)

by 자청비 2006. 12. 2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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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 ④


<한라일보 인터넷판>

4

경해그네 난 가이에 대허영그네 잘도 중요헌 두 번째의 사실을 알게 됐다. 그건 가이가 태어난 벨은 게우 집 혼 채 몬헌 크기의 호끌락헌 벨이라는 사실이다!

경헌디 그건 나를 경 놀래게 허지는 안 허였다. 무산고 허민 지구광 목성, 화성광 금성이랜 허는 이름을 부찐 큰 벨 마랑도, 하도 호끌락허여그네 망원경으로도 보기 심든 벨덜이 제라허게 하영 있다는 사실을 난 잘 알고 이서난 따문이다. 천문학자가 이런 벨덜 중에서 호나를 발견허민, 그 사름은 그 벨신디 이름을 부쪄주지는 안 허고, 대신 번호를 붙여주었다. 예를 들민 천문학자는 그걸 <소혹성 325호>이랜 고른다.

난 왕자가 떠낭 온 벨이 소혹성 B612호라고 믿고 이서신디, 거긴 충분한 근거가 있다. 그 벨은 1909년에 터키의 어느 천문학자가 망원경으로 딱 혼 번 본 적 이신 소혹성이었다.

그때 천문학자는 <국제천문학회>에 참석허여그네 이녁이 발견한 벨에 대허영 충분한 증명을 보였다. 경헌디 그 사름은 그때 터키 전통 의상을 입엉 이서 부난, 회의에 참석헌 사름덜은 아무도 그 사름 말을 믿지는 안 허였다. 작산 어른덜은 만날 경헌 식이었다.

경헌디 소혹성 B612호에 관허여그네 이름값이나 얻어 보젠 터키의 혼 독재자가 국민덜한티 몬딱 유럽식으로 옷을 입으랜 강요허멍, 요 명령을 위반허민, 사형에 처헌댄 허였다. 경허여부난 1920년에 그 천문학자는 제일 곱닥헌 옷차림을 허영 또시 발표를 허였다. 경허고나난 몬딱 그 사름의 보고에 동의허였다.



나가 소혹성 B612호에 관허여그네 콜콜허게 고르고, 또 그 번호를 고라주는 이유는 작산 어른덜 따문이다. 어른덜은 숫자를 좋아허주게. 만일 요라분이 새로 사귄 벗에 관허영 어른덜신디 곧더라도, 그 사름덜은 젤로 귀헌 건 물어보지 안 헌다. 그 사름덜은 요라분들한티 ‘가이 목소리 어떵허냐? 가이가 좋아하는 놀이는 뭐시니? 가이는 나비수집은 헴시냐?' 이추룩 물어보는 경우는 엇다. 그 대신 작산 어른덜은 ‘가이는 멫살이고? 성제는 멫명이고? 몸무게는 어떵 됨시니? 가이네 아방은 수입이 얼마나 됨시니?' 이추룩 물어본다. 경허여사 작산 어른덜은 그런 걸 알아사 그 벗이 어떵헌 사름인지 알 수 있댄 믿어분다.



만일 요라분들이 작산 어른덜한티 ‘나가 장미고장색깔 벡돌로 지서진 집을 봐신디, 창문에도 제라늄고장이 피엉 있었고, 지붕에는 비둘기덜이 앉아이신 곱닥헌 집이었수다……' 이추룩 말허민, 그 사름덜은 경헌 집을 결코 머리 쏘곱에 상상허지 못헌다. 경해부난 작산 어른덜신디는 ‘난 10만 프랑짜리 집 봐수다.' 이추룩 고라준다. 경허민 작산 어른덜은‘잘도 멋진 집이여!' 이추룩 소리칠 거다.



경헌디 만일 요라분들이 작산 어른덜신디 ‘왕자가 살고 이서신디, 가이가 살아이신 증거는, 가이는 매혹적이멍, 웃기도 허고, 경허고 가이는 양을 고지고 싶어 허였다. 만일 누게가 양을 고지구정 허민, 그거는 왕자가 있댄헌 증거우다.'이추룩 고르민, 그 사름덜은 어깨를 우싹허여 보이멍 요라분들을 두린 아이 취급헐 것이다! 경헌디 만일 요라분들이󰡐왕자가 떠나온 벨은 소혹성 B612호우다.'이추룩 고르민, 작산 어른덜은 요라분들의 말을 믿을 것이다. 경허고 그 사름덜은 쓰잘데기 어신 질문을 아세 허지 않을 것이고, 요라분들을 성가시럽게 허지 안 헐 것이다. 작산 어른덜은 다 경헌다. 경헌댄허영 어른덜을 나쁘게 생각허여선 안 된다. 호끌락헌 아이덜은 작산 어른덜에 관허여그네 너그럽게 대허영어사 헌다.

경헌디 인생을 알아먹을 중 아는 우리들은 숫자에는 호끔도 신경을 쓰지 안 헌다! 난 원체 요 이야기를 다음광 고튼 동화추룩 시작허구정 허였다.

《연날연날에 왕자 호나가 지보다 호끔 큰 벨에 살고 이서신디, 그 왕자는 벗을 사귀구정 허였다……》 인생을 알아먹는 사름덜신디는 이추룩 쓴 것이 더 진솔한 느낌을 주어실 거다.

무산고 허민 난 사름덜이 나 책을 아멩이나 읽어부는 걸 구져하기 때문이다. 왕자영 만나난 추억을 이야기허젠 허난 막 슬프젠헌다. 나 벗이 지네 양을 도랑 떠나분 지도 6년이나 흘렀다. 나가 여기에다 가이에 관헌 이야기를 쓰는 이유는 가이를 잊어불지 말젠 허난이다. 벗을 잊어분댕 허는 것은 실픈 일이다. 누게나 벗을 고지는 건 아니다. 이미 나도 숫자 말고는 관심이 어신 작산 어른허고 닮은 사름이 될 수도 있긴허다. 경허여부난 난 그림물감과 연필을 샀다. 나 나이에 그림 그리는 일을 또시 시작허젠 허난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난 요섯 살 때 쏘곱이 훤허게 뵈려지는 보아 베미허고, 뵈려지지도 안 헌 보아 베미 말고는, 그림을 또시 그려보젠 헌 적이 엇다! 경해도 난 여부룩 서부룩 왕자의 초상화를 실물허고 똑고트게 그리젠 헌다. 그것이 성공헐지 어떵헐지에 대허영은 난 조신이 엇다. 어떤 그림은 잘 그려질 거고, 또 어떤 그림은 비슷허지 안 헐 수도 있다. 난 왕자의 키를 그렸을 때도 여라 번 실수를 허였다. 어떤 디선 막 크게 그렸고, 또 어떤 디선 막 족게 그리기도 허였다. 난 가이가 입고 이신 옷 색깔에 대허영은 어떵 그려야 헐지도 헷갈린다. 경해부난 난 영졍 기억을 더듬으멍 최선을 다헐 수밖에 엇다. 난 더욱 더 중요헌 결정적인 어떤 디서 실수를 헐지도 모른다. 그 점에 관허여선 요라분이 날 용서해 줘사 헌다. 나 벗이 나신디 자세히 고라 주지 안 해부난이다. 어쩌면 가이는 나를 자기 고추룩 생각헌 거 고탔다. 경헌디 불행허게도 난 상자 쏘곱이 이신 양을 뵈리질 못헌다. 아마 나도 작산 어른덜허곡 호끔 비슷해진 것 닮기도 허다. 나도 이젠 늙어가고 이신 건지도 모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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