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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⑪
<한라일보 인터넷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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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가 초자간 두 번째 벨에는 허영심으로 꽉 찬 사름이 살고 이섰다.
“오! 오! 저기 나를 찬미하는 사름이 찾아왐신게!” 허고 허풍쟁이는 왕자를 봥으냉 멀리서부터 쎄울렀다.
허풍쟁이신디는 똔 사름덜 몬딱 지를 찬미하는 사름덜이었다.
“안녕하시우꽝? 아주방은 이상헌 모자 썽 있수다예!” 허고 왕자가 고랐다.
“인사허기 위행이여. 요 모자는 요 사름덜이 나신디 환호를 보낼 때 답례허기 위행 쓰는 모자여. 경헌디 불행허게도 이디 지나가는 사름이 호나도 어쪄게.” 허멍 허풍쟁이가 고랐다.
“아, 기우꽝?” 허고 허풍쟁이의 말을 알아먹지 못 헌 왕자가 말했다.
“박수나 쳐봐라.” 허고 허풍쟁이는 왕자신디 가르쳐줬다.
왕자는 박수를 쳤다. 경해신디 허풍쟁이는 모자를 들어올리멍 겸손허게 인사를 허였다.
‘왕이 사는 벨을 초자갔을 때보단 더 재미진게.‘ 허고 왕자는 쏘곱으로 생각허였다. 경행 그는 또시 박수를 쳤다. 허풍쟁이는 또시 모자를 들어올령 인사허였다. 5분 정도 되풀이해 부난 왕자는 단조로운 놀이가 실퍼졌다.
“경헌디 모자를 떨오추잰 허민 어떵허민 됩니까?” 허고 왕자는 그 사름신디 물었다.
경헌디 허풍쟁이는 왕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허풍쟁이들은 지를 찬미하는 말 이외에는 안듣는다.
“너 촘말로 나를 찬미햄시냐?” 허고 왕자신디 물었다.
“<찬미>가 무신 말이꽈?”
“<찬미>라고 허는 것은 나가 요 벨에서 제일 잘 생기고, 제일 옷 잘 입고, 제일 부자이멍, 머리가 제일 똑똑한 사름이랜 허는 것을 인정허는 거여.”
“경헌디 요 벨에는 아주방 호나밖에 없잖수꽈!”
“날 지쁘게 해주라. 어쨌든 나를 찬미해 주라게!”
“난예 아주방을 찬미햄수다. 경헌디 그것이 아주방신디 무신 상관이우꽈?” 허고 왕자는 어깨를 홋쏠 으쓱거리멍 고랐다. 경허고낭 왕자는 그 벨을 떠났다.
‘작산 어른덜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허네이.‘ 허고 왕자는 여행허멍 이추룩 생각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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