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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번째의 벨에는

마감된 자료-------/어린왕자(제주어)

by 자청비 2007. 1. 7.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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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⑬


<한라일보 인터넷판>

13

니 번째의 벨에는 장사꾼이 살고 이신 벨이었다. 요 사름은 왕자가 와신디도 대맹셍이를 못 들 정도로 막 바빴다.

“안녕하시꽈? 담뱃불이 꺼졍이싱게 마씀.”허고 왕자가 고랐다.

“3 더하기 2는 5, 5 더하기 7은 12, 12 더하기 3은 15. 펜안하우꽈? 15 더하기 7은 22, 22 더하기 6은 28. 담뱃불을 또시 붙일 시간이 어신게. 26 더하기 5는 31. 에휴! 경허니깐 5억 162만 2천 731인게.”

“뭐가 5억 마씸?”

“응? 너 아직도 거기 이서샤? 5억 100만…… 잊어부러신게…… 난 할 일이 하영 이서부난 바쁘다게…… 난 중요헌 일을 허는 사름이라부난, 잡담할 시간 없쪄! 2 더하기 5는 7……”

“뭐가 5억 100만 마씸?” 허고 혼 번 질문한 건 절대로 포기한 적 어신 왕자가 또시 물었다.

장사꾼은 대맹이를 들었다.

“난 요 벨에서 54년 동안 살아왐신디, 나가 방해를 받은 적은 딱 시 번 뿐이여. 첫 번째는 22년 전이어신디, 조꼬띠서 풍뎅이 호나가 떨어져서 나를 방해했주게. 가이가 하도 요란한 소리를 질러부난 난 계산을 니 번이나 틀려부렀쪄. 두 번째는 11년 전의 일인디, 신경통 따문이주게. 운동부족이었쪄. 난 산책헐 시간도 어섰쪄. 난 중요헌 일을 허는 사름이라 부난이여. 경허고 시 번째는 바로 지금이여! 고만이서 보라게, 아까는 5억 100만이랜 했었지이…… ”

“뭐가 5억 100만마씸?”

장사꾼은 조용히 일할 가능성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가끔 호늘에서 뵈래지는 호끌락한 것들이 경헌다.”

“파리 떼들 마씸?”

“아니. 반짝거리는 쪽은 것들 말이여게.”

“꿀벌말이우꽝?”

“아니여게. 간세쟁이들을 공상에 좀기게 허는 금빛으로 반짝거리는 호끌락한 것들. 경헌디 난 중요헌 일을 하는 사름이라 부난 공상에 좀길 시간이 없져.”

“아! 벨덜마씸?”

“기여. 벨덜.”

“경헌디 5억 개의 벨로 뭐하젠 마씸?”

“5억 162만 2천 731개의 벨이라. 난 요 중요헌 일을 하는 사름이고, 또 정확한 사름이라.”

“그 벨덜을 고졍 아주방은 뭐허젠 허는데 마씸?”

“뭐하냐고?”

“예.”

“아무 것도 안햄쪄. 난 단지 그걸 소유허젠 허는 것 뿐이여.”

“아주방이 벨덜을 소유헌다고 마씸?”

“기여.”

“경헌디 나가 전이 만났던 왕은…… ”

“왕들은 그걸 소유허지 안헌다. 그 사람들은 그것을 <통치>헐 뿐이여. 고건 완전 똔 일이여게.”

“경헌디 아주방은 그 벨덜을 고졍 무신 걸 허는디 마씸?”

“부자되젠 허는 거주게.”

“부자가 된댄 허는 건 무신 것에 소용 있수과?”

“만일 누겐가가 벨을 발견허민 그걸 사는데 소용되주게.”

‘이 사름도 광질다리처럼 궤변을 늘어놤신게.‘ 허멍 왕자는 쏘곱으로 생각허였다. 경해도 그는 계속행 질문허였다.



“경헌디 어떵 벨을 소유허젠 햄수과?”

“별덜은 누게 꺼라?” 허고 성격이 까다로운 장사꾼은 되물었다.

“모르쿠다. 벨덜은 그 누게 것도 아니우다.”

“경해부난 그 벨덜은 나꺼라. 나가 제일 먼저 경 생각해시난.”

“경허민 아주방 거우꽝?”

“기여! 느가 임자 어신 다이아몬드 발견하민 거는 느 것이 되는 것이여. 임자 어신 섬을 발견하민, 것도 느 꺼여. 느가 최초로 어떤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민, 너는 거에 대허영 특허를 받을 수 있쪄. 경허민 그건 느 껏이 되는 거주게. 경행 난 그 벨덜을 소유하게 되주게. 무산고 하민 그 벨덜을 가지젠 허는 생각을 나보다 먼저 혼 사름이 아무도 어서 부난이여.”

“맞는 거 닮수다. 경헌디 아주방은 그 벨덜 고졍 뭐허젠 햄수과?” 허고 왕자는 그 사름신디 물었다.

“난 그것들을 관리햄쪄. 벨덜을 세어보고 또 세어봠쪄. 고건 하영 어려운 일이여. 경헌디 난 성실한 사름이주게!”

왕자는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허였다.

“만일 제가 목덜이를 고졍이시민, 그것을 목에 두를 수도 있고, 고졍 다닐 수도 이서마씸. 또 만일 제가 고장을 고졍이시민, 그 고장을 땅이네 고졍 다닐 수도 이서마씸. 경헌디 아주방은 벨덜을 딸 수 없잖수꽈!”

“기여게, 경헌디 난 그것을 은행에 맡길 수는 있주게.”

“건 또 무신 말이우꽝?”

“고건 나 벨덜의 번호를 쪽은 종이에 적엉 서랍 쏘곱에 놩 쇳대로 좀근다고 하는 뜻이여.”

“그것뿐이꽝?”

“경허민 되주게.”

‘그것 참 재미이신게 마씸. 완전 시적인 일이라. 경헌디 고건 경 중요헌 일도 아니여.‘ 허고 왕자는 생각허였다.

왕자는 중요헌 일이라고 하는 것에 대허영 작산 어른덜의 생각하고는 하영 다른 생각을 고졍 있다.

“난 고장을 혼 송이 고졍이신디 맨날 물을 주고 있수다. 또 화산도 세 개 고졍 이신디 매주 소지를 해 주고 있수다. 사화산도 소지를 해 주고 이서마씸. 어떵 될지 모르잖으꽈. 화산이영 고장신디는 나가 가이네를 소유하고 있댄 허는 것이 유익한 일이주마씨. 경헌디 아주방은 벨덜신디 유익한 일을 안허지 않햄수꽈? …… ” 허고 왕자는 고랐다.

장사꾼은 말을 허젠 입을 벌려신디 마땅히 대답헐 말을 초자내지 못허였다. 경행 왕자는 그 벨을 떠나부렀다.

‘작산 어른덜은 촘말로 이상해.‘ 허고 왕자는 여행을 허멍 혼자 모심 쏘곱으로 생각허였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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