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로 읽는 '어린 왕자(두린 왕자)'(17)
한라일보 : 2006. 12.15.
17
인간은 재미지게 말 곧고잰 하민 솔짝이 거짓말을 허는 경우가 있다. 나가 올래등을 싸는 사름덜에 대허영그네 요라분들신디 골아준 내용은 경 솔직한 건 아니었다. 경허난 나가 골은 이야기는 지구에 대허영 잘 모르는 사름덜신디 지구를 잘못 알아먹게 헐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인간들은 지구의 막 호끌락한 공간만을 초지행 있다. 만일 지구에 살고 이신 20억 명의 주민들이 어떤 모임에서추룩 서로 조꼬띠 모드락허게 붙엉 성 있게 되민, 기장 20마일 너비 20마일이 되는 광장에 충분히 들어갈 수가 있다. 태평양의 막 쪼끌락헌 섬 위에 그 주민들을 몬딱 초례초례 쌓아 올려놓을 수도 이실 것이다.
물론 작산 어른덜은 요 말을 곧이듣진 않을 것이다. 작산 어른덜은 지네들이 넓은 공간을 초지허고 있댄 생각허멍, 또시 지녁네 조신들이 바오밥 낭추룩 중요헌 것으로 여기고 있다. 경허여부난 요라분들은 작산 어른덜신디 계산을 해보랜 고르쳐 주어야 할 거다. 작산 어른덜은 숫자를 좋아해 부난 기뻐할 거다. 경허주만 요라분들은 요 문제를 풀잰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그건 몬딱 소용어신 일이다. 요라분들은 나 말을 곧이 들으면 된다.
경행 왕자가 처음 지구에 도착했을 때, 아무리 주위를 뵈르쌍봐도 사름이 혼 사름도 뵈래질 않앙 하영 놀랐다. 그는 금세 벨을 잘못 찾아온 것이 아닌가 행이 겁이 나 이서신디, 그때 달빛추룩 생긴 고리가 모살 쏘곱이서 오몽허였다.
“머하멘?“ 허고 왕자가 일단 말을 걸었다.
“그냥이시멘.“ 허고 베미가 고랐다.
“나가 떨어진 벨이 무신 벨이가?“허고 왕자가 고랐다.
“지구의 아프리카랜 허는 곳이랜 햄쪄.“ 허고 베미가 고랐다.
“기가! …… 경허민 지구엔 사름이 어시냐?“
“여기는 소막이여. 소막엔 사름이 없주게. 지구는 막 하영 크주.“ 허고 베미는 고랐다.
왕자는 돌 위에 앉앙 호늘을 뵈래어봤다.
“별이 무사 져추룩 반짝 염심고 허민 사름덜 누게라도 아무 때나 지 벨을 초자내잰 해부난 경헌 걸 거여. 저기 나 벨 좀 봐주라게. 바로 우리 위에 이시녜…… 경헌디 잘도 멀리도 있져!” 허고 왕자는 고랐다.
“이녁 벨은 막 곱닥허구나. 경헌디 넌 여기 뭐 허래 와시냐?“ 허고 베미가 고랐다.
“난 고장이영 좋지 않은 일이 이서났쪄“ 허고 왕자는 고랐다.
“기?“ 허고 베미가 고랐다.
경허고 그들은 속솜허였다.
“사름덜은 어디에 이시냐? 소막은 호쏠 쓸쓸하다이……“ 허고 마침내 왕자가 또시 입을 열었다.
“사름덜이 사는 곳도 역시 쓸쓸행게.“ 허고 베미가 고랐다.
왕자는 베미를 뺀지롱이 쳐다보당이네 고랐다.
“너는 이상허게 생긴 동물인 게게. 손가락추룩 가늘멍……“
“경해도 난 왕의 손가락보다 심이 세부난.“ 허고 베미가 고랐다.
왕자는 미소를 지섰다.
“너는 벨로 심이 안센거 닮은게…… 발도 없고 …… 나돌아 댕길 수도 어서 불고……“
“경해도 난 너를 배보다 멀리 도랑가지켜.“ 허고 베미가 고랐다.
그는 금팔찌추룩 왕자의 정갱이를 감아부렀다.
“나가 건드려 브불문 누게든 가이가 난 흙신디로 되돌아가게 헤진다. 경허주만 너는 순수하고 또 딴 벨에서 와시난……“ 허고 베미가 고랐다.
왕자는 뭐랜 아무런 말을 곧지도 않았다.
“느추룩 호리호리헌 아이가 화강암으로 된 요 지구에 온 것을 보난 가엾다는 생각이 들엄쪄. 만일 느가 언제든지 느 벨이 보고졍 허민 나가 너를 도와줄 수도 있을 거여. 난 이……”
“기여! 아랐쪄. 경헌디 너는 무사 그추룩 매날 수수께끼 추룩헌 말만 햄시냐니?” 허고 왕자가 고랐다.
“난 몬딱 해결헐 수가 있주게.” 허고 베미가 고랐다.
경허고 낭 가네들은 아무런 말도 곧지 않았다.